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사람 만나는 게 싫지라는 생각을 한동안 많이 했습니다
예전에는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도 좋아했고 퇴근 후 약속이 있으면 하루 종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약속이 잡히면 기대보다 피곤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친구가 싫어진 것도 아니고 특별히 사이가 나빠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버거웠습니다
연락이 와도 바로 답장하기 싫었고 메시지를 읽고도 한참 동안 답을 하지 않은 적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너무 예민해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이 말을 걸면 대답은 했지만 속으로는 빨리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주말에도 약속을 잡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편했습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생활을 돌아보니 그동안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고 친구들의 고민도 대부분 들어주려고 했습니다
힘들다는 말을 듣고도 제 상태부터 챙기기보다는 어떻게든 해결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제 감정을 돌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왜 요즘 연락을 잘 안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미안해서 바로 약속을 잡았을 텐데 그날은 솔직하게 요즘 사람을 만날 에너지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행히 친구가 제 상황을 이해해줬고 저도 그때부터 조금씩 제 시간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연락을 바로 확인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쉬는 날에는 아무 약속도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오히려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먼저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잠도 조금씩 안정됐고 예전처럼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나는 것도 줄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제가 사람을 싫어했던 게 아니라 너무 오래 지쳐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아웃은 꼭 회사에서 일이 많을 때만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것도 그때 알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을 계속 챙기느라 내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 것도 충분히 지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혹시 요즘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연락을 받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면 스스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처럼 너무 오래 참고 맞춰오면서 지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관계를 모두 끊을 필요는 없지만 잠시 거리를 두고 나를 회복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쉬는 것을 미루지 않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고 그 덕분에 지금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