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가 공황장애와 관련이 있는 건지 예전부터 조금 애매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평소에 항상 불안하거나 심장이 뛰는 건 아니에요.
사람 많은 지하철이나 비행기를 타도 별다른 증상이 없고요.
다만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쿵쾅 뛰고, 다리가 달달 떨리면서 호흡까지 가빠지는 증상이 아주 간헐적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그냥 스트레스 정도가 아니라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심적으로 압박감이 엄청난 상황이 되면 그런 증상이 거의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이런 증상은 10대 후반인가 그때 처음 나타났던 것 같고 증상 빈도는 가아끔... 그러나 주기적으로 나타나요.
그냥 나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몸으로 나타나는 타입인가 보다 하고 넘겼어요.
그 당시에는 공황이라는 말 자체도 지금처럼 흔하게 들어본 게 아니었고요.
나중에 공황장애라는 명칭을 알고나서는 혹시 내가 겪었던 게 공황 증상이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가점검을 해봤는데 경미한 수준으로 나오더라고요.
점수는 14점.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조금 의외기도 했어요.
물론 자가점검 결과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관련 신호가 조금 있는 것 같네요.
자가점검할 때 문항 중에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몸이 떨리고 식은 땀이 얼마나 자주 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는 실제로 증상이 나타날 때는 꽤 심한 편이라 매우 심하게 있었다쪽으로 체크했습니다.
하지만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 깥다거나 죽을 것 같았냐 하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그런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항상 나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까지 이어지지는 않거든요.
처음에는 당연히 저도 불안하긴 한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괜찮아졌고 그 경험을 여러 번 하다 보니 또 이런 증상이 나타났구나 정도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을 아예 피하면서 생활할 수도 없어요.
혼자서 해야할 일도 있고 사람 많은 장소를 이용해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 많은 곳을 피하냐는 문항에도 그렇진 않다고 했고요.
그러다보니까 경미로 나왔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제가 나름대로 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심장이 뛰면 왜 이러지? 어떡하지? 하면서 더 불안해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일부러 반대로 생각하려고 했어요.
아 또 심장이 잠깐 오류가 났나보다 하고 가볍게 생각하려 하고 괜찮아 괜찮아 진정해 숨쉬어!!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었어요.
이거 다 지나갈거야, 지나간다. 이렇게 계속 주문을 외웁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인데요.
실제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 말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됐어요.
정말 이 모든게 곧 지나갈것이고, 과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좀 괜찮아지는 게 있더라고요.
호모사피엔스가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한 것처럼 저는 생각의 전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간헐적으로 그 증상이 나타나면 저는 일부러 역으로, 이거 별 거 아니다 괜찮아질거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까 그 증상이 시작되어도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 자체는 오래 가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몸을 일부러 움직여요. 가만히 있지 않고 일부러 할일을 만들어서라도 합니다.
몸을 써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저랑 비슷한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너무 어둡게 생각하거나 내가 정말 이러다 죽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생각을 한번 바꿔보시길 바라요.
물론 제가 했던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도움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정확한 진단을 받은 건 아니니까요.
저도 자가점검을 하기 전에는 아리까리했어요.
증상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있긴 하지만, 전형적인 공황장애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자가점검을 해보니까 이게 정확하진 않더라도 문항들을 보면서 아, 이런 신체적인 증상이 공황에서 나타날 수 있구나 하고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공황 증상이 진짜 심하면 어떤 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도 문항을 보면서 대략적으로 알게 됐고요.
제가 경미 수준으로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난 공황장애가 아니구나! 하진 않지만 적어도 제 증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저처럼 이게 공황인가? 그냥 스트레스 때문인가? 하고 애매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자가점검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결과만 가지고 스스로 진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증상을 겪고 있고 그 증상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는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자가점검을 망설이지 말고 한 번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