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천상정원에서 열린 초등학교 동창회는 친구들 15명이 모여 꽃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같이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자리였습니다. 굴뚝빵과 커피도 함께 나누면서, 보트를 타고 웃고 떠들며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토록 반가운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친구 때문에 마음 한쪽이 무겁고 우울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건강하고 활기찼던 그 친구는 노래도 잘하고 달리기도 빠른, 누구보다 생기 넘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뇨로 인해 시력을 거의 잃고, 맑은 날에만 흐리하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친구들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그간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과 일상, 그리고 친구의 밝은 모습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면서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아픈 친구가 내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깊은 상실감과 슬픔이 제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우리가 이제 건강을 염려해야 할 이런나이가 되었나? 생각하니 우울해지는 건 왜일까요?
내 친구는 희미한 시력으로도 “너희들 얼굴을 담아 보려고 했다”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이 저에게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울컥함과 눈물이 되어 되돌아왔습니다. 괜히 표현하지 못한 말과 마음에 눈물이 솟구쳤고, 그 눈물은 그 자리의 즐거움과 대비되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서글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순간, 친구의 현재 모습 앞에서 내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하고 슬펐습니다. 혹시 나도 저 친구처럼 어딘가 아프면 이렇게 당당하게 될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의 아픔과 변화를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라 생각이 드네요. 저는 가끔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할 때가 있고, 슬픔이 너무 컸던 나머지 멍해져 버리기도 했어요. 친구가 아플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그 깊은 상실감에 오랫동안 갇혀 있는 듯한 두려움이 들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험은 저에게 친구란 무엇인지, 그리고 서로 함께 있다는 것의 힘과 의미가 얼마나 큰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어요. 아픔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마주하려 노력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위로와 회복의 첫 걸음이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도 저는 친구들과 서로를 지지하고 때로는 슬픔도 함께 나누며, 그 따뜻한 마음으로 삶을 견뎌내고 싶습니다. 때로는 슬픈 마음조차도 소중한 사랑의 한 조각임을 기억하며, 그 감정들이 나와 우리친구들의 마음을 깊이 교차하는 하루 였네요
그리고 지금도 짠하고 위로를 주고 싶은데 난 아무런 도움도 못준 못난 친구였나 싶네요. 이런 내가 싫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