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푸시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이니”**라고 노래했습니다.
나를 바꾸는 오눌의 명언
오늘은 나를 위해 걸었습니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었을까.
반려견을 간호하고, 자식들을 챙기고, 가족을 돌보느라
정작 나를 위해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해준 것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 생각이 마음에 걸렸던 걸까요.
새벽 3시 30분이 넘도록 보채는 반려견을 챙기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다가, 새벽 5시가 가까워지자 갑자기 숨이 막히는 듯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벌떡 일어나 시원한 물 한 병을 마시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 하나 챙겨 들고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섰습니다.
비 내리는 새벽이라 그런지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조용한 길을 혼자 걷는데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잔잔한 연주처럼 들려왔습니다.
차갑게 얼굴을 스치는 빗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조금 전까지 답답했던 마음이 서서히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누구를 챙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직 여름의 끝자락인 것 같은데
나뭇잎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계절은 이렇게 말없이 흘러가고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싶었습니다.
문득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말이 꼭 허무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끝나는 것만 생각하기보다
지금 내게 남아 있는 시간과 순간을 더 소중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이니”**라고 노래했습니다.
그 말을 떠올리며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기쁜 날이 저절로 찾아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작은 기쁨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가족을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고
반려견을 돌보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 모든 사랑 속에서
나 자신까지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살아온 시간만큼
이제는 나를 위해 차 한 잔 마시는 시간,
천천히 걷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도 허락해 주고 싶습니다..
오늘 새벽 빗속을 걸으며
나는 특별한 것을 얻은 것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던 나 자신을 다시 만난 것 같습니다.
삶은 계속 흘러가고
계절도 또 바뀌겠지요.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인생이 덧없다고만 생각하기보다,
그래서 더 지금을 사랑하고,
그래서 더 나 자신을 아껴야겠다고 배웠습니다.
오늘의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
이제는 너도 조금 챙김을 받아도 괜찮아.”
비 오는 새벽,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연주를 들으며
나는 그렇게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오늘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