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부분인데 연차가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많이 나타나는 거 같아서 저도 사실은 걱정입니다 저도 35년 직장 생활을 하는 임원으로 아래 직원들한테 그렇게 하지 말아야 되는데 잘 안 되네요 고민입니다 잘 견뎌내세요
1. 언제, 어떤 상황에서 처음 이상하다고 느끼셨나요?
근 20년 직장 생활을 하며 나름의 자부심과 추진력을 가지고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사로서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임원을 만나면서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꼼꼼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분'이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 판단 자체가 부정당하고, 본인이 지시한 결과물에 대해서도 "내가 언제 그랬냐, 네가 곡해한 거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에도 상사의 뻔뻔한 비난 앞에 서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내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는 강한 위기감을 처음 느꼈습니다.
2. 그때 실제로 어떤 증상이 있었나요?
가장 먼저 나타난 증상은 '결정 장애'와 '인지 능력의 저하'였습니다. 중간 관리자 직급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사소한 이메일 문구 하나 보내는 데 수십 번을 확인하느라 업무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습니다. 퇴근 후에도 상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에 맴돌았고, 일요일 오후만 되면 내일 겪을 모욕적인 상황이 두려워 밤잠을 설쳤습니다. 예전에는 즐겁게 하던 취미 생활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제 자신이 너무나 무능하고 한심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자기 비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3. 해당 질환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업무 스트레스라고 치부하기엔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트로스트 커뮤니티와 인터넷 전문 자료를 찾아보다가 '나르시시스트의 가스라이팅'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증상이 저와 많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타인에 의해 제 판단력을 상실하고, 지속적인 인격 모독과 폭언 예를들면 "너는 생각이 있냐 없냐?" 등을 견디다 보니 이것이 심각한 '반응성 우울증'의 단계로 진입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원래 예민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에너지가 바닥났음을 인지한 순간 치료가 필요함을 직감했습니다.
4.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나의 자존감이 타인에 의해 처참히 짓밟히는 과정을 내가 인지 하면서도 별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한 사회인으로 보이지만, 사무실 안에서는 상사의 자존감을 채워주기 위한 타겟이 되어 무력하게 비난을 받아내야 했습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해도 "핑계 대지 마라"며 말을 잘라버리는 태도 앞에서 입을 닫게 될 때마다, 제 안의 열정과 자신감이 한 줌씩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베테랑 직장인인 내가 고작 인간관계 하나 때문에 이토록 위축되고 모욕감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더욱 우울의 늪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5. 알게 된 후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주변에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셨나요? 혹은 혼자 감당하셨나요?
처음에는 혼자 삭이며 조용히 넘어가려 했지만, 그것이 정답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우선 제가 겪고 있는 증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트로스트에 글도 올려서 좋은 조언도 받아보고 심리 관련 서적을 통해 '이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상대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에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비록 현재도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대책을 마련하진 못한 실정이지만, 무엇보다도 '회사원'으로서의 나보다 '인간'으로서의 나를 지키기 위해 두 지점 사이에서 감정적 거리를 두는 연습을 치열하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