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울렁 애니메이션은 처음 들어보는데 내용이 좋은거 같네요
자존감에 관련된 좋은 영화가 있었나 생각해 보다가 금세 떠오른 좋은 단편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2024년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에서 보았던 작품입니다.
바로 단편 애니메이션 2021년작 <울렁울렁>이라는 작품인데요, 지금 이맘때 우리 애들한테 보여주면 좋을것 같은데, 집에서 다시 보려면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몰라서 아쉽습니다.
애니는 16분짜리 단편이라 길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이야기가 다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물론 재밌고 귀엽고 웃기기도 했었구요.
이 애니메이션은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대신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감정, 스스로를 작게 느끼는 그런 마음을 차분히 보여주면서 나아갑니다.
그래서인지 아이와 함께 보기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어른들에게는 깊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좋은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울렁울렁〉은 자존감이 낮아 매사에 주저하던 소녀 ‘지은’이의 이야기입니다. 지은이는 눈에 띄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이도 아니고, 늘 중심에 서는 리더같은 인물도 아닙니다.
교실 안에서 이 친구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남들이 먼저 나서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쪽에 가깝습니다.
그런 지은이가 멋진 외모로 모두의 우상처럼 주목받는 같은 학교의 남학생 ‘건’선배와 엮이게 되고 학생회장 선거에 까지 출마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선택은 굳은 결심이라기보다, 어쩌다 맞닥뜨린 해프닝같은 상황에 가까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사소해 보이는 선택이 지은이의 내면을 조금씩 흔들어 놓습니다.
또 한편 이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인공으로서 앞서 말한 ‘고건’선배가 있는데요, 당차고 박력 있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겁쟁이였던 그가 여러 사건을 겪으며 지은이와 서로 상호작용하며 용기를 얻고 자신감을 갖게 되어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담겨 있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이 작품을 떠올리며 저는 자연스럽게 자존감이란 것의 본질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존감은 아직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른인 저에게도 자존감은 여전히 간단하게 정리하기에 쉽지 않은 주제입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에는 서툴기 때문입니다.
입으로는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고 잘도 말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기준을 내 삶에 들여놓고 판단하는 순간들이 반복됩니다.
이와 맞닿아 있는 명언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다. 왜냐하면 세상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에머슨의 이 명언은 자존감유지가 왜 어려운 문제인지를 정확히 짚어줍니다. 자존감은 단순히 자신을 좋아하는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타인들의 기준이 밀려오는 환경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로 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울렁울렁〉 속 지은이가 느끼는 부담 역시 바로 이런 지점에서 비롯됩니다.
지은이는 다른 친구들처럼 말솜씨가 좋지도 않고, 사람들 앞에 서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선거에 나서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내가 해도 될까’?, ‘괜히 나섰다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 모습은 아이들만의 고민이라기보다, 많은 어른들이 여전히 안고 살아가는 감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자존감은 흔히 자신감을 높이는 기술이나 긍정적인 사고로만 설명되곤 합니다. 하지만 <울렁울렁>은 자존감을 그렇게 단순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존감이란 자신을 특별하게 믿는 일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은이는 선거 과정에서 계속해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 부족함을 숨기거나 부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상태 그대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 장면을 보며 어울린다고 생각한 자존감에 관련된 명언이 있습니다.
“아무도 당신의 동의 없이 당신을 열등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 엘리너 루스벨트
이 말은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그만큼 이 주제에 딱 유효한 문장입니다. 우리는 흔히 상처를 주는 말이나 평가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습니다.
하지만 엘리너 루스벨트는 그 평가가 나를 규정할 수 있을지는 결국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타인의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 삶은 불가능하지만, 그 시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라는 뜻입니다.
〈울렁울렁〉 속 지은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의 반응, 주변의 기대와 우려는 계속해서 그녀를 흔듭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지은이는 타인의 평가보다 자신의 선택을 우선합니다.
그 선택이 항상 자신감을 동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과 긴장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는 태도가 지은을 조금씩 변화시킵니다.
자존감은 종종 좋은 결과에서 얻은 보상이나 충만한 감정 같은 것으로 오해받습니다. 무언가를 잘 해냈을 때,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생기는 감정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은 자존감이 반드시 결과가 아니라 충실한 과정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지점은 지은이가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실패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시도해보는 경험, 그 경험 자체가 지은의 자존감을 구성해 나갑니다.
이 지점에서 어울리는 또 하나의 명언이 있습니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신뢰하는 능력이다.”
– 나다니엘 브랜든
자존감 연구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의 이 말은 자존감의 핵심을 간결하게 설명합니다.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면 어떤 선택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자신을 신뢰할 수 있다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울렁울렁〉 속 지은이는 바로 이 신뢰를 아주 느린 속도로 점차 쌓아 올립니다.
여기서 또 하나 어울리는 명언이 있습니다.
“당신 자신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
– 부처
이 문장은 자존감을 도덕적이거나 철학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자존감은 성취나 능력의 크기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지니는 가치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말은 특히 타인과의 비교에 지친 사람들에게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울렁울렁〉 속 지은이는 처음에는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작게 느낍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비교의 기준이 조금씩 바뀝니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대신, 어제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을 비교하게 됩니다.
그 변화는 크지 않지만 확실하고 선명합니다. 그 미세한 변화가 지은의 태도를 바꾸고,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인상적인 이유는 자존감의 회복을 과장해서 표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은이는 갑자기 당당한 아이로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긴장하고, 여전히 실수합니다.
다만 실수 이후에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스스로를 탓하며 움츠러들기보다,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태도를 점차 배워가게 됩니다.
이와 관련한 적합한 명언이 있습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성장하기 시작한다.”
– 칼 로저스
칼 로저스의 이 말은 〈울렁울렁〉이 보여주는 자존감의 방향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변화는 자기 부정에서가 아니라 자기 수용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울렁울렁>은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자존감은 자신을 무조건 긍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그 한계가 자신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종종 단점이나 실패를 자신 전체로 확대 해석합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실패를 그저 하나의 경험 정도로만 받아들입니다. 〈울렁울렁〉은 이 차이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가도 지은이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이 더 이상 스스로를 부정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점에서 〈울렁울렁〉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자존감이란 남들보다 앞서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는 태도라는 사실입니다.
이 대목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명언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다.”
– 브레네 브라운
브레네 브라운의 이 말은 자존감을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옵니다. 자존감은 마음속 다짐이 아니라,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울렁울렁〉 속 지은이가 보여준 변화 역시 바로 이 ‘자기 자신에게 덜 엄격해지는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시선에 자신의 삶의 방향을 맡기지 않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움츠러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선택을 반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존감이 지켜지고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울렁울렁〉을 통해 저는 자존감에 대해 다시 정리 해보게 됐습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용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용기는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덜 미워하고 아주 조금 더 사랑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일 수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 <울렁울렁>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이미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이며, 그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초라해진다고 느낄때면 이 자존감 명언들을 다시 되새기며 <울렁울렁> 애니메이션 속 지은이와 고건선배처럼 저도 여러분들도 모두 본인 스스로를 아끼고 다시 자존감 충전을 시작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