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학생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잠에서 계속 깨는 증상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별다른 치료나 도움 없이 방치하며 살아왔습니다.
사실 저는 유치원 때부터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같은 마을에 살던 아이들이 저를 괴롭혔는데, 저를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도망가기도 했고, 한여름에 저만 줄넘기를 시켜 놓고 자기들끼리 들어가 버리기도 했습니다. 또 제 구몬 숙제를 숨겨서 제가 혼난 적도 있었는데, 몇 년 뒤에야 그 숙제를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넘어지고 제가 밀었다고 거짓말해 어른들에게 억울하게 혼난 적도 있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저 혼자 여자아이였는데, 그래서인지 제 바지를 벗기는 일이 잦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어떤 언니에게 인형의 집 안에서 자주 혼나고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어느 날 그 인형의 집 안에서 풍선 바람 부는 도구로 맞았는데, 그 틈 사이로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아무도 저를 도와주지 않았던 일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자주 토하거나 열이 나는 일도 많았습니다.
고학년이 되자 친구들이 저를 싫어하기 시작했고, 이상한 소문도 만들어냈습니다. 남자아이들과 놀았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여우라고 부르며 소문을 퍼뜨렸고, 결국 저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아마 이 시기쯤부터 잠에서 자주 깨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습니다. 돈도 많이 빌려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에게 했던 말 대부분이 거짓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에게는 정말 좋아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밴드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보고 반해서 미친 듯이 따라다니며 좋아했고, 결국 저도 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밴드는 제가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같은 반 친구의 전남자친구가 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여러 번 거절했지만 그 사람은 계속 고백했고, 결국 제가 계속 거절하자 같은 밴드부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을 정도로 참여를 하지 않으며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살해 협박까지 받았습니다.
저를 따로 불러내거나 쫓아오고, 협박하고,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학폭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담임선생님은 계속 이야기로 해결해 보라고 했고, 결국 신고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협박만 더 늘어났습니다.
또 저를 괴롭혔던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될까 봐 방학 내내 노심초사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악몽에 시달리다가 발작하듯 쓰러진 적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두지 못했습니다.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말을 들었고, 그 말들이 너무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집에서는 가족들과 밥도 자주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유일하게 즐기고 의지하던 밴드마저 다른 친구의 배신으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눈에 핏줄이 다 터질 정도로 울었습니다.
저는 8년 동안 밴드를 해왔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이것 하나만 바라보며 버텨왔는데, 순식간에 모든 것을 빼앗긴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까짓 거 말고 다른 걸 해라.”
“왜 그렇게 집착하냐.”
“다들 그만큼 힘들다.”
다들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잊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계속 밴드부 이야기를 꺼냈고, 저를 배신한 친구는 저에 대한 뒷담화를 하고 다녔습니다. 잊으려 해도 계속 귀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점점 몸도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명이 늘었고, 늘 피곤합니다. 입맛도 없어졌고, 속이 계속 안 좋아 구역질이 납니다. 너무 어지럽고 두통이 있고 잠은 못 자고 잠들어도 악몽을 꾸는데 이제 꿈과 현실이 구분이 잘 안되고있어요.
최근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시험 날짜조차 잊어버렸습니다.
시험인 걸 깨달은 순간 극심한 패닉이 왔습니다. 손이 떨리고, 글씨가 두 개로 보이고, 귀에서는 계속 삐 소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의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울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뭘 까먹고 멍때리게 됩니다.
무언갈 안하고 있거나 잠깐이라도 쉬면 3초에 한번씩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 간절하게 믿지 않으면 미칠것 같아서 교회도 다녀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이러고 사는데, 정말 제가 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