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만 잘 먹어도 일상 생활이 충분히 가능 하네요
저는 오랫동안 그냥 제가 나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겁고 씻는 일이나 밥을 먹는 것도 귀찮게 느껴졌지만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이후로는 사람을 믿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고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겉으로는 평범한 척 생활했지만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새벽까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는 날이 많아졌죠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사건 하나로 결국 무너졌고 처음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실제 치료 과정에서 느꼈던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어떤 치료를 선택하셨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3년 겨울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한채 방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연락이 와도 받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날 새벽 편의점에 나갔다가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길가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게 되었고 우울증 진단 후 우울증 치료 방법으로 심리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기 시작했네요
처음에는 약물치료만 생각했지만 상담을 통해 제 감정의 원인을 함께 정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심리상담 치료를 함께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치료를 시작하고 언제쯤,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우울증 치료를 시작한 뒤 바로 좋아진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 한 달 정도는 여전히 무기력했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주 정도 지나자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예전에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다가 끝나는 날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 씻고 밖에 나가 산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제가 왜 그렇게 사람 눈치를 보고 스스로를 계속 깎아내리는지 이해하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약물치료 덕분인지 새벽마다 이유 없이 울거나 심장이 답답해지는 증상도 조금씩 줄어들었네요
3. 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건 제 상태를 인정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두려웠거든요
특히 상담 시간마다 과거 이야기를 꺼내야 했는데 학교 시절 왕따를 당했던 기억이나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던 경험을 다시 이야기하는게 너무 괴로웠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감정이 더 무거워져 하루 종일 아무 말도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식욕이 줄고 하루 종일 멍한 느낌이 들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때는 치료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네요
4. 치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이 있다면요?
우울증 치료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은 변화들을 기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상담 선생님 권유로 하루에 한 줄이라도 감정을 적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였던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제 상태를 돌아보게 해줬습니다
예전에는 일주일 내내 씻지 못하던 제가 하루 한 번이라도 밖에 나간 날 체크를 하면서 아주 작은 변화도 스스로 인정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무조건 빨리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오늘 하루만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생활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구요
완벽하게 회복하려고 하기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덜했습니다
5. 치료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도 처음에는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내가 정말 망가진 사람 같았고 정신과에 간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건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그동안 혼자 너무 오래 버티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우울증 치료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약물치료가 맞는 사람도 상담 치료가 더 잘 맞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건 혼자 참고 견디는 시간을 너무 길게 만들지 않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도움을 요청하는건 약한 행동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를 시작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진건 아니었어요
지금도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는 날이 있고 사람을 피하고 싶은 순간도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무너지고만 있지는 않게 됐어요
적어도 내가 왜 힘든지 이해하게 되었고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힘들 때는 도움을 받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행동일 수 있거든요
혹시 지금 치료를 망설이고 있으시다면 완벽하게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