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통의 시작은 대략 7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족이 하던 사업이 갑작스럽게 실패하고 신뢰했던 사람에게 사기까지 당하면서, 저희 집은 한순간에 수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 더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해서 대처했어야 했는데, 어떻게든 무너지는 가족들을 살려야 한다는 급한 마음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나머지 식구들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추가 대출을 받고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돈을 빌려가며 상황을 막아보려고 처절하게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빚이 빚을 낳아 남은 가족들조차 각자의 이름으로 감당할 수 없는 채무가 생기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 역시 제2금융권과 제3금융권, 그리고 오랜 친구들에게 빌린 돈까지 고스란히 안는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에게 이것을 정상적으로 변제할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런 무모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혹독한 채권 독촉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수도 없이 걸려오는 금융권의 전화와 무차별적인 독촉 문자 메시지가 매일같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되다 보니 제 정신과 몸이 완전히 망가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휴대폰 화면에 불이 들어오거나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눈앞이 흐려지며 현기증이 나서 제자리에 서 있기조차 힘든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증상이 점점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갑자기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오는 전형적인 공황 증세로 발전했고요
주변 사람들은 안색이 안 좋은 저를 보며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곤 하지만, 제 가정이 처한 비참한 현실과 빚 독촉 때문에 공황 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경제적인 압박도 힘들지만, 갈수록 제 마음과 신체가 망가져 가는 것이 느껴져 너무 지치고 두렵더라구요
지금은 상황을 조금씩 해결해가고 있지만 늘 마음 한켠에는 큰 짐으로 남아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