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겪으신 그 황당하고 저급한 가스라이팅을 의연하게 버텨내고 자리를 잡으신 점에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사람들이 뒤에서 욕한다"는 식의 비겁한 흔들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본질을 꿰뚫어 보신 단단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여유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상사의 행태는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자 정서적 학대입니다. 후배를 돕고 싶으신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실질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기록의 힘: 후배에게 폭언의 일시, 장소, 내용,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록(녹취 포함)하라고 조언하세요. 이는 공론화 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심리적 방어막: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확신을 계속 주어 후배가 고립되지 않게 하세요. 작성자님의 과거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후배에겐 큰 위로와 객관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회적 조력: 공론화 전이라도, 인재 관리 차원에서 해당 상사의 팀 운영 방식이나 높은 퇴사율에 대해 인사팀이나 상층부에 넌지시 우려를 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후배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뒤에서 든든한 증인이자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에겐 살 길이 보일 것입니다. 님의 정의로운 행보를 응원합니다.
저는 지금 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했어요.
회사 고유의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누군가에게 업무를 배워야 할 시기는 지난 상태였지요.
그런데도 오늘 저의 고민 대상인 저의 직속 상관은 입사 초부터 저를 굉장히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전 직장이 지금 직장보다 수준이 낮다거나
저의 학력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툭하면 저의 업무 이해도가 낮다고 하거나
이전 회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했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더라고요.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막말에 화가 났지만
그때는 아직 제가 회사에서 입지가 좁고
이 회사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 참아야만 했죠.
다른 상황이라면 다 뒤집어 엎고 '너 고소'를 날렸겠지만
이것도 그냥 사회생활이다.... 내 월급 값의 일부다.. 라고 생각하며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이 분에게 선을 그은 결정적인 발언이 있었습니다.
그 분과 제가 둘이서 회의실에 있던 날이었는데
저를 빤히 보다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OO씨는 사람들이 뒤에서 다 자기 욕 하는거 알아요?" 하고요.
아직도 그때 느낀 황당함이 선명합니다. 다시 생각하니 혈압이 또 오르네요.
진짜진짜진심으로
"원래 사람들이 모이면 뭐 다들 서로 욕하고 그러지 않나요?
사람들이 뒤에서 OO님 욕도 합니다. 그것도 알고 계시는거죠?" 라고 하고 싶었는데
앞으로의 회사 생활을 위해 그냥 못들은 척 했습니다.
그리고 확신했어요.
이 사람. 아주 질이 더럽게 나쁜 사람이라는걸요.
드라마에서나 봤지 살면서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될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이런 저급한 방식의 가스라이팅을 쏟아내는 걸 보니까
신선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그 분은 저를 깔아뭉개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히려 이 발언을 듣고 난 뒤 그 분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진짜 부족한가? 내가 욕먹을 짓을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유치하고 저급하다고 느껴졌지요.
그리고 저런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도 들었고요.
이게 벌써 8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8년 동안 회사 내 관계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어요.
그 분이 수족처럼 부리던 무리의 대다수가 퇴사를 했고
저는 회사에서 자리를 잘 잡았죠.
입사 초반에는 저에 대해 험담을 하던 사람들이 정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지금은 회사 사람들과도 전혀 문제 없이 지냅니다.
그 분과는 여전히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지내고 있고요.
저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맞춰줄 것은 맞춰주면서 충돌할 일은 되도록 피하고 있어요.
그 사람은 여전히 저를 무시하는 눈치이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유치한 발언을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이 사람 때문에 또 다시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몇 년간 지켜보니까
이 사람은 아직 미성년인 자기 자녀와 배우자에게도 그런 식의 말을 서슴없이 하더군요.
남의 가정 일이야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제가 고민이 되는 점은 과거에 저에게 했던 그 말들을 새로 들어오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한다는 점이에요.
저희 회사는 어느 정도 직급이 되면 개인의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업무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직급은 선임들의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고요.
그런데 저 분의 팀에 들어간 어린 친구들은 점점 시들시들해져 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얼마 전 원래 제 프로젝트에 들어왔다가 인원 문제로 상사의 팀으로 옮겨간 친구가 있거든요.
보내면서도 마음이 심란했는데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 죽어가는 얼굴이 되었더라고요.
며칠 전에 밥을 사주면서 슬쩍 물어봤어요.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다고 하더니 결국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죠.
분명 시키는 대로 했는데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내가 언제 그런 식으로 하라고 했냐고, 증거를 가져오라고 윽박지르거나
이런 건 기본인데 학교 다닐 때 이런 것도 안 배웠냐,
내가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냐,
이상한 소리 좀 그만 해라 등등...
그리고 그 분이 윽박지르며
'"내 말이 틀려요? 틀리냐고. 대답해봐요" 하는 게 버릇인데, 대답할 때까지 갈구거든요.
그런데 상사에게 "틀리셨는데요?" 라고 할 수는 없으니
결국 "죄송합니다.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라고 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니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미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골이 지끈거립니다.
질이 나쁜 누군가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친구들의 마음과 커리어를 짓밟고 있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요.
제가 당사자는 아니니 제가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들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후배가 공론화를 원한다면 저는 증언을 해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사실 사적으로 이 사람에 대해서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추측만 할 뿐이지요.
만약 공론화가 된다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증언이 있는 것이 유리할텐데
협조가 잘 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제가 어떤 방식으로 후배를 도와주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