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시댁 은 어렵긴 해요 애교가 많지 않으면 정말 더 어렵게 느껴지긴 해요
안녕하세요.
지난주 시댁에서 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넘 복잡했었기에,
그 기억을 더듬어
이렇게 글을 남겨봐요.
평소에도 때때로 느끼던
감정이었는데,
이번 설 명절을 지나고 나니
더 또렷해지더라고요.
저는 아마도 전형적인
ISTP 성향같아요.
직장에서는 사담을 나누기 보다
일을 빠르게 끝내고
퇴근하는 걸 선호하고,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공감의 말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어?”
하고 해결책부터 먼저 찾는
현실적인 타입이죠.
감정안에서만 갇혀서
계속 거기 머무르기보다는
처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고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에요.
이런 성향이 사회생활 할때는
크게 문제 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결혼 후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벽을 느끼게 됐습니다.
바로 시댁 어른들과의 관계에서요.
저희 시어머니는 참 따뜻하고
사교적인 분이세요.
ESFJ 성향이나
아니면 ENFJ 같은데
ESFJ에 더 가까우신 것 같아요.
시어머니는 저를 보면 항상
“고생 많지?”
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시고,
이웃의 근황 이야기부터
잘 모르는 친척분들의 근황까지
정성껏 세세하게 들려주세요.
그 모습이 싫은 건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감사하죠.
다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제 표정이 점점 굳어가는 걸
느낄 때가 많이 있어요.
어머니가 기대하시는 리액션이
무엇인지 머리로는 아는데,
그 한마디가 한마디가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아요.
괜히 어색하게
“아… 네…”
하고 리액션을 끝내 버릴 때면
저 스스로도 답답해져요ㅠㅠ
저는 그런거 대신 부엌일을
묵묵히게 돕는다거나,
어른들 스마트폰 설정을
샥샥~~바꿔드리거나 하는건
오히려 편하게 잘해요.
행동으로 보여주는
애정 표현이 제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어머니가 진짜로
원하시는 건 아마도
“어머, 정말 힘드셨겠어요”
“어떡해요ㅠㅠ”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같은 다정한 공감의 한마디
일거라고 생각되요.
잘 알면서도 그게 왜 이렇게
큰 숙제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명절에도 저는 효율적으로
음식을 빨리 똭똭!! 끝내고
잠깐이라도 쉬고 싶은데,
그 후에 다 함께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제게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요구해요.
회사 야근보다 더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ㅎㅎ
시댁에 다녀오는 날이면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버려요.
그렇게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정작 우리 아이와 남편에게
환하게 웃어줄 마음의 여유가
부족할 때가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너는 참 차분한 성격이라 좋다”
라는 어머니의 말씀도,
정말 칭찬의 말씀일까
혼자 곱씹어보게 돼요.
혹시
“조금 더 살갑게 해주면 좋겠다”
라는 뜻은 아닐지
괜히 깊이 생각하게 되요.
담백한 성격의 제 모습
그대로도 사랑받고 싶지만,
동시에 ‘싹싹한 며느리’의 역할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스스로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결국 이 고민의 출발점은
애정인 것 같아요.
더 잘 지내고 싶고,
어머니의 사랑을
부담감이 아니라 따뜻함으로
받아들이고 싶으니까요.
이런 글을 쓰면서
다시금 느끼게되요.
바뀌고 싶어서 고민하는
지금 이 마음 자체가,
어쩌면 이미 애정의
출발점이 아닐까요?
어쨌든 서로 다른 성향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났으니,
많은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겠죠.
제 방식의 애정표현도 언젠가는
진심으로 전해지기를,
또 저 역시 조금은 더 행동이
유연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해보신 분 계실까요?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서툰 며느리가 어른들과
정서적으로 더 깊이
교감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보면 좋을까요?🤔
“어머나”, “정말요?”
같은 짧은 리액션조차
어색하게 느껴질 때,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습하면 좋을지 궁금해요.
반대로, 사교적인 성향의
ESFJ 혹은 ENFJ 성향이신
어머니 입장에서 며느리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알고 싶어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는 며느리이자 딸,
그리고 엄마로서
오늘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