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요즘 제 마음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서 우울 자가점검을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는 **13점, ‘가벼운 우울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전체 참여자 중 상위 82% 구간에 해당하고, 60대 이상 여성 평균 점수인 26점보다 13점 낮은 결과라고 나왔습니다. 물론 이런 자가점검 결과가 우울증을 진단하는 것은 아니고 참고용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그런데 결과를 보고 나니 문득 요즘 제가 왜 이렇게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저에게는 13년 전 겨울 길에서 우연히 만나 가족이 된 소중한 반려견 로니가 있습니다. 지금 추정 나이가 18살 정도 된 노령견이고,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이제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라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가족입니다.

 

그런 로니가 얼마 전 갑자기 걷지 못하게 되었고, 지금은 하반신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혼자 서거나 걷는 것이 어렵습니다. 대소변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어 제가 직접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다리가 불편해진 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퇴행성 관절염과 슬개골 탈구 등의 진단을 받고 나니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MRI 같은 정밀검사도 고민하고 있지만 나이가 많아 마취에 대한 걱정도 있고, 앞으로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로니에게 가장 좋은 것인지 결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로니를 돌보는 일이 하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로니를 살피고 대소변을 도와주고, 아픈 곳은 없는지 계속 지켜보다 보니 몸도 많이 지치고 마음도 함께 지쳐가는 것 같아요.

제 속마움도 모르는 주변사람들은 안락사를 권합니다.

날 위로해준다고 하는 그런 말들이 정말 싫고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싫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들도 조금씩 버겁게 느껴지고,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늘었습니다. 로니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하고, 앞으로 로니에게 어떤 시간이 남아 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우울 자가점검에서 나온 13점이 혹시 제가 우울증이 있어서라기보다 최근 로니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돌봄에 대한 걱정, 오랜 시간 함께한 가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일시적으로 마음이 많이 지친 결과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물론 저도 제 마음을 그냥 넘기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울감이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전문가와 상담도 받아보려고 해요. 지금은 우선 제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너무 혼자서 감당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로니를 보면서 ‘조금만 더 잘해줄 걸’,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자꾸 듭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로니와 함께했던 수많은 시간과 추억을 생각하면, 제가 로니에게 해준 사랑이 결코 부족했던 것만은 아니겠지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로니가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편안하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곁에서 돌봐주는 것, 그리고 저 역시 너무 지치지 않도록 제 마음과 몸을 함께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저처럼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노령으로 접어들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어져 우울 자가점검이나 심리검사를 받아보신 분이 계실까요?

 

그때의 우울감이 일시적인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상담이나 치료의 도움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반려동물을 오래 돌보고 계신 분들이라면 보호자의 마음을 어떻게 다독이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로니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참 소중합니다. 힘들고 눈물 나는 순간도 많지만, 그래도 로니가 제 곁에 있는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잘 보내고 싶어요.

오늘도 개모처위에 허리보호대를 채우고 살살 산책하고 왔지요.

[우울증] 반려견 로니를 돌보며 받아본 우울 자가점검, 13점이 나왔어요

로니야, 엄마가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처럼 네 곁에 있을게. 우리 조금만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함께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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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익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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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 어머님, 글을 읽는 내내 로니를 향한 깊은 사랑과 또 한편으로 어머님의 지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가슴이 참 먹먹해졌어요.
    
    18살이라는 긴 시간 동안 로니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셨는데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오고 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되셨으니 몸도 마음도 지치는 건 정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쉽게 던지는 안락사라는 말들이 어머님께 얼마나 큰 상처와 외로움으로 다가왔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네요... 속상한 마음에 사람들을 피하게 되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저 역시 그 상황이라면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을 거 같아요.
    
    자가점검에서 나온 13점이라는 점수는 어머님 말씀대로 우울증이라기보다는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 아픈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슬픔과 앞으로 다가올 이별에 대한 불안이 겹친 일시적인 마음의 과부하 상태 같아요.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고 부족했던 기억만 떠오르시겠지만, 18살 노령견이 될 때까지 로니를 돌보신 것 자체가 엄청난 사랑과 헌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로니는 이미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아 행복한 강아지일 테니 미안함보다는 고마움을 더 많이 표현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엄마 허리가 아플까 봐 유모차 위에서 얌전히 산책했을 로니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부족한 엄마가 아니라 로니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최고의 엄마예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너무 슬퍼하기만 하기보다, 지금처럼 소중한 하루하루를 따뜻한 체온을 나누며 예쁜 추억으로 채워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어머님도 로니도 오늘 밤은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 익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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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를 얼마나 가족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느껴지네요. 
    1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아이가 갑자기 걷지도 못하고 돌봄까지 필요해졌다면 몸도 마음도 지치는 게 당연한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기보다 로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편안하게 만들어줄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하고 계신 것 같아요. 
    13점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우울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고, 말씀하신 것처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돌봄 스트레스, 앞으로의 이별에 대한 걱정이 마음을 많이 지치게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무엇보다 조금만 더 잘해 줄 걸이라는 미안함은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로니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보호자가 아니라 자기 곁을 지켜주는 보호자일 테니까요. 
    두 분 모두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편안한 시간들을 오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