안녕하세요. 현재 군 복무 중인 현역 병사입니다. 평소에는 또래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생활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제 불안이나 긴장, 위축된 모습을 남들에게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고, 평소에도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제가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거나, 설령 말하더라도 “전혀 그렇게 안 보인다”, “말 안 했으면 몰랐을 것 같다” 등등 여러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제 내면에서는 오래전부터 실수와 평가에 대한 강한 긴장감과 불안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상 속에서도 무언가를 행동하기 전에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민폐처럼 보이지 않을까”,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들을 자주 합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상황이나 제 실수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긴장이 심해집니다. 전화, 보고, 결정, 사람을 상대하는 상황, 게임처럼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상황들에서 부담을 크게 느끼며, 작은 일조차 시작하기 전에 긴장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저는 단순히 긴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 상태에 들어가면 행동이 성급해지는 경향도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원래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기보다 오히려 머릿속으로 여러 가능성을 많이 생각하고 신경 쓰는 편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실수하면 안 된다”, “빨리 제대로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서 확인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 선임들에게 “너무 성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해라” 같은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긴장할수록 더 급해지고, 그 결과 실수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또 저는 실수 이후의 반응이 굉장히 큰 편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의 실수를 “긴장해서 그랬구나”, “다음에 조심하면 되지” 정도로 넘길 수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실수 하나가 생기면 그 일을 오래 곱씹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떠올리며,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제 존재 전체의 문제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왜 이런 인간일까”, “왜 나는 항상 이럴까”,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이 점점 제 자신감을 깎아내리는 느낌입니다.
특히 저는 한 번 창피했던 경험이나 실수했던 기억을 굉장히 오래 붙잡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실수들은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잊으려고 하거나 회피하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그렇게 지나간 경험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다음 상황에서 더 큰 긴장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또 실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행동 자체를 회피하고 싶어집니다.
이런 패턴은 게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온라인 게임을 해왔고,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혼자 게임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혼자 경쟁 게임을 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팀 게임을 할 때, 제가 못하거나 실수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긴장하게 되었고, 결국 혼자 게임을 돌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온라인에서의 평가가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를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상황에 들어가면 그 긴장감과 자기검열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결국 게임 자체를 회피하게 됩니다.
전화도 비슷합니다. 저는 단순히 전화가 귀찮아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 중에 말을 실수할까 봐, 상대방에게 이상하게 들릴까 봐, 당황할까 봐 긴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전화를 미루거나 피하게 되고, 그럴수록 점점 전화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느낌입니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고, 혹시 잘못 선택할까 봐 오래 고민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사회에서는 최대한 평범하게 보이려고 하고, 문제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상 속에서 항상 긴장과 자기검열이 돌아가고 있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행동 자체가 위축되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저는 단순히 “실수를 줄이고 싶다”는 수준을 넘어서,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삶 전체가 점점 위축되고 회피 중심으로 바뀌는 이 패턴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바꾸고 싶습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위축되지 않고,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