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친구 특징과 손절 직전까지 고민한 이야기

 

 

 

오랜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다가 결국 저만의 대처법과 극복 과정을 찾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겨봐요.

 

학창 시절부터 꽤 긴 세월을 알고 지낸 친구인데, 시간이 갈수록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더라구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는 그 친구가 그냥 자기주장이 강하고 리더십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디서든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성격이라 오히려 그런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불편한 구석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대화의 주도권이었어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도 결국에는 결론이 그 친구의 이야기로 흘러가더라구요. 이런게 나르시시스트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하죠?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완전히 듣는 입장만 되고 있었어요.

 

하루는 정말 힘들었던 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공감이나 위로는커녕 "나는 예전에 그거보다 훨씬 더 심했어"라면서 곧바로 자신의 과거 이야기나 고생담으로 이야기를 채워버리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제가 괜히 부질없는 소리를 꺼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안해지고, 그 담부터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게 점점 꺼려졌어요.

 

이런 류의 구체적인 일화를 하나 꺼내보자면, 작년에 제가 회사 일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겨우겨우 시간을 내어 그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정말 마음이 힘들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거든요. 겨우 입을 열어서 "요즘 우리 부장님 때문에 너무 힘들고, 새로 시작한 업무 처리도 버거워ㅠㅠ계속 교육 들으러 서울 출장도 왔다 갔다 해야되고ㅠㅠ 넘 힘들어…"라고 말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제 말을 끝까지 제대로 다 듣지도 않고, 핸드폰만 보더니 "아, 맞다! 나도 지난주에 우리 팀장 땜에 진짜 짜증 났어. 너 정도는 애교지. 난 상상도 못 할 소리를 들었다니까??" 하면서 그 이후로 자기 이야기만 한참 동안 늘어놓더라구요.

 

그 순간부터 제가 하려던 말들은 속으로 쏙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저도 위로받고 싶어서 나간 자리였는데, 오히려 그 친구의 기나긴 하소연을 들어주다 지쳐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나요.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문득 현타가 오더라고요.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내 고민을 들어주기는커녕 자기가 더 힘들다는 걸 증명하려고 만난 건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해졌어요.

 

자신과의 은근한 비교와 깎아내리기 역시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요인이었어요. 겉으로는 웃으면서 장난처럼 던지는 말들이었지만, "넌 왜 아직도 그러고 있니?", "나는 벌써 이렇게 다 준비해되있어~" 같은 지 자랑하는 말들이 차곡차곡 쌓이니까 자존감이 속에서부터 깎여 나가더라구요. 이게 단순한 농담인지, 아니면 타인의 감정보다 자신의 우월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나르시시스트 특유의 성향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인터넷에 나오는 나르시시스트 특징들을 찾아볼 때마다 친구의 평소 행동과 너무 똑 맞아떨어져서 소름이 돋기도 해요.

 

또 다른 날에는 제가 몇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겨우 전산회계 자격증을 땄을 때였어요. 너무 기쁜 마음에 친구에게 카톡으로 합격 인증샷을 보냈거든요. 그랬더니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대신에 "요즘 그거 다 갖고 있는 거 아니야? (나는 작년에 그거보다 훨씬 어려운 거 무슨 이름도 기억안나는 그런 시험 한 번에 붙었다면서…) 그걸 이제야 땄어?"라는 답장이 오더라고요. 장난기 섞인 이모티콘이 붙어 있긴 했지만,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해졌어요. 진짜 빡치도 했구요. 오랜 친구가 제 성취를 은근히 깔아뭉개는 걸 보니 진짜 손절해야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이런 상황들이 자꾸 반복되다 보니 저에게 나타난 영향이 꽤 컸어요. 일단 그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묘하게 기분이 나쁘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느낌이었어요. 약속을 잡고 주기적으로 만나기는 하는데요,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가슴이 답답하고 괜히 피하고 싶어져서, 저도 모르게 핑계를 대며 만남을 미루기도 했어요. 만나면 제 감정이나 일상 이야기눈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직 그 친구의 기분과 평소 이야기를 듣는데 에너지를 다 써버린 상태가 되었어요.

 

어느 날은 친구가 자기가 주도해서 만든 모임 약속에 저를 불렀는데, 그날 제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못 갈 것 같다고 정중하게 거절을 했어요. 그랬더니 단체 대화방에서 "히키코모리냐며 왜 이렇게 사회성이 없냐, 다들 너 보려고 모이는 건데 웬만하면 나와~" 같은 식의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타박을 주더라고요.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짜증나고 분해서 손이 벌벌 떨렸어요.

 

이렇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참다못해 제가 찾아낸 대처 방법은 '상대와의 철저한 거리 두기'와 '상대에 대힌 기대치 낮추기'였어요. 먼저, 그 친구에게 깊은 공감이나 정서적 지지를 기대하는 마음을 아예 완전히 내려놓았어요. 그냥 사회에서 만난 가벼운 지인 대하듯, 그 친구가 자기 이야기를 신나게 할 때는 적당히 맞장구만 쳐주고 제 깊은 사생활이나 고민은 절대 먼저 꺼내지 않는 방식을 택했어요. 그리고 만나는 횟수와 연락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여나갔어요.

 

예전에는 연락 오면 무조건 칼답을 했지만, 지금은 제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읽씹하면서 나중에 천천히 답장하거나 약속을 거절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는 손절하는게 베스트일 수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쌓인 추억도 무시할 수 없고 당장 단절하기에는 제 마음의 준비도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선택한 이 적당한 거리 두기가 지금은 저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지금 저처럼 나르시시스트 성향의 친구 때문에 매번 기가 빨리고 상처받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그 나르시시스트를 바꾸려고 애쓰는데서 벗어나서 내 마음을 아끼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내 감정을 갉아먹는 관계에서 굳이 착한 사람으로 남을 필요는 전혀 없으니까요. 모두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보시길 바랄게요. 나르시시스트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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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익명3
    오랜세월 함께 보낸 사이라 당장 무베듯 손절은 힘들겠어요..
    친구란 이야길 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고, 미처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 배려를 해주는 사이라 생각하거든요..
    
    지금처럼 거리를 유지하고,
    기대감을 낮추는 방법이 상처를 덜 받고, 감정적 소모드 줄일 수 있겠네요..
    
    존중받지 못한다면 무시는 아니라도 굳이 마음 써줄 필요가 없는거 같아요..
    상처받지 않으면서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 익명1
    저도 가까운 관계에서 상대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계속 받아주다 보면 정작 제 이야기는 뒤로 밀리고 만남 후에 기가 빠지는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깊은 고민은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나누고, 불편한 관계는 억지로 끊기보다 연락과 만남을 줄이면서 거리를 두는 게 제일 현실적인 방법이더라고요.
    익명2
    작성자
    그런 관계는 손절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거 같아요. 저도 천천히 정리해 가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