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유형 검사 결과 ‘기능 정지 번아웃’… 제가 게으른 줄 알았습니다

한동안 저는 제가 왜 이렇게 무기력해졌는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출근은 해야 하니까 어떻게든 준비해서 나가는데, 퇴근하고 집에 오면 씻는 것조차 귀찮아서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다가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주말도 다르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카페도 가고 산책도 하고 나름대로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것도 다 귀찮았습니다. 알람을 끄고 다시 누워 있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는 날도 있었고요.

 

처음에는 그냥 제가 게을러진 줄 알았습니다. 원래 불면증이 있어서 잠을 잘 못 자니까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쉬어도 몸이 무거운 느낌이 없어지지 않았고, 점점 식욕까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달달한 커피도 별로 생각나지 않았고, 배가 고픈 느낌도 잘 들지 않았어요. 하루 한 끼를 겨우 먹는 날도 있었습니다.

 

가장 답답했던 건 머리로는 해야 할 일을 다 알고 있다는 거였어요. ‘씻어야 하는데’, ‘밥 먹어야 하는데’, ‘이것도 해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또 스스로를 탓했어요. 왜 이것 하나 제대로 못하나 싶어서요.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갔습니다. 약을 처방받기 전에는 종합심리검사도 받아봤는데, 검사 비용이 25만 원이었어요. 상담은 1회 3만 원이었고요.

 

정신과 진료비가 많이 비쌀 거라고 생각해서 사실 처음에는 비용도 조금 걱정했는데, 제가 다닌 병원 기준으로는 초진 때 진료비와 약값을 합쳐 약 1만 5천 원 정도 나왔고, 재진부터는 2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상담하면서 그동안 제가 겪었던 무기력이나 수면 문제, 식욕 저하 등에 대해 이야기했고, 선생님과 상의한 뒤 웰부트린 XL 150mg을 하루 한 정씩 6월 4주차부터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확 달라진 건 아니었어요. ‘이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복용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아주 조금 덜 힘들어졌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마음도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씻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오늘은 이것 하나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다시 생겼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이어가던 중 이번 이벤트에서 우울증 유형 검사를 무료로 해볼 수 있어서 저도 한번 해봤습니다.

 

우울증 유형 검사 결과 ‘기능 정지 번아웃’… 제가 게으른 줄 알았습니다

결과를 보고 조금 놀랐어요.

사회·역할기능 + 생리·신체활성 + 인지 기능 정지
‘기능 정지 번아웃’

제가 받은 결과는 이 유형이었고, 전체 참여자 2,110명 중 상위 2% 구간에 위치한다고 나왔습니다.

 

결과 설명을 읽어보는데 이상하게 낯설지가 않았어요.

몸과 생각, 일상생활이라는 삶의 세 가지 큰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는 것 같다는 설명부터, 잠과 식욕, 에너지의 리듬이 깨지고 집중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워지면서 결국 일상생활까지 굴러가지 않는 상태라는 내용까지 읽는데 예전 제 모습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특히 ‘기능 정지’라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가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남들은 출근하고 밥 먹고 집안일도 하는데 나는 왜 이것 하나도 제대로 못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보고 나니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의 제가 게을렀던 게 아니라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정말 아무것도 할 힘이 없었던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때도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먼저 했던 건 햇빛을 보면서 10분이라도 걷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집 앞에 10분만 나갔다 오자’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10분만 걷고 들어온 날도 많았어요.

 

식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입맛이 없다고 아예 굶기보다는 하루 한 끼만큼은 제대로 먹자고 정했습니다. 많이 먹는 것보다 밥과 반찬을 챙겨 먹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작은 행동을 하나씩 다시 하다 보니 조금씩 생활의 리듬이 돌아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힘든 날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오늘 아무것도 못 했다고 생각되는 날에는 밥 한 끼라도 챙겨 먹고, 10분이라도 걸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고, 예전에는 좋아했던 일까지 귀찮아져서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탓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오래 혼자 버티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가점검이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한번 돌아보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혼자 참고 버티다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를 보내는 것 자체가 버거웠는데, 지금은 작은 것 하나라도 다시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습니다.

저처럼 한때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탓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어쩌면 의지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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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9
  • 익명2
    BEST
    해야 할 일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우셨을지 글만 보아도 그 무거운 마음이 느껴져요. 퇴근 후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거나 주말 내내 누워 지내면서 스스로를 게으르다며 탓하셨다니, 그 자책의 시간들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 종합심리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신 건 정말 현명하고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에 따라 기존의 불면증 증상을 조금 더 자극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약을 먹고 잠이 너무 안 오거나 입마름, 두통 등의 불편함이 생긴다면 다음 진료 때 의사 선생님께 꼭 말씀드리고 복용 시간이나 용량을 조절받으셔야 해요.
    
    혼자 참고 버티는 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건강하게 회복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 익명1
    BEST
    무기력, 수면 문제, 식욕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평가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신 것은 잘하신 선택이고요 웰부트린 XL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임의로 용량을 바꾸거나 중단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경과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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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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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탓하기보다 작은 변화 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일상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글을 통해 느꼈어요.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건강하게 회복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
  • 익명7
    씻는 것조차 귀찮았던 날들부터 병원을 찾아가기까지, 그 결심을 하시기까지 정말 오래 힘드셨겠어요. 머리로는 다 알면서도 몸이 안 움직이는 그 답답함, 그리고 그걸 자기 탓으로 돌리며 보냈던 시간이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병원을 찾아가신 것, 그리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기다려주신 것 자체가 정말 큰 용기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효과를 의심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신 게 결국 지금의 변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특히 검사 결과를 보고 "내가 게을렀던 게 아니라 정말 지쳐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바꾸신 부분이 인상 깊어요. 그게 바로 회복의 진짜 시작점이었을 거예요. 10분 걷기, 한 끼 챙겨 먹기처럼 작은 것부터 다시 쌓아올린 과정도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도 힘든 날이 있지만 예전처럼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기실 수 있게 된 것, 그 자체가 큰 성장이에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솔직하게 나눠주셔서,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익명4
    작성자
    예전에는 무기력한 모습까지도 제 의지 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치료를 받고 검사 결과까지 확인하면서 제 상태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했던 과정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힘든 날에는 너무 몰아붙이지 않고 천천히 제 속도로 회복해보려고 합니다.
  • 익명6
    무기력함과 게으름을 대부분 그냥 받아들이는데 정신과를 직접 찾아가셨다니 다행이예요..
    사실 원래 본인이 그런사람 아닐까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가검사결과가 정말 놀랍네요..
    여러분들이 검사결과를 올려준 자료들을 보면 이렇게 심각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혹시 병원서 진단받은것과는 차이가 어떤가요..
    6월 4주차부터 치료를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도 이런 결과라니 마음이 무겁네요..
    왜냐면 딸이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은 상태거든요
    
    의지를 갖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점점 회복하고 있다는 읽으면서
    딸과 치료방향을 잡을 수 있어서 도움되요..
    힘든시간 잘 이겨내서서 일상의 행복을 누리시길 바래요
    익명4
    작성자
    딸분도 우울증 진단을 받으셨다니 마음이 많이 쓰이셨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제가 원래 무기력한 사람이라 그런가 싶어서 그냥 넘기다가 상태가 계속되면서 직접 병원에 가게 됐어요. 6월 4주차부터 치료를 시작했고 지금은 예전보다 무기력감이나 일상에서 힘든 부분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자가검사에서는 아직 높은 결과가 나와서 저도 꽤 놀랐어요. 검사 결과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는 병원 진단과 현재 느끼는 증상을 함께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치료받으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도 조금씩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따님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치료와 생활습관을 천천히 이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치료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다행이고, 따님께서 편안한 일상을 다시 찾으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 익명5
    의욕 무기력함.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약물에 의해서 현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몸이 무겁거나 게으르다는 것은 신체 활동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셨겠죠. 이것은 내가 내 몸이 스스로 게으러서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약물에 의한 무기력함이 내재돼 여덟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는 양면성이라는 것이 있겠습니다. 약은 어떤 치료에는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어떤 방법에서는 악영향을 끼치도록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힘되고 어렵고. 그리고 괴로울 때는 내 스스로 무력함을 느끼고 그리고 혼자서 힘들 때 침대에서 핸드폰만 보고 있다는 것은 사람이 어떤 게으름 보다는 약에 대한 무기력함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사람의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몸을 힘들게 해서 침대에서 계속 오랫동안 눕게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찾아가서서 검사를 받고 또 전문의야. 상담을 통해서 약물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다른 약을 처방받는 효과를 보실 수 있겠습니다. 모든 약들이 나에게 모두 맞을 수는 없는 것들이죠.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약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항상 약에는 치료의 대기적인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서 약의 조절과 그리고 약물을 바꾸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도 있겠습니다
    익명4
    작성자
    말씀처럼 약을 먹으면서 이전과 다르게 무기력하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네요. 저도 약을 복용하면서 컨디션 변화를 느낀 적이 있어서 무조건 의지 부족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복용 중인 약과 증상을 의사 선생님께 자세히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익명3
    자가 점검을 통해 게으른 게 아니라 정말 지쳐 있었던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된게 다행이네요.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데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경험은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자책하게 되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정신 건강 의학과에 가서 도움을 받은 것 자체는 잘하신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햇빛을 보며 10분 걷기, 하루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기처럼 목표를 아주 작게 잡으신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무기력할 때는 운동해야지, 생활을 완전히 바꿔야지라고  생각하면 그것 자체가 부담이 되니까요.
    자가 점검을 통해 자신을 탓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지쳐 있었던 건 아닐까하고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작은 것부터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계신 게 참 다행이에요. 
    천천히 가도 괜찮으니 예전에 나와 너무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익명4
    작성자
    말씀해주신 것처럼 예전의 나와 비교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해보려고 해요. 이렇게 제 마음을 이해해주시고 따뜻하게 이야기해주셔서 저도 글을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은 것부터 다시 일상을 찾아가면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 익명11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공감했어요. 해야 할 일을 머리로는 다 알고 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고, 씻는 것조차 버거워서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다가 하루가 끝나는 날들이 이어지면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답답하고 자책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게으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이미 너무 지쳐서 기능이 멈춰 있던 상태였을 수 있다는 말씀, 저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능 정지 번아웃이라는 결과를 보고 낯설지 않았다고 하신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원래 자신이 알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회복의 출발점 같아요.
    
    저도 무기력했던 시기에는 할 일을 미룬 저를 보면서 왜 이것 하나도 못 하냐고 계속 몰아붙였는데, 지나고 보니 못 한 일 자체보다 이미 한계까지 지쳐 있다는 신호를 계속 무시한 게 더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때는 쉬어도 피곤하고, 좋아하던 것도 귀찮고, 작은 선택 하나에도 에너지가 다 빠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작성자님이 혼자 버티지 않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 상담과 치료를 시작하신 게 정말 잘하신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도움을 요청하는 건 약한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돌보기로 한 결정이니까요.
    
    특히 햇빛을 보며 10분 걷기와 하루 한 끼 챙겨 먹기처럼 목표를 아주 작게 잡으신 방식이 참 좋았어요. 회복하려고 하면 운동도 하고 생활도 바꾸고 모든 걸 한 번에 해내야 할 것 같아서 오히려 더 못 움직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현관 밖에 10분만 나가기, 씻기 힘든 날에는 세수와 양치만 하기처럼 기준을 낮추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작은 행동을 해냈다는 감각이 쌓이면 그게 또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고, 생활의 리듬도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아요. 밥을 차리기 어려운 날에는 죽이나 과일이라도 먹고, 산책이 부담스러운 날에는 집 앞 잠깐만 나가 보는 것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힘든 날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날 아무것도 못 했어도 밥 한 끼를 챙겼거나 10분이라도 걸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시는 태도가 앞으로 작성자님을 많이 지켜줄 것 같아요. 검사 결과가 아직 높게 나왔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거나 스스로를 다시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자가점검은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일 뿐이고, 실제 회복은 병원 진료와 현재 느끼는 변화, 생활의 작은 회복을 함께 보면서 천천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약이나 컨디션 변화가 있을 때도 혼자 판단하기보다 담당 선생님께 계속 이야기 나누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솔직하게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같은 무기력과 자책 속에 있는 분들에게 게으름이 아니라 지침일 수 있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될 거예요. 작성자님은 이미 혼자 버티던 시간을 지나 도움을 받고, 작은 일상부터 다시 쌓아가고 계세요.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충분하고, 예전의 나와 비교하지 않고 지금의 속도로 천천히 회복해 가셨으면 좋겠어요.
  • 익명11
    글을 읽으면서 기능 정지 번아웃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남는지 알 것 같아요. 해야 할 일은 머리로 다 알고 있고,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본인도 가장 답답하잖아요. 그런데 그 상태에서 씻는 일이나 밥 먹는 일까지 버겁게 느껴지면 결국 게으르다는 말로 스스로를 설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무기력했던 때에는 할 일을 미룬 저 자신만 보면서 왜 이것도 못 하냐고 몰아붙였는데, 지나고 보니 못 한 일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는 신호를 계속 무시했던 게 더 큰 문제였더라고요.
    
    그래서 작성자님이 정신건강의학과에 직접 가시고, 종합심리검사와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신 것이 정말 큰 전환점처럼 느껴져요. 혼자 버티는 동안에는 내가 과장하는 건 아닐까, 이 정도로 병원에 가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는데요. 몸과 마음의 리듬이 무너졌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건 약한 선택이 아니라 나를 살피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약을 복용하면서 바로 확 달라지지 않아도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고 계속 치료를 이어오신 것도 쉽지 않았을 거예요.
    
    특히 햇빛 보며 10분 걷기와 하루 한 끼 챙겨 먹기를 시작하셨다는 부분이 참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회복하려고 마음먹으면 운동도 해야 하고 집도 정리해야 하고 생활을 완전히 바꿔야 할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움직이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작성자님처럼 기준을 아주 낮추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산책을 못 하면 현관 밖에 잠깐 나가 보기. 밥을 차리기 어렵다면 죽이나 과일이라도 먹기. 씻기 힘들면 세수와 양치만 하기처럼요. 작은 행동을 해냈다는 감각이 쌓이면 생활의 리듬도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아요.
    
    기능 정지 번아웃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작성자님이 그 결과 안에만 머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미 도움을 받고 있고, 내 상태를 게으름이 아니라 지침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하고 계시고, 다시 일상을 만들고 계시니까요.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태도가 앞으로도 작성자님을 많이 지켜줄 것 같아요. 이렇게 솔직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비슷한 무기력과 자책 속에 있는 분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 익명10
    해야 할 일들을 다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아 퇴근 후나 주말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스스로를 게으르다 자책하셨을 시간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참고 버티기보다 병원을 찾아 종합심리검사를 받고 용기 있게 치료를 시작하신 것은 정말 현명하고 대단한 선택이십니다.
    
    검사 결과를 통해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정말 지쳐서 기능 정지가 왔던 거구나'라고 생각을 바꾸신 순간이 바로 회복의 위대한 시작점이었을 것입니다. 햇빛을 보며 10분 걷기, 하루 한 끼 제대로 챙겨 먹기처럼 욕심내지 않고 목표를 아주 작게 잡아 일상의 리듬을 하나씩 다시 쌓아 올리신 과정도 정말 대단하고 멋지십니다.
    
    이러한 경험 공유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며, 복용 중인 약물의 라벨을 확인하며 천천히 회복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9
    해야 할 일들을 다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아 퇴근 후나 주말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스스로를 게으르다 자책하셨을 그 뼈아픈 고독의 시간들이 글 너머로도 너무나 깊이 공감되어 한참을 머물다 댓글을 남깁니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몸이 멈춰 선 이들에게 이것은 결코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 고통을 돌보는 법의 본질을 짚어 나눠주신 경험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를 낙인찍으며 괴로워하고 있을 수많은 지친 영혼들과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은 자녀를 둔 보호자분들에게 세상 그 어떤 거창한 조언보다 강력한 위로와 구원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힘든 날에는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고 "오늘 한 끼를 먹었고 10분을 걸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나를 안아줄 줄 아는 단단한 중심을 갖추게 되셨으니 참 다행입니다.
    
    현재 성공적으로 복용 중이신 약물의 물리적 라벨을 항상 명확히 확인하시길 바라며, 자가점검 수치가 여전히 높게 나온 것에 불안해하기보다 주치의 선생님과의 긴밀한 소통 하에 나만의 평온한 속도로 일상을 지속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지치고 상처 입은 전두엽이 완벽하게 숨을 쉬고 깨어나는 그날까지, 작성자님이 묵묵히 쌓아 올리고 계신 이 사소하고도 위대한 일상의 조각들을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천천히 걸어가셔도 충분히 멋지십니다.
  • 익명8
    우울증 유형 검사 결과가 기능 정지 번아웃이 나오셨군요
    너무 나를 몰아붙이는 상황이 지속되니 결국 번아웃이 온 듯 합니다
    상담과 약 처방을 통해서 증상이 많이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나를 탓하는 건 정말 안좋은 것 같아요
    여러 방법을 통해서 이겨내는게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