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동안 홀로 감당해온 그 깊은 슬픔과 고단함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합니다. 왕복 꼬박 하루가 걸리는 그 험난한 길을 마다치 않고 아버님의 곁을 지켜온 당신의 사랑은 세상 무엇보다 숭고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위경련과 설사 같은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신의 몸이 보내는 간절한 구조 신호입니다. 아버님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려는 마음이 너무 커서, 정작 본인의 몸이 무너지는 것도 모른 채 달려오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들의 무심함에 서운함을 내려놓으신 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신이 무너지면 아버님 곁을 지킬 유일한 온기도 사라지게 됩니다. "자주 가지 못해도 내 마음은 여전히 아빠 곁에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죄책감보다는 당신의 건강을 먼저 돌보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지셨으면 합니다.
3년전 아버지 뇌경색발병이 치매로 이어지고
당뇨 합병증이 진행되고
사이사이 위독해져서 구급차 여러번 탔고요.
3개월 전부터는 대학병원에 입원해계시다가 요양병원으로 한달전 모셨습니다.
시골 깊은 산속에 있어서
차가 없는 저는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지방 터미널에서 하루 5대 오는 버스를 기다려 타고 들어가서 아빠 손을 잡아주고 세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되돌아오면 한밤중입니다.
말도 못하시고
양손은 침대에 묶인채로
코줄과 소변 줄 산소호흡기에
뼈밖에 없는 몸의 가죽에는 욕창이 늘어만 가고
주 3회 투석도 저혈압으로 중단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래로 숨쉬는 거 자체가 고통스러워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쏟게 됩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입안을 씹어 입안은 날마다 피떡이 가득하고요.
아빠가 요양병원 옮기기 전에 대학병원에서 잠깐 정신이 있을때 몸부림을 칠때 집에가고싶으냐 물으니 끄덕끄덕 하셨어요. 아빠는 치매 초기때부터 요양원엔 절대 안가시겠다 했거든요.
저는 아무힘이 없는 구성원이라..
다른가족들이 하는대로 지켜볼밖에요.
자주 찾지않는 가족들의 공백을 메꾸며
최대한 아빠 곁을 지키는데
이제 넉달이 되어가니
저도 위경련과 설사가 멎지를 않고
정신적으로도 무력해지네요.
첨엔 근처에 사는 엄마나
차가 있는 오빠가 자주 가지도 않고
가서도 2분 인사하고 나가서
(어차피 말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데 너는 왜 쓸데없이 오래있냐고 오히려 타박) 서운한 맘이 들었어요. 근데 지금은 같은 가족이라도 다 같은 마음을 바랄순 없다고 인정은 했어요.
근데 이 시간이 길어지니 저도 힘을 내야되는데 에너지가 바닥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