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걷는마음
상담심리사
답변수 79ㆍ채택률 4%ㆍ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몇 년 전 겪으신 일은 단순한 경제적 사건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 흔들린 경험에 가까웠을 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사업 실패, 그로 인한 불면과 공황 증세까지 겹쳤다면 얼마나 힘드셨을지. 사람을 피하게 된 것도 성격이 변해서라기보다, 상처 입은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 반응에 가깝습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웃고 어울렸는데, 힘든 상황을 겪고 나니 웃는 것조차 가식처럼 느껴졌다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실제로 큰 상실이나 실패를 겪은 뒤에는 ‘세상과 나 사이에 막이 생긴 느낌’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의 말이 위로가 아니라 공격처럼 들리고, 혹시 평가받고 있지는 않을지 경계하게 되면서 관계가 부담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지금 겪는 어려움은 수치심과 불안이 관계 앞에서 먼저 올라오는 상태에 더 가깝습니다. “혹시 사업 이야기가 나올까 봐” 긴장하는 순간, 몸은 이미 위험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니 사람들 틈에서도 겉도는 느낌이 드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회복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건, 예전처럼 완전히 돌아가려 하기보다 단계를 낮춰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첫째, 관계의 범위를 줄이세요. 여럿이 모이는 자리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한 사람과의 만남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는 안전감이 우선입니다. 둘째, 민감한 주제에 대한 짧은 문장을 준비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그 일은 정리 중이라 아직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워요”처럼 선을 긋는 문장을 미리 정해두면, 실제 상황에서 긴장이 덜합니다. 피하지 않고도 경계를 세우는 연습이 됩니다. 셋째, 겉돈다는 느낌을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황과 불면을 겪은 뒤에는 타인의 시선을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생기기 쉽습니다. ‘내가 초라해 보일 거야’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르지만, 그것이 곧 객관적 사실은 아닙니다. 무너진 자신감은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힘든 시간을 겪은 이후의 나를 인정하고, 그 상태에서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며 다시 쌓입니다. 이미 한 번 크게 흔들린 만큼, 예전보다 더 단단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