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죄책감과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 어떻게하면 끊어낼 수 있을까요?

며칠 전에 아빠의 사망신고를 하였습니다. 한달 전만해도 제 곁에 있었던 아빠, 지금은 가루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아빠는 거의 10년 이상을 아프셨습니다. 
 
 
처음에는 B형간염에 의한 간경화였죠.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하며, 괜찮아 질 것이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빠 성격상 교수님이 하는 이야기, 건강에 좋은 것은 다 하셨으니깐요. 다른 친구들 아빠들이 다 하는 술 담배도 전혀 안하셨어요. 제가 태어나고부터 술 담배는 다 끊었고
몸에 안좋은 것은 다 멀리하고 건강에 좋은 것만 드시려고 했어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추적관찰을 하였죠. 
 
 
그러던 중 3년 전에 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초기였어요. 일찍 발견해서 너무 감사하면서도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래도 잘 진료받으면 10년도 사시니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아빠에게 힘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1차 항암을 했으나, 부작용이 커서 중단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암이 커졌고 1년 전에는 뇌경색이 왔고 거기서 교수가 더이상 치료방법은 없고 살 수 있는 시간이 빠르면 한달 길면 6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걸 아빠한테 말씀드릴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우리 가족은 그냥 아빠에게 대학병원에서 암은 더이상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없다정도로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아서 정리하셔야한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 아빠는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셨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지금은 후회스러운게 아빠의 삶 정리를 못하게 저의 이기적인 생각이 막은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퇴원하고 집에와서 쩔뚝거리면서 국수도 드시고하셨지만 점차 식사를 못하시고 특히 복수가 많이 차면서 아빠가 참 힘들어하셨습니다. 불면증도 있으셔서 너무 괴로워하셨죠. 아빠가 많이 아파하면서 저는 일을 그만두고 아빠 간병을 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하셔서 호스피스를 예약하고 집에서 이틀정도 계셨는데 그때가 아빠가 제일 아프셨던것 같아요. 구역감이 든다고 켁켁 거리면서 소리를 지르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고 그저 지켜만 보는데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나쁜 생각이지만 듣기 싫어서 다른 방에 들어가서 못들은 척도 했어요. 
 
 
그렇게 호스피스 입원하고 정확히 3일도 되지않아서 아빠는 가셨어요. 아빠의 숨이 처음에는 거칠다가 점점 숨이 얕아지고, 더이상 숨이 안쉬는 모습까지 울면서 같이 지켜보았습니다. 지금도 그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요. 그저 잠든 것 같았는데, 사망선고를 의사가 하더라구요.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아빠 물건을 정리하고 엄마를 챙기고 하니 어느세 한달이 지났습니다.
 
 
시간은 흘러갔는데 저는 왜 계속 아빠 간병을 했던 그 곳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까요? 
가만히 아빠 없는 집에서 눈을 감으면, 그때 간병했을 당시에 나쁜년처럼 아빠가 아파했던 그 모습을 외면하고
자버리는 제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엄마도 그렇고 다 제 잘못이 아니라고해요. 하지만 여전히 제 잘못같고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못됐을까하며 제 자신을 책망합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네요. 친구들이 한번 보자고 톡이와도 보기가 싫고 이제는 일을 찾아야하는데 취직 준비를 하는 것도 하기가 싫고
그저 울고싶고 방에만 처박혀서 하루하루 숨만 쉬고 있습니다. 이게 아빠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있어요.
 
 
한달이 지난 이제는 저도 앞으로 나가고싶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번은 산책겸 밖으로 나가서 걷고 일자리는 어떤것이 있는지 보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직 연락은 없지만요.
 
 
여기서 코치님에게 묻고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빠에게 간병을 잘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빠가 살았을까?하는 생각 그리고 그때 아빠의 마지막 임종상황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등 끊임없는 생각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요? 
더이상 울고싶지않는데 그것을 혼자서 해낼 수 있을까요? 어떤 것이 제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지 여쭙고싶습니다.
 

 

hub-link

지금 불면증을 주제로 1.5만명이 이야기 중

댓글17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700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먼저, 아버님을 떠나보내신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슬픔과 죄책감의 한가운데서, 이렇게 용기 내어 코치에게 마음을 꺼내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의 깊이를 가늠하기에는 너무나 찰나 같은 시간입니다. 아버님이 아프셨던 10년,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모습들이 사연자님의 일상을 멈추게 만든 것은 결코 사연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아버님을 깊이 사랑하셨다는 증거입니다.
    
    지금 사연자님을 괴롭히는 그 죄책감과 반복되는 기억들은 슬픔을 처리하는 마음의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고리가 사연자님의 삶을 계속 멈추게 한다면, 코치로서 사연자님께 몇 가지 묵직한 마음의 지침을 드리고 싶습니다.
    
    1.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분리하세요
    사연자님은 간병 당시, 아버님의 고통을 보고 싶지 않아 방으로 피하셨다고 하셨죠. 그건 '나쁜 딸'이라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던 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습니다. 죽어가는 부모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전문가조차도 버거운 일입니다. 당시의 사연자님은 10년의 병수발과 마지막 시한부 선고라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 속에 있었습니다. 그때의 사연자님에게는 그 정도의 도망이 최선이었을 거예요. 지금 사연자님이 '그때 왜 그랬을까'라고 책망하는 것은, 10년의 고생은 잊고 마지막 며칠의 모습만을 근거로 자신을 재판하는 일입니다. 부디 당시의 사연자님을 조금만 너그럽게 안아주세요.
    
    2. 아버님의 임종은 사연자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버지가 살았을까?'라는 생각은, 우리가 무력한 상황에서 느끼는 슬픔을 통제하고자 할 때 뇌가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오류입니다. 아버님의 질병은 사연자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사연자님의 간병 덕분에 가장 아팠던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의 곁에서 머물 수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사연자님이 자신을 미워해서 피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오히려 딸의 헌신에 감사하며 눈을 감으셨을 것입니다.
    
    3. 반복되는 기억을 다루는 '마음의 닻' 놓기
    마지막 숨소리가 자꾸 떠오를 때는, 억지로 그 기억을 밀어내지 마세요. 밀어낼수록 더 강하게 돌아옵니다. 그 기억이 찾아올 때, 마음속으로 "이것은 아버님이 돌아가신 사실이 슬퍼서 내 마음이 내는 비명이다. 나는 지금 안전하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사물 하나(예: 창밖의 나무, 물컵)를 찾아 그 색깔과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세요. 기억의 고리에서 현실로 시선을 옮기는 물리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4. 애도의 시간을 존중하되, 삶의 구분을 지으세요
    지금 사연자님이 산책을 나가고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시작입니다. '취직이 안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지금은 '성과'를 낼 때가 아니라, '일상의 감각'을 회복할 때입니다. 하루에 10분 산책하는 것, 이력서 사이트를 한번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사연자님은 이미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슬퍼할 때는 마음껏 슬퍼하되, 일과를 수행할 때는 '지금은 아버님을 기리는 나만의 시간'이라 명명하며 의도적으로 집중해보세요.
    
    혼자서 해낼 수 있을까요?
    혼자서 슬픔을 전부 감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겪는 우울과 죄책감이 일상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 정도라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 센터를 방문해 '사별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전문가는 사연자님의 마음이 다시 일상으로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무거운 짐을 잠시 나누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연자님, 아버님은 사연자님이 자책하며 방에 처박혀 숨만 쉬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으실 거예요. 아버님이 주신 생명으로 다시 햇살을 보고, 세상 밖으로 나가 웃는 모습이야말로 아버님께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인사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다시 한 걸음 내디뎌보세요.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이 무겁겠지만, 그 길 끝에는 아버님이 주셨던 사랑이 사연자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사연자님은 충분히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습니다.  7월의 푸르른 날, 마음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익명6
    아빠 임종 장면이 자꾸 떠오르고 죄책감에 머물러 있는 마음이 얼마나 버거울지 여기 적어준 이야기에서 정말 크게 느껴져요. 그래도 이미 산책하고 일자리를 찾아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모습은 아빠가 바라셨을 모습에 천천히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믿어요.
  • 프로필 이미지
    산뜻한달빛7998
    상담심리사
    답변수 435채택률 2%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아버지를 떠나보낸 직후의 애도와 간병 과정에서 생긴 죄책감을 충분히 다루면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글을 읽는 내내 아버지를 살리고 싶었던 마음과, 마지막까지 곁을 지키느라 얼마나 지치고 두려우셨을지가 느껴졌습니다.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질문자님은 아버지를 외면한 딸이 아닙니다.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를 간병했고,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에 곁에 있었으며, 마지막 숨이 멎는 순간까지 함께했습니다. 지금 마음속에는 잠시 다른 방으로 피했던 장면만 크게 남아 있지만, 그 장면이 질문자님이 아버지께 해드린 모든 것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간병을 해본 사람은 압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소리를 듣는데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은 사람의 마음을 극한까지 몰아붙입니다. 잠시 다른 방에 들어가거나 잠이 든 것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몸과 마음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앞에서 맞서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며, 때로는 감각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냉정함이 아니라 자신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는 인간의 반응입니다.
    
    질문자님은 지금 당시의 자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심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질문자님에게는 충분한 잠도, 마음의 여유도, 병을 낫게 할 힘도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고통을 멈춰드릴 의학적 능력도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했고, 그 이상을 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아버지에게 남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은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말씀드렸다면 삶을 정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가족들은 그 의지를 지켜드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아버지에게 더 좋았을지는 지금도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말씀드리지 않은 것은 아버지의 기회를 빼앗으려는 선택이 아니라, 절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았던 가족의 사랑과 두려움 속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결과를 알고 과거를 돌아보면 다른 선택이 더 옳았던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질문자님은 미래를 알 수 없었습니다.
    
    “내가 다르게 행동했다면 아빠가 살았을까?”라는 생각에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는 술과 담배를 끊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셨고, 정기적으로 검진과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질문자님도 치료와 간병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병이 진행된 것은 질문자님의 말이나 행동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간경화와 간암, 뇌경색의 경과를 자녀의 간병만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질문자님에게는 아버지를 살려야 할 책임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하는 딸로서 곁에 있을 수 있는 만큼 있어드릴 수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질문자님은 실제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지금도 임종 장면이 반복해서 떠오르는 것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별 후에는 슬픔뿐 아니라 죄책감, 충격, 분노, 과거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과 임종을 직접 지켜보았다면 그 장면이 원치 않게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1])
    
    그 장면을 억지로 지우거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떠오를 수 있습니다. 생각의 고리를 완전히 끊으려 하기보다, 기억이 찾아왔을 때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 장면이 떠오르면 먼저 속으로 이렇게 말해보세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그다음 주변을 천천히 바라보며 현재의 날짜와 장소를 말합니다.
    
    “지금은 장례가 끝난 뒤 한 달이 지난 오늘이다.”
    “나는 지금 내 방에 있다.”
    “아빠의 고통은 이제 끝났다.”
    “나는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
    
    그리고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을 느끼면서 눈에 보이는 것 다섯 가지, 손에 닿는 것 네 가지, 들리는 소리 세 가지를 천천히 찾아보세요. 기억 속 장면과 현재를 구분하도록 몸과 뇌에 알려주는 연습입니다.
    
    그다음에는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자책에 답해보세요.
    
    “나는 아빠를 외면했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너무 지쳐 잠시 피했지만, 일을 그만두고 아빠를 간병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 있었다.”
    
    “내가 더 잘했다면 아빠가 살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의사가 아니었고 병의 진행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곁을 지키는 일이었고, 나는 그렇게 했다.”
    
    라고 사실을 함께 적어보는 것입니다.
    
    죄책감이 심할 때 우리의 기억은 자신에게 불리한 장면만 확대합니다. 잠시 피했던 순간은 선명하게 떠올리면서, 국수를 드시던 아버지를 지켜본 일, 병원을 오간 일, 일을 그만두고 간병한 시간, 호스피스를 알아본 일, 마지막 숨을 함께 지킨 일은 작게 만듭니다.
    
    그래서 질문자님께 ‘간병의 전체 기록’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일만 적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위해 했던 일과 함께했던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해 보세요. 아주 사소한 것도 포함해야 합니다.
    
    약을 챙겨드린 일, 식사를 준비한 일, 옆에 앉아 있었던 일, 병원에 동행한 일, 힘든 소리를 들으며 버틴 일, 호스피스를 알아본 일, 마지막 순간 손을 잡거나 곁을 지킨 일까지 모두 적어보세요.
    
    한 장면이 질문자님의 기억 전체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아버지와 함께한 더 넓은 이야기를 다시 복원하는 과정입니다.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빠, 그때 내가 다른 방으로 들어간 일이 너무 미안해.”
    “사실 나는 아빠가 아픈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무섭고 괴로웠어.”
    “아빠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해서 견디기 어려웠어.”
    “아빠가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라고 써보세요.
    
    그런 다음 아버지의 성격과 평소 말투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질문자님에게 보낼 답장을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버지께서 간병 때문에 모든 삶을 포기하고 자책하는 딸에게 정말 “너는 나쁜 딸이다”라고 말씀하실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아마 아버지는 오히려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 네 삶을 살아라”라고 말씀하지 않으실까요.
    
    지금 친구를 만나기 싫고, 취업 준비를 시작할 힘이 없으며, 방에서 울고만 싶은 것도 한 달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이상한 반응은 아닙니다. 애도에는 정해진 속도나 올바른 방식이 없으며, 슬픔은 직선으로 줄어들기보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물러가기를 반복합니다. 상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여러 달 또는 그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nhs.uk][2])
    
    그러니 지금 당장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럼에도 하루에 한 번 산책하고, 구직 정보를 살펴보고, 실제로 지원까지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깊은 슬픔 속에서도 삶 쪽으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점을 더 크게 보셔야 합니다.
    
    당분간은 목표를 작게 잡으세요.
    
    하루 한 번 씻기, 한 끼 챙겨 먹기, 10분 걷기, 구직 공고 하나 보기, 친구에게 답장 한 줄 보내기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금은 인생을 완전히 정상화하는 시기가 아니라, 무너진 몸과 마음이 하루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별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질문자님은 단순히 아버지를 잃은 슬픔만 겪은 것이 아니라, 오랜 간병과 예후 통보, 아버지의 심한 고통, 임종을 직접 목격한 충격까지 함께 경험했습니다. 임종 장면이 반복해서 떠오르고, 죄책감 때문에 생활이 어려우며, 사람을 피하고 아무것도 하기 힘든 상태라면 혼자 견디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아버지를 빨리 잊기 위한 치료가 아닙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마지막의 고통스러운 장면이 아버지에 대한 모든 기억을 덮어버리지 않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아버지를 떠올렸을 때 언젠가는 마지막 숨뿐 아니라, 술과 담배를 끊고 가족을 위해 건강을 지키려 했던 모습, 국수를 드시던 모습, 질문자님을 바라보던 표정도 함께 떠오를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자님은 아직 아버지가 계셨던 시간과 아버지가 없는 시간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사망신고를 하고 물건을 정리했다고 해서 마음까지 한 달 만에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은 한 달 흘렀지만 마음이 아직 간병하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마음은 행정 절차처럼 날짜에 맞춰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아버지를 두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사랑을 마음속에 지닌 채, 질문자님의 삶 안에 아버지의 자리를 새롭게 만드는 일입니다. 울면서 걸어도 되고, 그리워하면서 취업 준비를 해도 됩니다. 슬픔이 모두 끝난 다음에야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날 잠시 다른 방에 들어갔던 질문자님을 이제는 조금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사람은 나쁜 딸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버지가 고통받는 모습을 견디며 너무 오래 버틴 지친 딸이었습니다. 그때의 질문자님에게 가장 필요했던 말은 비난이 아니라 “너도 정말 힘들었구나. 그래도 끝까지 잘 버텼다”는 위로였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에는 질문자님이 계셨습니다. 아버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 사실만큼은 죄책감이 지워버리지 못하도록 꼭 붙잡아 두셨으면 합니다. 질문자님은 아버지를 살리지 못한 딸이 아니라, 아버지가 삶을 마치는 길을 함께 걸어드린 딸입니다.
    
    지금은 죄책감을 없애는 것보다, 그 죄책감 속에 가려진 사랑과 간병의 전체 시간을 되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15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한 달 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사망신고를 마친 뒤 홀로 남겨진 그 적막한 집에서 얼마나 숨이 막히고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나요.
    ​평생 술과 담배도 안 하시고 건강을 위해 애쓰셨던 아버지가 그렇게 아프고 고단하게 떠나신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홀로 모든 짐을 짊어져야 했던 그 막막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너무나 미어집니다.
    ​시한부 선고를 차마 전하지 못해 후회스럽고, 너무 아파 소리 지르던 아버지의 모습이 괴로워 잠시 다른 방에 피했던 그 순간마저 자책하며 마음속에 묻고 계시겠지만 그것은 결코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살기 위해 지르던 감정의 한계였을 뿐이에요.
    ​10년 넘는 세월 동안 아버지를 지키며 간병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시간이 흘러도 몸과 마음이 그 고통스러웠던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랍니다.
    ​눈을 감으면 마지막 순간들이 떠올라 캄캄하고 두렵겠지만, 그저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 그만큼 깊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안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261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글을 읽는 내내 아버님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가 느껴졌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장례를 치르고, 어머님을 챙기고, 여러 현실적인 일들을 해내셨지만 마음은 아직 아버님을 떠나보낸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님이 겪고 있는 죄책감과 반복되는 생각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많은 분들이 경험하는 애도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간병을 했던 가족들은 "내가 그때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책임 때문이라기보다, 사랑했던 만큼 마음이 원인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이 문장이었습니다.
    
    "아빠가 아파하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다른 방에 들어가 못 들은 척도 했어요."
    
    질문자님은 그 장면 하나만 계속 떠올리며 스스로를 "못된 딸"이라고 평가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 장면 앞에는 수개월, 아니 수년 동안 아버님을 위해 병원을 다니고, 간병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곁을 지키며 애쓰셨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슬픔 속에서는 잠시 피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또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빠가 살았을까?"라는 질문도 많이 하셨습니다.
    
    이 질문은 너무 자연스럽지만, 안타깝게도 질문자님이 답을 바꿀 수 있는 종류의 질문은 아닙니다. 글을 보면 아버님은 오랜 기간 치료를 성실히 받으셨고, 가족들도 최선을 다하셨으며, 의료진 역시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질문자님의 행동 하나가 결과를 바꿀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씩 질문을 바꿔보셨으면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대신,
    
    "아버지를 위해 내가 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를 떠올려 보세요.
    
    간병을 위해 일을 그만두었던 일, 병원을 함께 다녔던 시간, 힘이 되어드리려 애썼던 순간들 역시 모두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상하게도 수백 번의 사랑보다 한 번의 후회만 붙잡고 자신을 괴롭히곤 합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질문자님께서 지금 친구도 만나기 싫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계속 울고 싶다고 하신 부분입니다. 아버님을 떠나보낸 지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지만,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혼자 견디려고만 하지 마시고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애도에도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질문자님은 "더 이상 울고 싶지 않다"고 하셨지만, 지금은 울어도 되는 시간입니다. 오히려 억지로 슬픔을 밀어내기보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그리워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글의 마지막에서 하루 한 번 산책을 하고, 취업 공고를 찾아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다는 부분을 읽으며 희망도 보았습니다. 그것 역시 애도의 한 과정입니다.
    
    아버님께서는 질문자님이 평생 죄책감 속에서 자신을 벌하며 살아가기를 바라시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아버님을 떠올릴 때 마지막의 고통스러운 장면보다, 함께 웃었던 기억들이 먼저 떠오르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까지는 너무 서두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질문자님은 이미 오랜 시간 아버님을 위해 최선을 다한 딸이었다는 사실만은, 부디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789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며칠 전에 아빠를 떠나보내셨군요. 한 달 전만 해도 곁에 계셨던 아빠가 지금은 안 계신다는 그 사실이, 아직 실감도 안 나고 온몸으로 받아들여지지도 않으실 거예요. 이 긴 이야기를, 그 아픔을 이렇게 꺼내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지금 스스로를 "나쁜 년", "못됐다"고 책망하고 계시는데, 그 부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아빠가 켁켁거리며 힘들어하실 때 다른 방으로 들어가 못 들은 척했던 그 순간이요. 그건 못된 게 절대 아니에요. 그건 사랑하는 사람의 극심한 고통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이 지켜봐야 하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었어요. 그 순간 잠깐 그 자리를 피한 건, 마음이 부서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보호한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그건 냉정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만큼 그 고통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는 증거예요. 딸이 냉정해서가 아니라, 딸도 그만큼 아팠던 거예요.
    
    그리고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빠가 살았을까"라는 생각. 이것도 짚고 싶어요. 아빠는 술 담배도 안 하시고, 건강에 좋은 건 다 하시고, 주기적으로 검진받으며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을 돌보셨잖아요. 그런 아빠도 이 병을 피할 수 없으셨어요. 그건 딸이 무엇을 했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시한부 선고를 아빠에게 다 말하지 않은 것도, 삶의 의지가 강하셨던 아빠를 지키고 싶었던 사랑에서 나온 결정이에요. 그걸 이기적이라고 하지 마세요.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아빠를 아끼는 마음으로 내린 선택이었어요.
    
    지금 겪고 계신 것들, 그러니까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 임종 순간이 자꾸 반복해서 떠오르는 것, 친구를 만나기도 싫고 방에만 있게 되는 것. 이건 우울증이나 잘못된 게 아니에요. 사랑하는 사람을, 그것도 10년을 곁에서 지켜보다 떠나보낸 뒤에 오는 아주 깊고 자연스러운 애도 반응이에요. 한 달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에요. 오히려 일을 그만두고 그 긴 간병을 감당하신 뒤라, 몸도 마음도 완전히 소진된 상태예요. 지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게 당연해요.
    
    물어보신 것, 이 끊임없는 생각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냐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먼저, 그 죄책감의 기억이 떠오를 때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마세요. 밀어낼수록 더 강하게 돌아와요. 대신 그 기억이 떠오르면, 그때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그때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너무 힘들어서 잠깐 숨을 골랐을 뿐이야." 자신을 심판하는 대신, 그 순간의 자신을 이해해주는 거예요. 친한 친구가 똑같은 일을 겪고 자책한다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하실 거잖아요. 그 말을 자신에게도 해주세요.그리고 아빠와의 좋은 기억도 함께 떠올려보세요. 지금은 마지막 고통스러운 장면만 반복 재생되고 있는데, 아빠는 그 마지막 순간만으로 이루어진 분이 아니잖아요. 국수를 드시던 모습, 건강을 챙기시던 성실한 모습, 딸을 사랑했던 수많은 순간들. 그 기억들을 의식적으로 함께 떠올리면, 마지막 장면 하나가 아빠에 대한 기억 전체를 지배하지 않게 돼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이렇게 깊은 애도와 죄책감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워요. 지금 스스로 산책을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고 계신 것, 그건 정말 대단한 거예요. 그런데 이 죄책감의 고리와 반복되는 임종 기억은, 애도 상담이나 사별을 다루는 전문가와 함께하면 훨씬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어요. 이건 약해서가 아니라, 이 무게가 원래 혼자 드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오랜 간병과 사별을 겪은 분들을 위한 지지 모임 같은 것도 있어서, 같은 아픔을 아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아빠가 아프신 10년, 그리고 마지막 그 힘든 시간을 일까지 그만두고 곁을 지키셨잖아요. 숨이 얕아지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계셨고요.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딸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어요. 지금 스스로를 책망하는 그 마음의 크기가, 사실은 아빠를 그만큼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예요.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으셔도 돼요. 우는 것도, 방에 있고 싶은 것도, 애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그저 오늘 하루 산책 한 번, 밥 한 끼, 그거면 충분해요. 천천히 가셔도 돼요.
  • 익명5
    직접 간병하셨다가 임종을 맞이하셨다면 얼마나 괴로우실지 짐작이 가요..
    특히 말기암환자분이셨다면 고통이 극심했을거예요.. 
    저는 한달간 간호를 하고 임종을 지켜봤는데 지금 3년차인데도 문득문득 후회와 자책....에 먹먹해지는 순간이 있거든요..
    사실 저도 간호할때 비슷했어요.. 다인실에 계실때는 주변에 민폐라고 소리를 줄이라는 등... 말도 안되는 소릴했죠..
    1인실로 쫓겨났을때는 말도 안되는 섬망 증세를 견디다 소리를 친적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왜그랬을까 후회가 들어요..
    조금만 참을걸... 너무 힘들어서 3개월 요양병원에 계시면서 극도로 상태가 나빠졌는데 그때 가장 후회를 많이 했거든요
    힘들어도 집으로 모실걸....
    돌이켜보면 그전의 일들도 다 떠오르더라구요.. 
    좀더 연락 자주할걸..
    좀더 여행도 같이가고
    좀더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고...
    
    결국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소한 일부터 임종까지 모든 순간이 다 후회되더라구요...
    
    이제 시간이 흘러선가 그때의 기억이 많이 연해졌지만
    살면서 쉽게 사라지지는 않더라구요
    그만큼 자식은 부모에게 항상 그리워하고, 못해준게 마음에 많이 남는거 같아요..
    
    한달이면 아직은 힘들거예요... 마음에 꾹꾹 담아 놓지 마시고 가족과 얘기를 나눠보세요..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할거예요
    마음 잘 추수리시고 힘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익명4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오랜 시간 아버님을 곁에서 돌보며 함께 버텨오셨고,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셨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사랑을 쏟으셨는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계속 떠오르는 죄책감도,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애도의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탓하고 계시지만, 그 극한의 상황에서 잠시 다른 방으로 피했던 행동은 아버님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버티기 위한 인간적인 반응이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산책도 시작하시고 일자리를 알아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코치님의 조언을 통해 아버님을 향한 사랑은 간직하되, 스스로를 조금은 용서하는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견딜 수 있는 그리움으로 바뀌어 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답변수 185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아버님을 떠나보내신 지 아직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문장에서, 지금도 얼마나 큰 슬픔 속에 계실지 짐작해 보게 됩니다.
    
    글을 읽으며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번 반복되어 보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왜 그때 그랬을까.'
    
    '제 잘못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지금 글쓴이님이 가장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버님께 충분히 해드리지 못했다고 느끼는 행동일까요, 아니면 그 당시 너무 힘들었던 자신의 모습일까요?
    
    간병은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체적·정서적으로 큰 부담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잠시 지치거나,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고 해서 그 시간 전체가 사랑이 아니었던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 마음에 남은 부분은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빠가 살았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기에 계속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이 반복될수록, 글쓴이님은 당시의 자신을 계속 법정에 세워 심판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요?
    
    코칭에서는 '그 생각을 어떻게 없앨까'보다, 그 생각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리고 나는 왜 계속 스스로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함께 탐색해 갑니다.
    
    한편으로는 현재 반복해서 임종 장면이 떠오르고, 죄책감과 무기력으로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고 계신 점이 많이 걱정됩니다. 이런 반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나타날 수 있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간이 계속 이어진다면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견뎌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커뮤니티 댓글은 짧고 양방향 소통이 어려워 충분히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쪽지 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477채택률 3%
    끊임없는 죄책감과 고통스러운 기억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당시의 회피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한계였음을 인정하고,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긴 시간 동안 아버지를 지키며 감당해야 했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었을 것입니다. 아버님이 아파하실 때 잠시 피했던 순간은 '못된 행동'이 아니라, 극한의 간병 스트레스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인간적인 방어기제였습니다.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비난하지 마세요.
    죄책감이 밀려올 때마다 그 마음을 글로 적어 아버님께 편지를 써보세요. 마음 밖으로 꺼내 놓아야 비로소 생각을 멈출 수 있습니다.
    ​울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충분히 슬퍼해야 상처가 아뭅니다.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면 유가족 슬픔 극복을 돕는 전문 심리상담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미 하루 한 번 산책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계신 당신의 발걸음을 깊이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24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는 내내 아버님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또 지난 한 달 동안 얼마나 큰 슬픔과 죄책감을 견디고 계셨는지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작성자님이 겪고 계신 반응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많은 분들이 경험하는 '애도 과정'의 한 부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오랜 간병을 한 가족들은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반복하며 자신을 가장 엄격하게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글을 천천히 다시 읽어보면, 작성자님은 아버님을 외면한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곁을 지킨 사람이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간병을 하셨고, 호스피스를 알아보고, 마지막 순간까지 임종을 함께하셨습니다. 너무 힘든 순간 잠시 다른 방으로 피했던 기억 하나만 붙잡고 자신을 '못된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금의 죄책감이 만들어 낸 해석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아빠가 살았을까?"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버님의 병은 오랜 시간 진행된 중증 질환이었습니다. 작성자님의 행동 하나가 병의 경과를 바꾸지는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자꾸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고 합니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만들어내는 흔한 심리이기도 합니다.
    
    임종 장면이 반복해서 떠오르고, 의욕이 떨어지고, 사람을 만나기 싫고, 눈물만 나는 것도 아직 애도가 충분히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작성자님께서 이미 하루에 한 번 산책을 하고, 일자리를 찾아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작은 발걸음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생각의 고리를 억지로 끊으려고 하기보다, "또 죄책감이 찾아왔구나.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던 딸이었다."라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말해주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더라도 반복할수록 마음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돌봐준 딸이 자신을 평생 죄인처럼 벌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원하시기보다, 언젠가는 다시 웃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 그 사랑을 기억하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익명3
    작성자
    응원 감사합니다. 조언대로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다시 웃으며 삶을 살수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890채택률 4%
    작성자님, 아버님을 간병하시면서 겪으신 마음의 고통과 죄책감, 그리고 기억이 떠오르며 힘들어하시는 상황을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한 달 전만 해도 곁에 계셨던 소중한 아버님을 떠나보낸 후 남은 그리움과 복잡한 감정은 누구라도 쉽게 견디기 어려운 문제라 생각이 듭니다. 
    
    먼저, 아버님이 오래 병마와 싸우시는 동안 작성자님은 최선을 다해 돌보셨고, 아버님과 가족분들께서도 그 마음과 노력을 잘 알고 계십니다. 자신의 마음을 자책하는 것은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그로 인해 스스로를 너무 엄하게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완벽한 간병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며, 때로는 ‘해줄 수 있는 것’을 넘어서는 상황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아버님의 임종 장면과 ‘내가 더 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그 생각이 꼭 사실은 아니다’ 라는 점을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속의 죄책감은 현실과 감정을 혼동할 때 더 커지기 쉽습니다.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드리겠습니다.
    
    아버님과의 소중했던 순간과 사랑을 떠올리면서 스스로에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자주 다독여 주세요. 이 말을 마음으로 천천히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무거울 때마다 글이나 일기, 편지를 써 보면서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혼자서 감정을 묵히지 말고, 밖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치유로 이어집니다.  
    임종 장면이나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이 힘들다면, 그때의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관찰하는 연습, 즉 마음챙김 명상이나 깊은 호흡을 통해 그 순간이 ‘지금 현재의 나를 완전히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혼자 감당하기 힘들 땐 주저하지 마시고 주변 신뢰하는 사람들, 심리 상담 전문가와 이야기하며 지원을 받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작성자님께서 이미 산책하며 밖으로 나가고 취업 준비를 시작하는 작은 한걸음을 내딛고 계신 것, 정말 훌륭한 변화입니다. 그 한걸음 하나가 싸움 같은 슬픔의 시간을 조금씩 지나가게 하는 힘이 될 거예요.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과 죄책감은 서서히 다른 형태의 추억과 감사, 성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작성자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힘을 찾을 수 있으실 거예요.
    
    부디 자신을 너무 몰아가지 말고,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존중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주세요.
    익명3
    작성자
    그 말이 듣고싶었어요. 감사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천천히 노력하겠습니다.
  • 익명1
    돌아가신분에 대한 상실감은
    그 무엇으로도 되돌리기가 힘드시죠ㅠㅠ 응원합니다!!
    익명3
    작성자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상실감은 참 크더라구요. 천천히 나아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