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ADHD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살짝 먼저 이야기를 꺼내봐도 괜찮을까요?

지금 어떤 상황이 반복되고 있나요?

친한 친구가 있는데 오래전부터 집중력이나 건망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자주 봐왔어요. 처음에는 성격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비슷한 모습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최근에는 본인도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친구는 약속을 자주 잊어버려요. 며칠 전에 미리 정한 약속인데도 당일이 되서 깜빡하거나 시간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었고, 단체 채팅방에서 여러 번 이야기된 내용도 다시 물어보는 일이 너무 자주 반복되고 있어요. 아이 학교 모임에 참석해야했던 날도 까먹고 우리 브런치 모임에 나와있더라고요. 그래서 메모를 한다고는 하지만 메모한 걸 확인하는 걸 잊거나, 어디에 적어뒀는지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다른 일을 하거나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다가 결국 급하게 처리하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해요. 반면에 본인이 관심 있는 취미나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몰입하기도 해요. 정말 신기할 정도라니까요.

 

최근에 그 친구가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당연한 걸 못 하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자꾸 잊어버릴까 하소연을 하면서 울더라고요. 예전에는 농담처럼 넘기던 실수들도 이제는 본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고, 자신감도 점점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이 돼요.

 

혼자 어떻게 해보려고 했나요?

처음에는 굳이 내가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괜한 오지랖이 될 수도 있고, 전문가도 아닌데 특정 증상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거든요. 그래서 친구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냥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는 정도로만 반응했어요.

 

근데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ADHD 관련 글이나 사례에서 본 내용들과 겹쳐 보이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너 ADHD 아니야?라고 직접 이야기하는 건 너무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자칫하면 친구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내가 함부로 판단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말을 꺼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지켜보는 게 맞는 건지 계속 고민만 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코치님께 가장 물어보고 싶은 것은?

친구를 오래 봐온 입장에서 ADHD와 관련된 특징들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내가 그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친구가 요즘 스스로를 많이 자책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혹시라도 상처를 주거나 불편하게 만들까 봐 걱정돼요.

 

만약 친구에게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부담이 덜할지 궁금해요. ADHD 같다라고 직접 말하는 것보다 친구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법이 있는지도 알고 싶어요.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건지, 아니면 친구를 위해 한 번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인지 코치님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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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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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354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소중한 친구를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는 사연자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를 자책하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죠. 사연자님의 고민은 친구를 위한 아주 다정한 배려에서 시작된 것이니,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훌륭한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섣불리 진단을 내리거나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친구가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계속 힘들어하고 자책까지 하고 있다면, 사연자님께서 '판단'이 아닌 '정보 공유'의 형태로 다가가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몇 가지 대화 방식을 제안해 드립니다.
    
    첫째, '너 ADHD 같아'라는 단정적인 표현보다는, 최근 사연자님이 접한 '심리학 관련 정보'를 빌려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요즘 내가 이런 글을 봤는데, 요즘 성인들도 집중력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더라고. 너도 평소에 잊어버리는 것 때문에 자책하길래 생각나서 보여주는 거야"라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이나 짧은 영상을 공유해 보는 방식입니다. 이는 친구가 사연자님의 관점이 아닌, 객관적인 정보 속에서 스스로를 대입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둘째, 친구의 자책을 멈추게 하는 '공감'을 먼저 해주세요. "네가 원래 덜렁거려서 그래"가 아니라, "너는 분명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유독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 같아. 이건 네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친구가 가진 증상을 '성격적 결함'이 아닌 '뇌 기능의 차이'로 재프레임(Reframing)해주는 것만으로도 친구의 자존감은 크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셋째, 병원 방문을 권유할 때도 '치료'가 아닌 '상담'의 뉘앙스로 접근해 보세요. "네가 요즘 너무 힘들어해서 나도 마음이 아파. 네가 게으른 게 아니라 혹시 뇌가 너무 과부하가 걸린 건지 전문가에게 상담이라도 받아보면 어떨까? 그냥 마음 관리받는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다녀와 봐"라고 제안해 보세요. 큰 수술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조언으로 포장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친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지금의 마음 자체가 이미 친구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을 거예요. 사연자님은 이미 친구에게 가장 필요한 '안전한 대화 상대'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다만, 친구의 변화를 너무 재촉하거나 모든 것을 해결해주려 하지 마세요. 사연자님의 역할은 친구가 스스로의 문제를 마주할 수 있도록 가볍게 등불을 비춰주는 것까지입니다.
    
    친구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나아갈 힘을 찾을 때까지, 지금처럼 묵묵히 곁을 지켜주세요. 그 따뜻한 응원이 친구가 다시 일어서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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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936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질문자님처럼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너 ADHD 같아”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ADHD 여부는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고, 비슷한 모습이 보여도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 수면 부족 등 다른 원인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방 입장에서는 “내가 이상해 보이나?“라는 상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질문자님 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친구분이 단순히 건망증이 있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를 자책하며 울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는 진단명을 이야기하기보다 친구의 어려움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네가 자꾸 스스로를 탓하는 것 같아서 걱정돼.”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 번 전문가한테 상담이나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정도의 방식이 상대에게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만약 ADHD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면,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ADHD 관련 글을 봤을 때 네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조금 떠오르긴 했어. 혹시 한 번 알아본 적은 있어?”
    
    처럼 어디까지나 가능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사실 친구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ADHD일 수도 있다”는 말보다 “너는 게으르거나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반복되는 실수 때문에 자신을 탓하며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거든요.
    
    질문자님은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진단을 내려주려 하기보다, 친구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 정도를 해주시는 것이 가장 건강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익명3
    코치님 답변 들어 보시고 친구분한테 말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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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46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를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상처 줄까 봐 말 한마디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참 따뜻해요. 그 마음이 이미 친구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을 거예요.
    
    말씀하신 친구의 모습들, 약속을 자주 잊고, 여러 번 나온 얘기를 다시 묻고, 메모를 해도 확인을 잊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엔 몇 시간씩 몰입하는 것. 이건 성인 ADHD에서 자주 보이는 양상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특히 흥미 있는 일엔 과하게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일엔 주의가 흩어지는 패턴이 그래요. 다만 비슷한 모습이 불안이나 우울, 수면 문제 같은 다른 데서 올 수도 있어서, 친구가 ADHD다라고 단정하긴 어려워요. 그건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한 영역이고요.
    
    질문하신 핵심에 답해드릴게요. 친구에게 ADHD 같다라고 직접 말하는 건, 걱정하신 대로 조심스러워요. 진단명을 먼저 꺼내면 친구가 판단받는 느낌을 받거나 방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증상이나 진단명이 아니라 친구의 힘듦에서 출발하는 게 좋아요.
    
    친구가 왜 나는 당연한 걸 못 할까 하며 울었다고 하셨잖아요. 바로 그 지점을 붙잡으면 돼요. 다음에 그런 얘기가 나오면, 너 요즘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 보여, 자꾸 자책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여 하고 친구의 감정을 먼저 짚어주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네 의지나 노력 부족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어, 혼자 끙끙대지 말고 한번 전문가한테 확인받아보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요. 너 ADHD야가 아니라 너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도움받을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로 접근하는 거죠. 방향이 진단이 아니라 친구를 편하게 해주는 쪽이면 부담이 훨씬 덜해요.
    
    그리고 친구가 자책하는 게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일 텐데, 이건 꼭 전해주면 좋겠어요. 이런 어려움은 게으르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가 작동하는 방식의 차이일 수 있다는 것. 그 말 한마디가 자책하는 친구에게 큰 위로가 돼요. 자기 탓이 아니라는 걸 알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요.
    
    오래 지켜봐 온 친구가 힘들어하는 걸 그냥 넘기지 않고, 어떻게 하면 상처 주지 않고 도울 수 있을까를 이렇게 깊이 고민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그 친구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당신이 완벽한 말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요. 네가 걱정돼서 그래라는 진심은 어떤 방식으로 전해도 결국 닿거든요. 지금처럼 친구 옆에서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큰 힘이 되고 있어요.
  • 익명1
    진정한 친구라면 조심 스럽게
    이야기 해주는 것도 좋아요
    익명2
    작성자
    말 안한다고 진정한 친구가 아닌건가.. 그런식으로 단정짓는건 어리석고, 어떻게 말 하는게 좋을지 코치에게 답변을 들어보고 판단하는게 더 낫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