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스트 카페 사장 특징, 1년 동안 겪으며 배운 대처와 극복
워킹홀리데이로 작은 카페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처음에는 사장이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나를 잘 챙겨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일을 빨리 배운다며 칭찬도 해줬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나를 괜찮은 직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상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은 손님이 내가 만들어준 음료를 맛있게 먹고 다음에도 꼭 만들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기분이 좋아서 사장에게 이야기했는데, 사장은 내가 잘했다는 말보다 자기가 사람을 잘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바쁜 시간에 주문 하나를 잘못 넣었을 때 사장은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왜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못하냐고 크게 지적했다. 내가 바로 수정하겠다고 했는데도 한참 동안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며칠 뒤 다른 직원이 비슷한 실수를 했을 때는 바쁘면 그럴 수도 있다며 웃고 넘어갔다. 그때부터 사장이 실수 자체보다 사람을 가려서 대한다는 느낌을 살짝 받았다.
또 사장은 직원들을 자주 비교했다. 어느 날에는 다른 직원은 알려주면 한 번에 알아듣는데 나는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다는 식으로 말했고, 이름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뻔히 알 수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뒤부터는 다른 직원보다 일을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괜히 더 빨리 움직이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칭찬과 냉정한 태도가 반복되는 것도 힘들었다. 어떤 날은 일을 정말 잘한다며 오래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며칠 뒤에는 작은 실수 하나를 가지고 일을 대하는 태도가 왜 그러냐며 차갑게 대했다. 어제는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데 다음 날에는 내가 일을 제일 못하는 직원이 된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쉬는 날에 사장에게서 연락이 계속 왔다. 처음에는 급한 일인가 싶어 바로 답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재고가 어디 있는지, 다음 날 몇 시에 출근하는지 묻는 메세지를 쉬는 날마다 연락을 해왔다. 답장이 조금 늦으면 왜 답을 안 하냐그래서, 쉬는 날에도 휴대폰을 계속 확인해야 했고 알림이 울리면 사장일까 봐 너무 신경쓰이고 소화도 안되고 긴장됐다.
사람 관계에도 은근히 간섭했다. 다른 직원들과 퇴근 후 술한잔 하는 날에는 누구와 있었는지 물어봤고, 내가 다른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은근히 못마땅해했다. 처음에는 그냥 관심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사장에게 의지할 때는 유난히 잘해주고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질 때는 차가워지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출근할 때마다 사장의 표정을 먼저 확인하고, 표정이 안 좋아 보이면 하루 종일 눈치를 봤고, 사장 근처에서는 평소보다 손이 더 느려졌다. 실수할까 봐 긴장하다 보니 오히려 사소한 실수가 늘기도 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오늘 내가 뭘 잘못했는지 계속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장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기보다 업무에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감정적으로 지적을 받을 때는 바로 내 잘못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쉬는 날에는 급한 일이 아니면 답장을 바로 하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과도 내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면서 혼자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다른 직원들도 사장의 기분에 따라 카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제야 내가 일을 못해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1년을 채운 뒤 그 카페를 그만뒀다. 막상 나오고 나니 사장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서 너무 홀가분 했고 다른 곳에서 일해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실수하면 이유를 설명해주고 다시 알려주는 사장도 있었고, 내가 일을 잘했을 때 내 공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만약 이런 비슷한 사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면 모든 문제를 자신의 부족함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1년 동안 내가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환경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를 계속 눈치 보게 만들고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환경이라면 무조건 참고 버틸 필요는 없다. 업무와 개인적인 감정을 분리하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도 대처이고, 필요하다면 그곳을 떠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나에게는 그 카페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국 가장 확실한 극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