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하루를 보내다가 잠깐 짬을 내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문득 요즘 일이 왜 이렇게 안 풀리나, 왜 이렇게 답답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꺼내보는 말이 하나 있어요.
미국의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가 남긴 말인데요.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노를 저어라."
(When the wind does not blow, row.)
옛날 범선 타던 선원들한테 바람은 정말 절대적인 거였대요. 순풍이 불면 힘 안 들이고 쭉쭉 나아가는데, 문제는 바다가 항상 그렇게 도와주지 않는다는 거죠.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하기만 한 날도 있잖아요. 그럴 때 사람들 반응이 딱 두 가지로 갈린대요.
하나는 하늘만 보면서 바람 불기를 기다리는 사람. 언제 불지도 모르는데 그냥 기다리면서 지루해하고, 왜 하필 지금 바람이 안 부냐고 세상 탓도 하고요.
다른 하나는 그냥 노를 잡는 사람. 노 저어서 가는 건 순풍 탈 때보다 훨씬 힘들고 느리지만, 그래도 멈춰있지 않고 자기 힘으로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가는 거죠.
생각해보면 우리 사는 것도 똑같은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다들 좋은 기회라는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잖아요. 운도 따라주고 상황도 완벽해지면 그때 시작하겠다고요. 근데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순풍을 보내주는 법이 없더라고요.
후버가 말한 노 젓는 거, 대단한 성공이나 거창한 결단 같은 거 아니에요. 남들 안 보는 데서 매일 조금씩 쌓는 노력, 결과가 바로 안 보여도 그냥 계속 이어가는 습관, 상황이 안 따라줘도 내 삶의 주도권만큼은 놓지 않으려는 마음, 그런 거예요.
바람 안 부는 답답한 시간, 어쩌면 허비되는 시간이 아니라 내 힘으로 나아가는 근육을 키우는 시간일지도 몰라요. 묵묵히 노 젓다 보면 나중에 순풍 불어올 때 누구보다 멀리, 안정적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혹시 요즘 기대했던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제자리인 것 같은 느낌 드시나요?
바람이 안 분다고 낙담할 필요 없어요. 오늘 하루 버티면서 흘린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이미 목적지를 향해 노 젓고 있는 과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