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라는 안정적인 레일 위 딱 제가 느끼는 감정으로 많이 공감돼요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깨어나 같은 길을 운전해 직장으로 가고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마주하는 일상입니다. 직장 생활을 한 지 어느덧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컴퓨터 화면 속의 텍스트와 숫자들이 가끔은 제 삶을 꽁꽁 묶어두는 거대한 울타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실이라는 안정적인 레일 위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가 지금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고장난 신호등처럼 불규칙하게 깜빡이곤 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할 때마다 찾아오는 불안감과 현실적인 한계들은 제 마음을 위축되게 만들었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단어는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생경하게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꾸만 작아지는 때, 제 가슴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열정에 불을 지피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Moneyball)입니다.
저는 대학생 무렵, 당시 맹활약하던 LA 다저스의 박찬호 선수와 애리조나 디벡스의 김병현 선수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칠 정도로 야구에 깊이 매료되어 살았던 이른바 야구중독자, 야구광입니다. 동전 던지기처럼 매 순간 한쪽으로 승패가 갈리는 메이저리그의 세계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영화의 실존 모티브 인물인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빌리 빈 단장에게도 시선이 머물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 논리가 지배하는 거대한 빅리그란 시장에서 스몰마켓에 재정 자립도 미저 꼴찌에 가까운 구단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기존 야구계의 인물들이 맹신하던 타율, 홈런, 타점 같은 클래식 스탯을 과감히 버리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OPS 같은 세부 데이터에 집중하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도입 과정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어딘가 하나씩 결점이 있어 시장에서 저평가된 우량주 같은 선수들을 저렴한 연봉으로 영입하여 승리를 쌓아 올리는 빌리 빈 단장의 행보는, 마치 제 삶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해머처럼 다가왔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 알고 있던 실화가 브래드 피트의 묵직한 연기를 통해 스크린에 구현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전율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영화 속 오클랜드 어슬래틱스는 주전 선수들의 유출과 예산 부족으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합니다. 빌리 빈 단장은 전통적인 스카우트 방식을 고수하는 노장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낯선 길을 선택합니다. 모든 전문가가 무모한 짓이라며 손가락질하고 조롱할 때, 그는 데이터의 가치를 믿고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입니다.
이 외롭고 치열한 싸움을 지켜보며 저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 앞에서 매번 브레이크를 밟았던 제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정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혀 변화를 거부하는 제 손을 잡고 세상 밖으로 끌어내 준 것은, 긴 세월 동안 검증되어 온 위인들의 명언과 마음을 단단히 잡아준 성경 구절들입니다. 좋은 문장들은 마치 경기장의 흙먼지 속에서 진짜 옥석을 가려내듯 제 삶의 본질을 명확하게 짚어줍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만 두려움이 앞설 때, 제게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되어준 말씀이 있습니다. 빌리 빈 단장이 경험도 배경도 없던 경제학 전공자 피터 브랜드와 손을 잡고 과감한 혁신을 시작했듯, 저 역시 이 말씀을 이정표 삼아 나아갔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 욥기 8:7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로 새로운 공부를 수십 년 만에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주변에서는 굳이 그 나이에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인 조건은 욥기 8:7과 같은 말씀처럼 너무나 미약하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빌리 빈 단장이 타 구단에서 방출되거나 부상으로 은퇴 위기에 몰린 선수들을 모아 팀을 재구성하듯, 저 역시 저만의 세부 스탯과 가능성을 믿고 책을 펼쳤습니다. 시작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끈기라는 사실을 성경 구절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전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에 대한 과도한 염려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에서 오클랜드 팀이 시즌 초반 연패 행진을 이어갈 때, 구단 안팎에서는 세이버메트릭스 시스템의 실패를 단정 지으며 빌리 빈을 비난했습니다. 그때 그가 느꼈을 중압감과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 때문에 마음이 마구 요동칠 때마다 다음 구절을 나침반 삼아 중심을 잡았습니다.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 마태복음 6:27
염려하고 불안해한다고 해서 현실의 점수판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고 나니, 비로소 제가 통제할 수 있는 현재의 과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당장 오늘 내가 할수있는 출루율에만 온 신경을 쏟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빌리 빈이 남들의 평가를 전면 거부하고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밀어붙였던 원동력은 바로 확고한 자기 신뢰에서 나왔습니다.
"자신감은 위대한 일을 해내기 위한 첫 번째 비결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세상이 당신을 믿지 않아도, 당신은 스스로를 믿으세요." - 무함마드 알리
세상이 정해놓은 클래식한 기준과 스펙이라는 잣대로 보면 저는 그저 평범한 사람 한 명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함마드 알리의 외침처럼, 세상이 내 가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만큼은 나의 잠재력을 의심하지 않아야만 새로운 라운드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빌리 빈 단장이 야구계의 해묵은 관습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20연승이라는 기적 같은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처럼, 저 역시 제 삶의 주도권을 타인의 평가에 내어주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도전의 여정에는 필연적으로 거친 모래폭풍과 같은 시련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영화 속에서 빌리 빈은 팀의 핵심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감독과의 끊임없는 불화를 조율하며 외로운 싸움을 지속합니다.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을 때,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지탱해줄 로마서 말씀은 언제나 나침반이 되어 줄겁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 로마서 5:3-4
환난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단순히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함이 아니라, 내면의 불순물을 걸러내고 단단한 철로 제련하는 연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빌리 빈이 시즌 중반의 혹독한 비판을 견뎌내며 마침내 팀을 지구 1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듯이, 제가 마주한 일상의 난관들도 결국 소망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지불 비용일 뿐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결심은 경기장 밖에서 구경만 하는 관중의 외침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와 전략이 있어도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를 휘두르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실행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명언들은 제 게으름을 깨우는 채찍이 되어줍니다.
"시작하는 방법은 말을 그만두고 행동하는 것이다." - 월트 디즈니
"가장 위험한 일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 마크 저커버그
위험을 회피하기만 하는 삶은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빠르게 도태되는 길입니다. 예산이 없다는 핑계를 방패 삼아 기존의 방식만을 고수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오클랜드라는 가난한 구단은 영원히 꼴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패배자로 남았을 것입니다.
저 역시 퇴근 후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거나 현실과 타협하며 도전을 미루던 오랜 습관을 끊어내고,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지속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아 지치기 쉽습니다. 하루에 겨우 몇 페이지의 책을 읽고, 하나의 강의를 듣는 행위가 과연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때마다 다음의 문장들을 가슴에 새기면 됩니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의 총합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성공은 매일 반복되는 작은 노력들의 합계이다." - 로버트 콜리어
야구에서 승리는 항상 화려한 홈런 한 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때는 볼넷을 골라내고, 주자를 차곡차곡 쌓아서 적시에 안타를 치고, 어떻게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는 부분 부분이 모여 득점이 되기도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로버트 콜리어의 통찰처럼, 매일의 일상을 정돈하고 좋은 습관을 쌓아 나가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적인 도전의 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도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본질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부에서 빌리 빈 단장은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천만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지만,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오클랜드에 남는 선택을 합니다. 그는 돈이라는 물질적 성공 대신, 자신이 시작한 야구의 혁신과 신념을 완성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당신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낭비하지 마세요." - 스티브 잡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 플라톤
스티브 잡스의 고언처럼 한정된 인생의 시간 속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가격표를 내 등에 붙이기 위해 급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플라톤의 말대로 제가 진정으로 싸워 이겨야 할 상대는 과거의 나태했던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몇 번을 낙방하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자격증을 손에 쥐었을 때, 저는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제 안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깊은 충만함을 느꼈습니다.
영화 <머니볼>의 마지막 장면에서 빌리 빈 단장은 차를 몰고 가며 딸이 불러준 노래를 듣습니다. "너는 그냥 야구를 즐겨라"라는 가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상기시켜줍니다. 우리의 삶이라는 경기와 스타디움도 단지 결과를 다투는 전쟁터가 아니라, 저마다의 보폭으로 걸어가며 성장해가는 여정입니다.
오늘 이 명언들과 성경 말씀들이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에 서서 망설이고 계시는 많은 분의 마음에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이라는 빅리그에서 자신만의 OPS를 높이며 당당한 주인공으로 완주해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