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에서의 두려움

정말 과분한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이사람이 날 키우는구나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유년기의 그림자가 아직 저를 따라다녀요. 남자친구가 저를 키워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2의 부모를 만난것처럼요. 그래서 저를 떠날까봐 불안해요. 제가 걱정끼쳐서 남자친구가 일을 제대로 못했어요. 너때문에 일도 못했잖아라고 짜증낼법도 한데 짜증도 안내구요, 혼자 잠들어버려서 연락도 못받았는데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잘 있고 무슨 일 없었으니까 됐대요. 걱정됐다고 얼마나 힘들었녜요. 제가 남친을 힘들게 하는 것 같고 떠날까봐 걱정이 되고 언젠간 남자친구도 하다하다 나에게 질려서 화를 내면 어쩌지 싶어요.

 

돈에 열등감이 있던 엄마가 너무 미운데 저도 제가 그러더라구요. 자격지심이에요. 예식장 예약을 하는데 남자친구가 할인 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출근을 안한 날이라 남자친구 일하러 가라고 전화하겠다고 했는데 예식장측에서 안된다고 하자 내가 돈없다고 무시하나라는 자격지심이 막 올라왔어요. 이런 제가 정말 싫더라구요. 예식장은 그쪽 방침이 그런거죠 할인 되냐고 물은것도 정당한 질문이구요. 근데 엄청난 비참함이 몰려오는거에요. 너무싫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파서 출근을 못했다고 하는데 별 반응이 없으세요. 애써 괜찮은척 하려고 제가 털털하게 말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참 서운해요 남자친구를 보다보면 이사람은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이렇게 표현 받을수도 있었던 거구나... 참 슬퍼요. 이러다가 이사람이 떠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결혼 하기로 예식장까지 잡았는데도 불안이 더 커지네요 ㅠㅠ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이 어릴적엔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남자친구의 사랑 방식과 몸에 배인 사랑의 흔적들 때문일까요? 저도 사랑 잘 받고 컸다 생각했는데 제가 상대적으로 비교하게 되는건지.. 부모님이 참 원망스럽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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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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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149채택률 4%
    지금 친구분과의 관계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고 마음이 힘드실 텐데, 그 친구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서도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강조하는 태도 때문에 속상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정말 안타까워요. 
    
    약속을 자주 어기고, 장소와 시간도 자기 편한 대로 정하면서 작성자님이 배려하는 모습을 당연시하는 것, 그리고 자기 말은 잊으면서 작성자님의 말을 문제 삼아 화를 내는 모습은 분명히 불편하고 상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작성자님을 속 좁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며 자신의 행동을 덮으려 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잘 알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친구에게 솔직히 표현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만, 만약 그 말을 들어주지 않고 계속 비슷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도 스스로를 보호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혼자서 모든 걸 참다 보면 마음은 더 아프고 지치기만 하니까요.
    
    작성자님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이고,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지키는 법을 배울 자격이 있으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마시고 조금씩 힘을 회복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사랑입니다. 당신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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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1,434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사랑을 듬뿍 주는 연인을 만나면서 오히려 과거의 결핍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과정은 성장통처럼 아프지만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지금 느끼는 불안과 원망은 작성자님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받지 못했던 온기를 이제야 확인했기 때문에 생기는 반작용일 뿐이에요
    ​
    ​심리학에서는 이를 '미해결된 과제'와 '투사'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부모님께 채워지지 못한 욕구가 연인이라는 안전한 대상을 만나자 비로소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죠
    
    ​남자친구를 제2의 부모처럼 느끼는 건 과거에 받지 못한 보호를 보상받으려는 심리적 복구 과정이에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는 돌봄을 받아야만 하는 부족한 존재'라는 무의식이 깔리면 상대가 떠날까 봐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돼요 
    
    ​예식장 할인 거절에 비참함을 느낀 것도 과거 부모님이 가졌던 열등감이 내면화되어 나의 가치와 상황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지금의 비참함과 슬픔은 부모님을 향한 건강한 분노가 시작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부모님의 무관심과 연인의 다정함을 비교하며 느끼는 원망을 억누르지 말고 그 감정의 실체를 충분히 들여다봐주세요
    ​남자친구는 작성자님을 키워주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사랑스러운 사람과 함께 걷고 있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불안이 올 때마다 '그때의 부모님'과 '지금의 나'를 분리하고 현재 내 옆의 사랑을 온전히 누려보기를 권해드려요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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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보러버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53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결혼을 앞두고 축복받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안과 슬픔 때문에 얼마나 혼란스러우실까요. 남자친구분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면서 비로소 내가 받았어야 할 사랑의 빈자리를 확인하게 된 그 마음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질문자님이 느끼는 불안은 '내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커다란 사랑을 잃게 될까 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의 신호입니다. 지금 겪고 계신 감정들에 대해 몇 가지 위로와 조언을 전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커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전에는 부모님의 방식이 유일한 세상이었기에 그게 최선이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다독여왔을 거예요. 하지만 남자친구라는 '건강한 거울'을 통해 조건 없는 지지와 배려를 경험하면서, 어린 시절 채워지지 못했던 갈증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님을 미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받았던 어린 날의 나를 비로소 제대로 마주하고 위로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둘째로, 자격지심이나 비참함이 올라오는 순간에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예식장 할인 질문에 비참함을 느꼈던 것은 질문자님의 인격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아있는 '결핍의 기억'이 반응한 것입니다. 돈 때문에 예민했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나도 모르게 학습된 방어 기제일 뿐이에요. 그럴 때는 "내가 또 예전의 기억 때문에 아파하고 있구나"라고 담담하게 알아차려 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파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셋째로, 남자친구분을 향한 미안함과 불안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남자친구분은 질문자님을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미안해하며 위축될수록 상대는 오히려 더 걱정하게 될 수도 있어요.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나를 기다려주고 이해해줘서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가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 같아"라고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사랑을 확인받으려 하기보다, 그가 주는 사랑을 기쁘게 받아주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보답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결혼을 앞둔 지금의 불안은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지도 모릅니다. 늘 긴장하며 살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평온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질문자님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그 사랑을 지켜낼 힘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그림자가 질문자님의 앞날을 다 가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든든한 사람의 손을 잡고, 서툴더라도 천천히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오늘만큼은 불안해하는 나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 익명1
    비교는 좋지않아요. 자신을 좀 더 사랑하는게 어떨까요? 쉽지않겠지만요. 마음이 힘드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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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2,724채택률 3%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내 마음의 구멍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뿐이에요. 님이 이상한 게 아니라, 너무 따뜻한 빛을 만나니 그동안 익숙했던 어둠(결핍)이 더 짙게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부모님께 받아야 했을 무조건적인 지지와 돌봄을 남자친구를 통해 '재양육'받고 계시네요. 그러다 보니 "이 행운이 끝나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억울함이 자격지심이라는 날카로운 감정으로 튀어나오는 거예요. 예식장 일로 비참함을 느낀 건 돈 때문이 아니라, '나의 가치를 증명받지 못했다'는 과거의 상처가 건드려졌기 때문일 겁니다.
    ​남자친구의 사랑이 거울이 되어 부모님의 빈자리를 비추는 것이니, 서운함과 원망을 부정하지 마세요.
    ​남자친구가 화내지 않는 건 참는 게 아니라, 당신을 그만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에요.
    ​"내가 너무 좋아서 불안하구나"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지금의 불안은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행복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커서 생긴 거랍니다. 예식장까지 잡은 사이라면, 그는 이미 당신의 결핍까지 안아줄 준비가 된 사람이에요. 그를 믿고, 무엇보다 그가 사랑하는 '당신'을 조금 더 믿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