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런 일이 저한테 닥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몇 년 전에 남편 사업이 갑자기 안 좋아지더니 결국 정리하게 됐거든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큰일 없이 살아온 사람이었는데 빚 독촉 전화가 오고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하루아침에 내 인생이 뒤집힌 느낌, 그거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처음엔 그냥 잠을 못 잤어요...
밤에 누워도 눈이 말똥말똥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쉬기가 힘든 날이 생기더라고요...
별거 아닌 일에 화를 확 냈다가, 또 갑자기 멍하니 눈물이 나기도 하고.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몰랐어요. 가슴이 쿵쾅거리고 조여올 때마다 '나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혼자 계속 참다가 결국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어요. 그러다 우리 동네에 정신건강복지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았고요. 솔직히 문 앞에서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몰라요. 근데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용기내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공황장애 자가점검을 해봤는데 '주의 수준'이 나왔어요.
주의수준이 나왔는데 오히려 마음이 좀 편안한 기분이었어요. 내가 그동안 유난 떤 게 아니었구나, 진짜 몸이 보내는 신호였구나 하는 걸 눈으로 확인한 거니까요. 상담해주신 직원분이 정말 따뜻하게 얘기해주셔서 위로도 많이 받았고, 복지센터와 연계 되어있는 병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병원 선생님도 처음부터 센 약 쓰지 말고 가볍게 시작해보자고 하셨는데 저도 그게 좋을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알프라졸람 0.125mg이랑, 필요할 때만 먹는 인데놀 10mg을 처방받았어요. 약 먹으면서 병원 상담이랑 심리상담도 같이 받았는데, 신기하게 그 답답하던 불안감이 조금씩 옅어지더라고요. 내 응어리를 누군가에게 터놓고 공감 받는다는게 생각보다 위로 받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요즘은 아침 시간을 좀 소중하게 쓰려고 해요. 눈뜨면 침대에 잠깐 앉아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운동화 신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요. 예전엔 커피를 진하게 마셨는데 지금은 심장 두근거리는 게 무서워서 디카페인으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창밖 보면서 커피 한 잔 하다 보면, 그렇게 무섭던 것들도 조금씩 잠잠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처음에 '주의 수준'이라는 결과 봤을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거든요. 근데 그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고 병원 찾아간 게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일이었어요.
혹시 마음이 힘들어서 혼자 밤 새우고 계신 분 있으면, 너무 참지 마시고 가까운 센터든 병원이든 한번 문 두드려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작은 시작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줄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