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실패와 공황장애 - 알프람정 1년 복용과 효과

안녕하세요

제가 겪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배우자의 사업 실패 소식이 날벼락처럼 떨어진 그날 이후, 제 삶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습니다. 걱정 없이 조용하고 평온하게 살던 저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빚 독촉과 시도 때도 없이 울려 대는 전화벨 소리로 가득 찼어요. 평소 침착하기로 소문난.. 저인데요, 끝없는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불안감으로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그저 휴대폰 진동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이 턱 막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절망감 속에서 더는 버틸 수 없어 친구의 권유로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소를 찾았고, 그렇게 제 공황장애 치료를 시작 했습니다.

 

처음 처방받은 약은 대표적인 공황장애 약물인 알프람정과 ‘에스시탈로프람’이었습니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온종일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의 조여 드는 증상이 조금씩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미친 듯이 뛰던 심장박동이 약 기운 덕분에 차분하게 가라앉았고,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치워진 듯 숨쉬기가 한결 수월해지더라고요. 매 순간 극심한 불안의 파도가 약을 통해 물리적으로 나아지는 것을 보며, 이것이 마음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몸의 신경전달물질 질환이란거구나 하고 실감하고 깨달았어요

 

 

그렇게 약을 꾸준히 복용한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상적인 불안을 다스리는 데 약은 효과는 있는데 감내해야 할 부작용도 뒤따랐습니다. 

 

복용 초기에는 온종일 머리가 띵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증상이 지속되었고, 시도 때도 없이 쏟어지는 무기력한 졸음 때문에 일상생활을 기민하게 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때로는 감정이 너무 무뎌져서 슬픔도 기쁨도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이러한 부작용들을 무작정 약을 끊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의사 선생님과의 세심한 상담을 통해 약의 용량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버텨냈습니다. 쏟아지는 졸음과 무기력증을 이겨내기 위해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기보다 "지금 내 뇌가 쉬어가는 중이구나" 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했습니다. 

 

부작용이 올 때마다 일기를 쓰며 제 몸의 반응을 기록했고, 주치의에게 상세히 공유하면서 제 몸에 딱 맞는 적정 용량을 찾아가는 과정을 차분히 견뎌냈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약에만 의존해서는 마음의 뿌리 깊은 상처를 치료할 수 없었기에, 저에게 효과가 있었던 극복 방법들을 하나씩 삶에 채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정기적인 심리상담이었습니다. 상담소에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남편의 사업 실패 이야기, 빚 독촉에 시달리며 느꼈던 수치심과 공포를 온전히 쏟아내면서 꽁꽁 묶여 있던 마음의 응어리가 서서히 풀어지긴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던 상담소를 마음이 편안해짐에 따라 점차 격주로, 한 달에 한 번으로 횟수를 서서히 줄여나갔지만 꾸준히 상담은 받았어요

 

약물과 상담 외에도 제 일상을 지탱해 준 소중한 루틴들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자리에 앉아 10분간 깊은 호흡으로 명상을 하며 밤새 쌓인 불안을 걸러냅니다. 명상을 마친 후에는 하천변으로 나가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연주 음악을 귀에 담으며 천천히 산책을 합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하천변을 걷는 시간은 제가 가장 아끼는 시간이 되었어요.

 

집으로 돌아와서는 정성스럽게 내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평온한 책 한 권을 읽으며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처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전화기만 봐도 사시나무 떨듯 떨던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저는 기적처럼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약도 아주 소량만 복용하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불안이 찾아와도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졌음을 느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갑작스러운 삶의 시련으로 숨 막히는 공황의 터널을 지나고 계실 분들에게 꼭 이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느끼는 그 공포와 신체 증상은 결코 여러분이 나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약과 상담의 손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일상의 루틴부터 나를 위해 채워 나가다 보면, 이 짙은 안개도 결국은 서서히 걷히고 눈부신 평온이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부디 스스로를 믿고 한 걸음만 내딛어 보세요.

댓글12
  • 익명5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며 경과를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소중한 후기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큰 희망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익명5
    힘든 시기를 버텨내며 1년간 꾸준히 관리해 오신 노력에 깊은 응원을 보냅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차근차근 회복해 나가시며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요.
  • 익명8
    그동안 휴대폰 진동 소리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숨이 막힐 정도였다면 정말 많이 지치셨을 것 같아요. 친구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와 상담소를 찾아 치료를 시작한 것도 잘하신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익명7
    배우자 사업실패 이후 공황장애까지 겪어내신 과정이 얼마나 벼랑 끝 같았을지 글 읽으면서 숨이 막히는 마음이 전해졌어요. 약물치료랑 정기적인 심리상담이랑 아침 명상 루틴까지 스스로 삶을 다시 채워넣으신 모습이 너무 단단해서 지금 공황 터널에 있는 분들께 큰 힘이 될 거라고 느꼈어요.
  • 익명6
    읽으면서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한 시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많은 분들이 정신과 약을 먹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계시지요. 그런데 쓰니님의 글을 읽고 나니 약은 의지의 부족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몸과 마음이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약만 믿기보다 상담과 명상, 산책, 독서처럼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함께 회복해 나가신 점도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결국 회복은 어느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여러 작은 노력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나도 괜찮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얻으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쓰니님께 평온한 일상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 익명5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요.
    조금씩 회복하고 계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 익명3
    저도 약복용이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오전은 아무일도 할 수 없더라구요.. 졸림과 멍함이 점차 나아지지만 확실히  릴랙스효과가 있어서 좋더라구요..
    수면장애는 없으셨나요.. 저는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어서 힘들었거든요..
    공항장애는 꾸준히 상담받는게 제일 중요하더라구요.. 꾸준히 치료 받으시고 밝고 행복한 날 되시길 응원할께요
    익명4
    작성자
    평생 먹지 않던 약이라 그런지 겁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효과는 있지만 졸림 과 멍한기분이 지배하는것 같아서 감정이 메마른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꾸준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 익명2
    1년간의 약 복용과 상담으로 많이 좋아지셨네요. 
    약만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익명4
    작성자
    네 맞습니다 약이 아니더라도 나의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고 주변에서도 가족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 익명1
    부작용으로도 힘드셨겠어요 
    정기적인 심리상담이 많은 도움이 되셨네요
    기운내시고 앞날 응원할께요 
    익명4
    작성자
    네 감사합니다
    약과 함께 심리상담도 마음이 개운해지고
    편해지는 공간이 되어서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