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괜찮은 척 하며 사시는 건가요? 저는 너무 외롭고 쓸쓸해요.

 

 

 

안녕하세요. 트로스트를 이용하면서 매번 코치분들의 조언들을 읽어보며 많은 위로를 얻고 있는 한 사람이에요. 요전부터 이렇게 코치님께 직접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코치에게 묻기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어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사실 어디 가서 이런 속마음을, 그것도 아주 솔직하게 상담하듯 꺼내 놓는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특히나 다들 각자의 삶에서 힘들어도 강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볼 때면, 저만 이렇게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는 게 쑥스럽고 두렵기도 했어요.

 

그래도 오늘은 숨기지 않고 제가 겪고 있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그 안에서 반복되는 마음의 변덕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코치님의 따뜻한 조언을 통해 제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요즘 저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가 참 공허한 것 같은 날이 반복되고 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남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아침 알람 소리에 맞춰 일어나 대충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등원시키고 회사로 향하죠.

 

회사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일하고, 동료들과 적당히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웃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억지로 웃기도해요. 그렇게 때되면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밥먹고 씻고 누우면 쳇바퀴같은 하루가 끝이 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성실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겠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저는 매번 세상에 나 혼자만 뚝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껴요.

 

어느 순간부터 외로움과 고독함이 제 일상을 완전히 점령해버린 것 같아요. 사실 외로움이라는 게 갑자기 찾아오는 건 아니더라구요. 서서히, 아주 조금씩 제 일상에 스며들어서 이제는 공기처럼 당연해져 버렸어요. 예전에는 혼자 있는 시간도 잘 즐겼던 것 같아요.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면 오히려 재충전이 된다고 느꼈었거든요.

 

제일 큰 문제는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그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텅 빈 것 같다는 거예요.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웃고 떠들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그 피로감이 배가 되어서 밀려와요. 사람들과 함께할 때는 잘 몰랐던 나의 결핍이, 혼자 남겨지는 그 순간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쓴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억지로 괜찮은 척을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더 지쳐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이게 단순히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 제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머릿속에서는 "너 지금 넘 잘 살고 있잖아", "여기 있는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정작 내 마음은 그 말을 하나도 듣지 않네요.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할까?', '내 삶의 의미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이 고독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이런 생각들요.

 

사소한 일에도 금방 우울해지고, 잘한 일보다는 실수한 것들만 자꾸 떠올라 스스로를 갈아먹는 날이 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게 더 무거워지고, 무기력함은 늪처럼 저를 끌어내리는 것 같아요. '아, 또 하루를 버텨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부터 나오구요. 제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길을 잃고 헤매는 건지 정말 답답해요.

 

 

저 나름대로 이런 우울함을 없애보려고 혼자 별짓을 다 해봤어요. 스스로를 다독여보기도 하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 실행해보기도 했죠. 그렇게 세상에 있는 다른것들에 집중하다 보면 확실히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잠시 멈추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 내가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직면해야지' 싶어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너무 일시적이라는 거예요. 또 어떤날에 안좋은일로 계기가 생기면 다시 무너져 내려요.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쓸쓸함은 도무지 가라앉질 않네요. 그럴때는 마치 둑이 무너진 것처럼 감정이 쏟아져 나와요.

 

지난주에도 해결책으로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며 힘을 얻어보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만나고 돌아오면 오히려 더 큰 고독감이 밀려와요. 내가 겪는 이 깊은 감정을 온전히 이해해 줄 사람은 없는 것 같고, 괜히 내 우울한 기운을 친구들에게 전염시키는 건 아닐까 싶어 속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겠더라구요.

 

"나 요즘 좀 힘들어"라고 말하면, 다들 "다 그래, 힘내"라고 가볍게 대답하잖아요?? 그런 말은 위로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나를 더 고립시키는 것 같아요.

 

결국 다시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서, "나는 왜 이렇게 불쌍할까"라며 스스로를 한탄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완벽하게 잘 살고 싶다는 욕심이 오히려 저를 더 우울한 사고 속에 가두는 건 아닌지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내일은 더 우울해질 거야'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보면 '왜 이렇게 지쳐 보이지', '남들은 다 웃으며 사는데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더 서글퍼져요. 결혼 전 어릴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방콕에 여행을 떠난 적도 있어요. 휴양지에 가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동남아 휴양지 밤의 그 고요함이 저를 더 깊은 사색의 늪으로 밀어 넣더군요. 너무 적막하니까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숙소에서 며칠간 펑펑 울기만 하다가 돌아온 적도 있어요.

 

어떻게 뭘 더 해야 할까요? 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저를 돌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 노력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지 매일매일 고민해요. 어떤 날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서 침대에 누워만 있기도 해요. 그러면 또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저를 괴롭히고, 다시 우울감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코치님들… 이런 외로움과 우울함의 늪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 있나요? 아니, 벗어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감정에 지쳐 쓰러지지 않고 기복 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싶어요. 남들은 다들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저만 이렇게 마음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걸까요? 제 안에 뭔가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건 아닐까요?

 

제가 가장 궁금한 건, 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예요.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세요"라거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라는 뻔한 이야기는 지겨워졌어요.

 

정말 제가 이 쓸쓸함을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으로 바꿀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쁜 생각도 습관이라면, 저는 어떻게 해야 이 고독을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긍정적인 시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어요. 혹시 제가 너무 많은 것을 혼자 짊어지려고 해서 이런 감정이 찾아온 건 아닐까요? 어쩌면 저는 타인에게 기대는 법을 잊어버린 걸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과,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립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과연 건강한 거리 두기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시작하는 건지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어요.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집착하는 제가,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은데, 그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코치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코치님들이 실용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 저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어쩌면 이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저는 조금은 치유받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자면, 사실 저의 외로움은 아주 깊은 뿌리를 가진 결핍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사실 꽤 오랫동안 ’완벽한 나‘라는 배역을 연기해왔던 것 같아요.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밝고, 문제없고, 똑 부러지는 사람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가면을 쓰고 살다 보니, 정작 진짜 내 마음은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잃어버린 것 같아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내가 진짜 내가 아니라, 내가 연기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배역때문인 것 같다는 의심도 들어요. 그러니 친한 사람들을 만나도 마음껏 안심할 수가 없어요. 언제든 가면이 벗겨지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버릴까 봐 두려운 마음이 항상 기저에 깔려 있는 거죠.

 

이런 마음을 코치님께 고백하는 것조차 사실 조금 부끄러워요. “겨우 이런 일로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나”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저에게는 이게 정말 삶을 흔드는 큰 문제거든요. 저는 다시 오래전처럼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사람들 틈에 있어도 편안한 그런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요.

 

어쩌면 저는 '고독'과 '외로움'을 같은 단어로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히 나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은데, 자꾸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끼어들어서 그 시간을 파괴하는 거죠. 고독은 내 안을 채우는 힘이 될 수도 있는데, 저는 그 시간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자꾸 외부의 자극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고만 했던 게 아닐까요?

 

코치님~~이 고독을 어떻게 하면 친구로 만들 수 있을까요? 내 안의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제가 무엇부터 시도해보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복잡한 계획보다는, 당장 내일부터라도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 부터 알고 싶어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만큼 제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어 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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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울증을 주제로 4.4만명이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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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072채택률 2%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정성껏 적어주신 글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얼마나 오래 혼자 견뎌오셨는지가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신 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내신 것입니다.
    
    먼저 질문에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괜찮은 척 하며 사는 건가요?"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는 자신의 불안과 외로움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겉모습'과 내 '속마음'을 비교하게 됩니다. 그러니 나만 유난히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제가 더 주목한 부분은 외로움 자체보다도 '혼자 있을 때도 외롭고,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롭다'는 표현이었습니다.
    
    이럴 때의 외로움은 사람의 숫자가 부족해서 생기는 외로움이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때 느끼는 외로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글에서 "완벽한 나를 연기해 왔다", "가면이 벗겨지면 사람들이 떠날 것 같다"고 하셨지요.
    
    저는 이 문장이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는 너무 오래 '사랑받기 위해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오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긴장해야 했고, 사람을 만나도 쉬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요.
    
    사람을 만나고 오히려 더 지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진짜 나를 보여주지 못한 채 계속 에너지를 쓰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의 감정을 억지로 없애려고 애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없애야 할 적이라기보다 "지금 내 마음이 연결과 휴식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로움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만드는 첫걸음은 외로움을 분석하기보다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도 또 외롭네."가 아니라,
    
    "아, 지금 내 마음이 많이 지쳤구나."
    
    "오늘은 위로가 필요한 날이구나."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연습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마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 줍니다.
    
    또 완벽주의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완벽주의는 잘하려는 성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실패하면 사랑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연습은 "대충 살아야지."가 아니라,
    
    '실수하는 나도 괜찮다'는 경험을 하나씩 쌓는 과정입니다.
    
    오늘 하루 작은 실수 하나가 있었다면 일부러 이렇게 말해보세요.
    
    "오늘도 실수했지만, 그게 나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반복될수록 마음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고독을 친구로 만드는 방법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정말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 하루 10분, 휴대폰 없이 산책하기.
    - 하루 한 줄이라도 "오늘 내 마음은 어땠는지" 적어보기.
    - 하루에 나 자신에게 고마웠던 일 한 가지 찾기.
    - 누군가를 만나면 잘 보이려 하기보다 솔직한 감정 한 문장만 이야기해 보기.
    
    이런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이상 벌을 받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글 속에는 "내일은 더 우울해질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겁다", "무기력하다"는 표현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외로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울감이 꽤 오래 이어지고 있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센터에서 현재 상태를 한 번 평가받아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도움을 받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결함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혼자 버티느라 지쳐 있는 사람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더 강해져야 한다"보다 "조금은 기대어도 된다"는 연습을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긴 글을 쓰신 것 자체가 이미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낸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꼭 한 번 건네주세요.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많이 위로 받았어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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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BEST
    답변수 527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사연자님,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용기 내어 꺼내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완벽한 나'라는 배역을 연기하며 지내온 지난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그 가면 아래 숨겨진 진짜 사연자님의 마음이 얼마나 쉴 곳을 갈구하고 있었을지 그 깊이가 전해져 옵니다.
    
    사연자님은 결코 나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타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애쓰고, 자신의 우울을 스스로 다스려보려 끊임없이 노력해 온 아주 성숙하고 책임감 강한 분이에요. 지금 느끼는 외로움은 사연자님이라는 사람이 병들어서가 아니라, '진짜 나'를 너무 오랫동안 뒷전으로 밀어두었기에 보내오는 절실한 신호입니다. 이제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이렇게 마주하고 있으니, 치유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사연자님이 말씀하신 고독을 '친구'로 만들고, 억지로 연기하지 않아도 편안해지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안해 드립니다.
    
    1. '가면'을 벗기 위한 '안전한 불완전함' 연습
    사람들이 나를 떠날까 봐 두려워 가면을 쓰고 있다면, 그 가면을 아주 조금씩 틈을 내어 벗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틈 만들기: 내일 만나는 동료나 친구에게 완벽한 모습 대신, 아주 사소한 실수를 고백하거나 "사실 오늘 조금 피곤하네"라고 솔직한 감정을 한 문장만 덧붙여보세요.
    
    결과 확인하기: 놀랍게도 사연자님이 조금 솔직해졌을 때 사람들은 사연자님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 인간미를 느끼고 안심하게 될 거예요. 이 경험들이 쌓이면 '가면을 벗어도 괜찮구나'라는 확신이 생길 것입니다.
    
    2. 고독을 '친구'로 만드는 3단계 루틴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이유는 그 시간이 '무엇인가 해야만 하는 시간' 혹은 '불안을 마주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나를 환대하는 시간'으로 바꿔보세요.
    
    1단계: 나를 위한 의식(Ritual) 만들기: 혼자 있을 때 휴대폰을 내려놓고, 좋아하는 향의 차를 우리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등 '나만을 위한 작은 의식'을 정해두세요. 이것은 '고립'이 아니라 '나와의 데이트'라는 의미를 줍니다.
    
    2단계: '감정 일기'가 아닌 '관찰 일기' 쓰기: "나는 왜 이럴까"라는 자책 대신,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중 좋았던 아주 작은 일(예: 커피가 맛있었다, 햇살이 좋았다) 하나와 나를 힘들게 한 감정의 이름을 한 단어씩만 적어보세요. 내 감정을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그것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단계: 적막을 채우는 백색 소음: 여행지 밤의 적막이 힘들었던 것은 아무 소리도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혼자 있을 때는 잔잔한 라디오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두어 '심리적 안전거리'를 확보해 보세요.
    
    3.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5분 휴식법
    완벽주의는 사연자님을 지키기 위한 보호막이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연자님을 옥죄고 있습니다.
    
    '대충의 미학' 실천하기: 오늘 퇴근 후 집안일이나 자기 계발을 할 때, 100점이 아니라 '60점만 하자'라고 목표치를 의도적으로 낮춰보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사연자님 스스로 체험해야 합니다.
    
    불안할 땐 '몸'으로 돌아오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우울해질 때,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5분간 집안을 정리하거나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산책하세요. 뇌는 몸이 움직일 때 우울한 생각의 회로를 차단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4. 상담을 고민하는 사연자님께
    상담 센터를 4군데나 찜해두고 연락해 보셨다는 건, 사연자님이 이미 스스로를 살릴 힘이 충분하다는 증거입니다. 상담은 사연자님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답을 듣는 곳이 아니라, 내가 어떤 배역을 연기하며 살아왔는지 함께 발견하고 그 무거운 의상을 하나씩 벗겨가는 과정입니다. 고민하지 말고 가장 마음이 편해 보이는 곳에 예약 날짜를 잡으세요. 그 첫걸음이 사연자님을 '가면 뒤의 진짜 나'와 만나게 해줄 것입니다.
    
    사연자님, 억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고독하면 고독한 대로 "그래, 지금 내가 조금 쓸쓸하구나"라고 스스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세요. 그것이 사연자님이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다정함입니다.
    
    사연자님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연기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귀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오늘 밤은 억지로 강해지려 하지 말고, 지친 사연자님 자신을 토닥이며 편안히 쉬시길 바랍니다. 사연자님의 겸허한 노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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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BEST
    답변수 624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써 내려가신 것, 그리고 그 안에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마음을 열어주신 것, 정말 고맙고 또 마음이 쓰여요. 부끄럽다고 하셨지만, 이건 겨우 이런 일이 아니에요. 삶을 흔드는 큰 문제라고 하셨잖아요. 맞아요. 본인에게 그렇다면 그런 거예요. 그 무게를 축소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먼저 글에서 마음에 남는 부분을 짚고 싶어요. "아, 또 하루를 버텨야 하는구나" 하고 아침마다 한숨부터 나온다는 것, 무기력이 늪처럼 끌어내린다는 것, 그리고 방콕에서 며칠을 펑펑 울다 오셨다는 이야기요. 지금 꽤 오랫동안, 꽤 깊이 힘드셨던 거잖아요.
    
    이제 물어보신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게요. 정말 깊이 자신을 들여다보신 질문들이라, 하나씩 진지하게 답하고 싶어요.
    먼저 가장 핵심을 짚어주셨어요. "완벽한 나라는 배역을 연기해왔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진짜 내가 아니라 내가 연기하는 괜찮은 사람일 것"이라는 두려움이요. 이게 지금 외로움의 뿌리예요.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텅 빈 이유가 여기 있어요. 함께 있는 건 진짜 나가 아니라 가면을 쓴 나니까, 아무리 사람을 만나도 진짜 나는 여전히 혼자인 거예요. 그래서 만나고 오면 오히려 더 지치는 거고요. 억지로 괜찮은 척한 대가가 나에게 쌓이니까요. 이건 본인의 결함이 아니에요. 사랑받고 싶어서, 떠나지 않길 바라서 만든 생존 방식이에요. 문제는 그 방식이 이제 본인을 외롭게 만들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외로움을 다루는 시작점은, 사람을 더 만나는 게 아니라 가면을 아주 조금씩 벗는 거예요. "나 요즘 좀 힘들어"라고 했을 때 "다 그래, 힘내"라는 답이 돌아와서 더 고립됐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그 말이 너무 가벼운 표면적 표현이라 상대도 가볍게 받은 거예요. 대신 딱 한 사람에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취약함을 열어보는 거예요. "사실 나 요즘 사람들 만나고 와도 공허하고, 진짜 내 모습을 들키면 떠날까 봐 무서워." 이렇게요. 이건 큰 용기가 필요하고 처음엔 무섭지만, 진짜 나를 보여줬는데도 상대가 떠나지 않는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쌓이면, "가면 없는 나도 사랑받을 수 있구나"라는 감각이 생겨요. 그게 외로움의 뿌리를 녹이기 시작해요.
    
    두 번째,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고 싶다고 하신 것. 정말 통찰이 깊으세요. 맞아요. 고독은 내 안을 채우는 시간이고, 외로움은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결핍으로 느끼는 거예요.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당장 고독을 친구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으셨으면 해요.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자꾸 자기 비판과 반추로 흘러가는 상태잖아요. 이 상태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야지" 하고 억지로 파고들면, 방콕에서처럼 오히려 눌러왔던 감정이 파도처럼 덮쳐요. 그러니 고독을 자양분으로 바꾸는 건 마음이 조금 회복된 다음의 일이에요. 지금은 그 순서가 아니에요.
    
    당장 내일부터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을 원하셨으니 드릴게요. 혼자 있는 시간에 나를 들여다보되, 판단하지 않고 그냥 적기만 해보세요. "오늘 나는 이런 감정을 느꼈다"까지만요. "그래서 나는 왜 이 모양이지"로 넘어가지 말고 딱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서 멈추는 거예요. 이건 고독을 견디는 아주 작은 근육 운동이에요. 그리고 침대에 누워만 있는 날, "시간을 낭비했다"고 자책하는 대신 "오늘은 내 몸과 마음이 쉬어야 했구나"라고 말해주세요. 쉬는 것도 돌보는 거예요.
    
    세 번째, 완벽주의와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연습. 이건 위의 가면 이야기와 한 뿌리예요. 완벽해야 사랑받는다고 믿으니 실수 하나에 집착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연습은 일부러 작게 불완전해보는 거예요. 사소한 실수 하나를 그냥 두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하는 거예요. 완벽하지 않은 나를 보여줬는데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익히면, 그 강박이 조금씩 느슨해져요.
    
    그런데 여기서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지금 겪고 계신 것들, 오래 이어지는 공허함과 무기력, 아침마다 무거워지는 몸, 사소한 일에도 우울해지고 실수만 곱씹으며 자신을 갈아먹는 것, 이건 단순한 외로움을 넘어선 신호일 수 있어요. 그리고 가면 뒤의 진짜 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그 깊은 결핍은, 혼자 별짓을 다 해봐도 일시적으로만 나아지는 게 당연해요. 이건 혼자 다룰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진심으로 권하고 싶어요.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셨으면 해요. 특히 지금 겪는 어려움, 즉 가면을 쓰고 살며 진짜 나를 잃어버린 느낌,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 어린 시절부터 이어졌을 수 있는 이 결핍은 심리상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다뤄지는 영역이에요. 상담은 바로 그 안전한 관계 안에서, 가면을 벗은 진짜 나를 보여줘도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는 곳이거든요. 본인이 그토록 원하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사람들 틈에서도 편안한 상태"로 가는 데, 그게 실질적인 힘이 될 거예요. 이렇게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분이라면 상담에서 정말 많은 걸 얻으실 수 있어요.
    
    물어보신 것 중에 "혹시 내가 너무 많은 걸 혼자 짊어지려 해서, 기대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닐까"라는 게 있었죠. 저는 그게 핵심을 정확히 찌른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완벽한 나를 연기하느라 아무에게도 진짜로 기대지 못했잖아요. 그러니 지금 필요한 건 혼자 이 고독을 정복하는 게 아니라, 안전한 누군가에게 기대는 연습이에요. 그게 친구 한 명일 수도, 전문 상담자일 수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남들은 다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흔들린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 남들도 각자의 가면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본인이 완벽한 나를 연기하듯이요. 그러니 본인만 결함이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본인은 그 가면을 알아차리고, 진짜 나로 살고 싶다고 이렇게 간절히 바라고 있잖아요. 그건 결함이 아니라 회복하려는 힘이에요.
    
    이 긴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조금 치유받는 것 같다고 하셨죠. 그 감각이 맞아요. 마음을 꺼내는 게 회복의 시작이거든요. 그러니 이 이야기를, 여기서 멈추지 말고 상담자에게도 이어가 보셨으면 해요. 혼자 다 짊어지지 않으셔도 돼요.
  • 익명3
    외롭다는 기분이 들면
    확실히 그게 맞더라구요..진짜 그렇더라구요 
    익명1
    작성자
    맞아요, 이제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려고 해요~
  • 익명2
    글을 읽는 내내 얼마나 오래 혼자 이 마음을 견뎌오셨을지 느껴져서 쉽게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집에 돌아오면 더 큰 고독이 밀려온다’는 부분이 오래 마음에 남네요. 겉으로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마음속에서는 치열하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글로 풀어낸 것만으로도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부디 스스로를 너무 결함 있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코치님의 따뜻한 조언도 많이 얻으시고, 무엇보다 글쓴님 스스로도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익명1
    작성자
    제 마음에 깊이 공감해 주시고 다정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남겨주신 한마디 한마디가 저에게는 정말 큰 위로로 다가오네요. 진심 어린 위로를 받으니 마음의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에요. 스스로를 결함 있는 사람이라 몰아붙이지 말라는 말을 가슴에 깊이 새겨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