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트라우마, 학창시절 트라우마가 지금의 나를 망쳤다고 느끼시는 분 계신가요?

십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 날이 생생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주임 교사에게 빈 방으로 불려가 무릎을 꿇고 머리와 뺨을 수차례 맞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훈육이 아니었어요. 보는 눈이 없는 곳을 골라 한 행동이었고, 그 치밀함이 지금도 소름 돋습니다.

 

그 날 밤 거울 속 내 얼굴은 퉁퉁 붓고 빨개져 있었고, 억울함과 모멸감에 학교 건물에서 몸을 던질 생각까지 했었어요.

나중에 오해였음이 밝혀졌지만, 그 선생에게서 사과 한마디는 없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친구 하나 없이 3년을 보냈습니다. 부모님께 털어놓으니 "찍히면 학교생활 힘들어진다"며 덮어버리셨고, 그 손찌검을 당했을 때도, 왕따를 당할 때도 저는 혼자였어요.

 

그 선생은 지금 학교 교장으로 있고 곧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때의 학창시절 트라우마 때문인지, 저는 지금도 사람을 못 믿겠어요. 조직 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사람들이 나를 피하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취직을 해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안정을 찾지 못한 채 살아왔어요.

이게 배신 트라우마인 건지,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건지, 어떻게 하면 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 답을 못 찾겠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 계신가요? 트라우마 없애는 방법을 찾으셨다면,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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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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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2,724채택률 3%
    십여 년이 지나도 생생한 그날의 공포와 억울함이 얼마나 깊은 흉터로 남았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건 훈육이 아닌 명백한 폭력이었고, 가장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어른과 부모님으로부터 외면당한 상처는 '복합 외상성 트라우마'로 남아 현재의 삶까지 흔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믿었던 세상에 배신당한 기억은 "세상은 위험하고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방어 기제를 만듭니다. 지금 겪으시는 조직 생활의 어려움은 본인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상처 입은 내면의 아이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보내는 간절한 신호입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님을 명확히 하세요: 그때 무력했던 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선생이 비겁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 "그 아이는 혼자서 참 잘 버텨왔다"고 먼저 안아주세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오랜 세월 고착된 트라우마는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절차)이나 인지행동치료 등 트라우마 전문 상담을 통해 갇혀있는 그날의 기억을 밖으로 꺼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작은 안전의 경험부터: 모든 사람을 믿으려 애쓰기보다, 아주 작은 일상에서부터 '안전함'을 느끼는 연습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이제는 그 교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오직 당신의 평온만을 위해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 익명1
    트라우마 평생 가지요
    저는 심하지만 않지만 트라우마가 있긴 해요 상담도 도움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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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151채택률 4%
    작성자님, 그 아픈 기억이 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마음 깊이 남아 괴로움을 겪고 계시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그때 겪은 부당한 대우와 외로움, 그리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불신과 불안, 진정으로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요. 
    
    작성자님께서 겪은 문제는 어릴 적 경험한 부당한 폭력과 외로움, 그리고 이후 학교 괴롭힘과 가족의 무관심까지 겹쳐져 깊은 트라우마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어요. 이로 인해 현재 사람을 믿기 어렵고 조직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상태가 지속되어왔고, 안정을 찾지 못한 채 힘겨워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지요.
    
    이 감정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과거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내고 있는 자신을 다독이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혼자서 마음의 짐을 안고 감정을 감추려 하기보다는, 전문 치료자와 상담을 통해 억눌린 감정을 안전하게 풀고 신뢰 회복의 첫걸음을 걷는 게 중요합니다. 인지행동치료나 트라우마 전문 심리치료는 과거 경험이 현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현재에 집중하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실질적 힘을 줍니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자기 돌봄도 꼭 함께 병행할 때 회복의 속도가 빨라져요.
    
    과거에 받은 상처가 나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의 힘든 감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라요.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상처를 겪고 있지만, 용기내어 도움을 찾고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작성자님도 천천히, 자신 페이스로 내 마음과 마주하며 걸어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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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하는 상담사
    전문상담사
    답변수 437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랜 시간 홀로 짊어지셨을 그 고통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날의 공기가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작성자님의 현재를 지배하고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보호받아야 할 학교와 가정에서 동시에 외면당했던 경험은 한 인간의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기에 충분한 충격이지요. 
    
    당신이 겪고 계신 어려움은 트라우마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나를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교사가 폭력을 휘두르고 내 편이 되어주어야 할 부모가 그 고통을 방관하는 2차 가해는 충격적이지요. 무엇보다 현재의 삶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면 이는 트라우마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깊은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통스럽지만, 그동안 잊으려고 억지로 누르려 했던 감정들을 이제는 밖으로 꺼내어 마주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트라우마 전문 상담사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안전한 관계' 속에서 그날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과정을 거치시길 권합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찬 기억들을 객관화하고 부모님이 해주지 못했던 정서적 지지를 전문가와의 관계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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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보러버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533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이건 단순히 “힘들었던 기억” 수준이 아니라,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경험이에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부당하게 폭력을 당하고, 이후에도 보호받지 못하고 혼자 감당해야 했던 상황이면 그 충격이 오래 남는 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르고, 사람을 믿기 어렵고, 조직에서 버티기 힘든 흐름까지 이어졌다면 그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때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경험이 계속 영향을 주고 있는 거예요.
    
    특히 말씀하신 것처럼 오해였는데도 사과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부모님마저 덮는 쪽을 선택했다는 부분이 더 크게 남았을 가능성이 커요. 이건 단순한 폭력 경험을 넘어서 “나는 보호받지 못했다”, “세상은 믿을 수 없다”는 감각으로 이어지기 쉽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대인관계나 직장 적응에도 연결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그래서 먼저 분명히 하고 싶은 건, 지금의 어려움이 과장된 것도 아니고, 혼자만 이상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에요.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 중에도 관계에서 경계가 과하게 올라가거나, 사람을 쉽게 못 믿고, 조직 안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아요.
    
    다만 “없애야 한다”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더 막막해질 수 있어요. 트라우마는 지워진다기보다, 영향을 덜 주는 상태로 정리되는 게 더 현실적인 목표거든요.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건 몇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그때의 경험을 “지금의 나”와 분리해서 보는 연습이에요. 그때는 실제로 무력하고 혼자였지만, 지금의 나는 그 상황을 인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상태까지 와 있잖아요. 이 차이를 계속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둘째는, 몸과 감정 반응을 같이 다루는 거예요.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몸에 많이 남아 있어서, 특정 상황에서 이유 없이 긴장하거나 사람을 피하게 만들거든요. 그래서 상담(특히 트라우마 전문 상담, EMDR 같은 방식)이나, 몸을 안정시키는 훈련이 같이 들어가면 훨씬 회복이 빨라요.
    
    셋째는, “모든 사람은 위험하다”가 아니라 “일부 상황에서 나는 경계가 올라간다”로 인식을 조금씩 바꿔가는 거예요. 지금은 전체를 다 불신하는 쪽으로 가 있기 때문에 더 힘든 거고, 이걸 조금씩 나눠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혼자 버텨오신 시간이 길어서 더 지치셨을 거예요. 그런데 글을 보면 이미 중요한 단계까지 와 계세요. 그 일을 “이상한 게 아니라 문제였다”고 인식하고, 그 영향까지 연결해서 보고 계시니까요.
    
    이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맞지만, 충분히 정리될 수 있는 영역이에요. 이미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 익명3
    힘든시간을 보내셨군요
    혼자서 극복이 어럽다면 상담 받아보는게 좋겠어요
  • 프로필 이미지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501채택률 2%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고등학교1학년때 당했던 기억의 생생함과 그때의 억울함, 그리고 오랜 시간 혼자 감당해오신 무게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되고 마음이 참 아픕니다. 
    말씀해주신 경험은 단순한 훈육이 아니라 분명히 폭력적인 상황이었고, 그 이후에도 보호받지 못한 채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까지 더해지면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험 이후에 사람을 믿기 어렵거나, 조직 생활에서 긴장을 많이 하게 되고 오래 버티기 힘든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입니다. 이는 당시의 경험으로 인해 마음과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우에 가깝습니다.
    
    또한 “이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의 내가 망가졌다”는 생각이 충분히 드실 수 있습니다. 사실은 그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오신 것입니다. 다만 그때 형성된 방식이 현재의 환경에서도 과하게 작동하면서 어려움을 더 느끼고 계신 것일 수 있습니다.
    
    회복은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현재의 나를 덜 흔들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과 과거의 경험을 구분해보는 연습
    ☆그리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관계를 천천히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인 긴장을 완화하는 호흡이나 이완 연습도 감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혼자서 오랜 시간 감당해오신 만큼, 가능하시다면 트라우마를 다루는 전문 상담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같은 경험을 했더라도 혼자 견디는 것과 도움을 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 느끼고 계신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것이며, 전문상담 도움을 받음으로 인해 기억자체를 덜 아프게 할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금씩이라도 현재의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회복해 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쓴님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닙니다. 꼭 기억하시고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믿고 의지할 (전문가든 신뢰로운 지인이든) 한사람과 연결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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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1,434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 겪는 어려움은 작성자님의 잘못이 아니라 과거의 부당한 폭력과 방관이 만든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에요
    
    당시 보호받지 못한 채 홀로 공포를 견뎌야 했던 경험이 현재까지 이어져 타인을 신뢰하고 조직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상태죠
    
    ​가해자가 교장이 되었다는 소식에 박탈감이 크시겠지만, 이제는 그 사람의 과거가 작성자님의 현재를 망치게 두지 않도록 내면의 상처를 먼저 돌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혼자 감당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억눌린 분노를 안전하게 쏟아내고, "나는 잘못이 없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며 자신을 회복해 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5
    힘내세요
  • 익명6
    힘든시간 보내셨군요
    상담 도움으로 잘 치유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