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치매가 오는 건 아닐까 혼자 덜컥 겁이나네요

요즘 진짜 제 머릿속에 지우개가 든 건지 답답해서 하소연 좀 해보려고요. 

 

방금도 부엌에 뭐 가지러 갔다가 냉장고 문 활짝 열어놓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네요. 도대체 뭘 꺼내려고 했는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시원한 냉기 맞으면서 김치통이랑 밑반찬들만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결국 기억이 안 나서 문 닫고 돌아섰네요.

 

그리고 거실 소파에 딱 앉으니까 그제야 찌개에 파 썰어 넣으려고 했다는 게 거짓말처럼 생각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나이 먹어서 깜빡깜빡하나 보다 하고 웃어넘겼어요. 머리에 안경 얹어놓고 안경 찾는 건 기본이고 내 손에 멀쩡히 핸드폰 쥐고 있으면서 어디 뒀냐고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진 적도 많거든요? 

 

심지어 텔레비전 리모컨을 냉장고 안에 넣어둔 적도 있어서 남편이랑 둘이서 내 정신 좀 보라며 깔깔 웃고 말았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자꾸 반복되니까 이제는 웃음이 안 나오고 진짜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하네요.

 

며칠 전에는 마트에 찌개용 두부랑 콩나물 사러 갔다가 엉뚱하게 세일하는 우유랑 계란만 잔뜩 사서 온 거 있죠? 

 

계산할 때까지도 제가 뭘 사러 왔었는지 까맣게 몰랐어요. 집에 와서 장바구니 풀다가 내가 왜 두부는 안 사고 이걸 사 왔지 하면서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멍해지더라고요. 

 

젊었을 때는 친정 식구들 시댁 식구들 전화번호 수십 개를 머릿속에 줄줄 다 외우고 다녔고 가계부도 꼼꼼하게 썼는데 이제는 당장 어제 점심에 뭐 먹었는지도 가물가물하네요.

 

요즘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보면 치매 걸린 어르신들 이야기 참 많이 나오잖아요? 예전에는 참 안타깝다 남 일 같지 않다 하면서 가볍게 넘겼는데 요즘은 그게 꼭 얼마 뒤의 제 모습 같아서 밤에 잠이 안 와요.

 

아직 60대면 어딜 가도 한창이라고 다들 그러는데 내 머리는 벌써 수명을 다해서 고장이 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서글퍼져요. 

 

평생 가족들 챙기면서 아등바등 살아왔는데 나중에 내 자식들 얼굴도 못 알아보고 짐만 되는 무서운 병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혼자 설거지하다가 눈물 훔친 적도 있어요.

 

동네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나이 들면 자연스러운 거라고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더라고요. 자기들도 냄비 태워 먹고 핸드폰 잃어버리고 난리도 아니라고요. 

 

근데 막상 매일매일 이런 일을 겪는 제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에요. 누가 옆에서 무슨 말 하면 혹시 내가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반복하는 건 아닌지 눈치 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게 되고 말수도 자꾸 줄어들게 되더라고요.

 

가스불에 국 올려놓고 딴짓하다가 새까맣게 태워 먹어서 집안에 연기 꽉 찬 적도 있거든요. 그 뒤로는 외출할 때 가스 밸브 잠갔는지 현관문 앞에서 세 번 네 번 확인하는 버릇까지 생겼어요. 

 

엘리베이터 탔다가 다시 올라가서 문고리 흔들어보고 나온 적이 진짜 한두 번이 아니에요. 혹시라도 내가 정신 놓은 사이에 집에 불이라도 날까 봐 너무 불안하고 스스로 내 자신이 너무 못 미덥고 한심하게 느껴져서 속상해요.

 

보건소나 동네 병원 가면 치매 검사 같은 거 간단하게 해준다던데 막상 가려니 진짜 무슨 큰일 날 결과가 나올까 봐 무서워서 차마 발길이 안 떨어지네요. 

 

그냥 견과류 챙겨 먹고 머리 쓰는 거 하면 좀 낫다길래 핸드폰으로 맞고 게임도 깔아서 해보고 신문에 나오는 숫자 맞추기 같은 것도 억지로 풀어보는데 불안한 마음이 좀처럼 진정이 안 돼요.

 

저처럼 자꾸 깜빡거리는 증상 때문에 속상하고 혹시 큰 병일까 봐 무서운 마음 들어보신 분들 계실까요? 다들 늙어가는 이 낯설고 당황스러운 시기를 어떻게 마음 다스리며 넘기고 계신지 편하게 이야기 나누어 주시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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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544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자꾸만 깜빡하는 일들이 잦아지고,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혼자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평생 야무지게 가족들을 챙기며 살아오셨기에, 사소한 기억 실수들이 반복될 때 느끼는 서글픔과 당혹스러움은 당사자가 아니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클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겪고 계신 증상들은 노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건망증이나 경도인지기능 저하의 가능성이 높으며, 치매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실 수 있도록 몇 가지 위로와 객관적인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1. 건망증과 치매의 결정적 차이
     ♧건망증 (현재 겪고 계신 증상)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순간 잊거나, 리모컨을 엉뚱한 곳에 두는 등의 실수는 기억의 '저장'은 정상적으로 되었으나 '인출(꺼내오는 과정)'이 일시적으로 지연될 때 발생합니다. 나중에 힌트를 얻거나 시간이 지나면 "아, 맞다!" 하고 전체 기억이 선명하게 돌아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매
    사건이나 행동의 과정 자체를 통째로 잊어버리고, 나중에 귀띔을 해주어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파를 썰려고 했다는 목적이 잠시 뒤에 기억나거나, 마트에서 엉뚱한 것을 샀어도 집에 와서 '내가 왜 이걸 샀지?' 하고 인지하는 것 자체는 뇌의 기본적인 기능과 자아 인식이 여전히 온전하다는 증거입니다.
    
    2. 기억력이 깜빡이는 진짜 이유
    나이가 들면서 뇌 세포가 노화하는 탓도 있지만, 스트레스, 불안, 갱년기 이후의 호르몬 변화, 그리고 과도한 걱정 자체가 뇌의 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 "내가 또 깜빡하면 어쩌지?", "혹시 치매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으면, 뇌는 정작 현재 해야 할 일(냉장고에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등)에 집중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불안을 방어하는 데 쓰게 됩니다.
    
     ♧가스불을 태워 먹거나 외출 시 불안해서 확인을 거듭하는 것도, 사실은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살아가려다 보니 뇌가 과부하가 걸려 생기는 일종의 '주의력 피로'에 가깝습니다.
    
    3. 불안을 덜어내기 위한 실천 팁
    ♧지나친 자책과 검사 공포 내려놓기
     "내 머리가 고장 났다"고 자책하면 뇌가 더 위축됩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뇌도 가끔 깜빡하고 쉬어가는구나" 하고 너그럽게 여겨주세요. 보건소나 병원 검사가 무서워 피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아보시면 "아직 아주 정상적이시네요"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그간의 불안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는 병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심하기 위한 확인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기억을 보조하는 환경 만들기
    머리만 믿으려고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외출할 때는 메모를 하거나 스마트폰 알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깜빡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 사람들과의 소통 유지하기: 불안한 마음에 자꾸 사람을 피하고 말수가 줄어들면, 뇌가 자극을 받지 못해 오히려 인지력에 좋지 않습니다. 마음이 맞는 동네 친구들과 속마음을 가볍게 터놓고 수다를 떨거나, 함께 웃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두뇌 운동이 됩니다.
    
    지나온 세월 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부지런히 달려온 머리가 이제 조금 쉬어갈 타이밍을 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오늘 밤은 불안한 생각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스스로를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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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643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겪고 계신 잦은 깜빡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에요.
    ​우리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게 된답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멍해지거나 물건을 다른 곳에 두는 행동은 뇌의 기능 저하보다는 스트레스나 과부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 경우가 훨씬 많아요.
    ​지나친 불안감과 걱정은 오히려 뇌의 기억 회로를 방해해서 건망증을 더 심하게 만드는 주원인이 되기도 해요.
    ​주변 친구분들의 말씀처럼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일로 여기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시는 것이 좋답니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거나 자책하지 마시고 불안할 때는 깊게 숨을 쉬며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주세요.
    ​작성자님의 삶은 여전히 소중하고 가치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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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228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냉장고 문을 열고 멍하게 서 계셨던 순간, 핸드폰을 손에 쥐고 온 집안을 찾으셨던 그 상황에서 느끼셨을 낯설고 무서운 감정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평생 가계부도 꼼꼼하게 쓰시고 식구들 전화번호까지 다 외울 정도로 야무지게 살아오셨는데, 자꾸만 깜빡거리는 건망증 때문에 "내 머리가 고장 나는 건 아닌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닌가" 하며 홀로 설거지하다 눈물을 훔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지그시 짓눌리는 듯합니다.
    
    우선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작성자님이 겪고 계신 증상의 대부분은 치매가 아니라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건망증(혈성 인지 기능 변화)'이거나 과도한 불안 때문에 생기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치매와 단순 건망증은 아주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치매는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고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작성자님처럼 소파에 앉았을 때 "아 맞다, 찌개에 파 넣으려고 했지!" 하고 나중에라도 떠올리거나 마트에서 두부를 안 사 온 것을 집에 와서 아차 하고 깨닫는 것은 뇌의 기억 자체는 멀쩡히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뇌에 저장된 기억을 잠시 끄집어내는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지, 뇌 세포 자체가 훼손되어 일어나는 병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작성자님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건망증 그 자체보다, "내가 치매면 어쩌지" 하는 깊은 불안감과 공포입니다. 사람의 뇌는 불안하고 긴장할수록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전두엽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칫하게 됩니다. "가스불을 끄고 왔나", "내가 또 깜빡하면 어쩌지" 하고 온 신경이 불안에 쏠려 있다 보니, 정작 부엌에 가거나 장을 볼 때 뇌가 딴생각을 하느라 방금 하려던 일을 놓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몇 가지 현실적인 조언과 마음 다스림을 나눕니다.
    
    첫째, 나의 건망증을 숨기거나 자책하지 말고 '메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야무지게 다 외우던 옛날의 나 자신과 지금을 비교하며 슬퍼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마트에 갈 때는 작은 종이에 사야 할 항목(두부, 콩나물)을 딱 적어 가시고, 외출하기 전 가스 밸브나 문고리를 확인하면 "가스 밸브 잠겄다!" 하고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해 보는 것입니다. 입으로 말하고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은 불안감을 순식간에 가라앉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둘째,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나 동네 의원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보세요.
    무서운 결과가 나올까 봐 피하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막상 가서 간단한 인지 선별 검사를 받고 "어머니, 아무 이상 없고 아주 정상이십니다"라는 의사의 한마디를 듣고 오는 것이 혼자 집에서 밤마다 인터넷이나 TV를 보며 피를 말리는 것보다 100배는 더 마음이 편해집니다. 검사 자체도 퀴즈나 낱말 맞추기처럼 아주 쉽고 가볍게 진행되니, 내 마음의 안전장치를 만든다 생각하시고 가벼운 걸음으로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셋째, 사람들을 피하지 마시고 마음 편한 이들과 더 자주 만나고 대화하세요.
    말수가 줄어들고 사람을 피하면 뇌로 들어오는 자극이 줄어들어 오해가 더 깊어집니다. 친구들이 "우리도 다 냄비 태워 먹고 난리야"라고 하는 위로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모두가 겪는 나이 듦의 과정입니다. "나 요즘 냉장고 열고 멍때린다" 하고 웃어넘기며 이야기할 때, 내 마음의 무거운 짐도 비로소 내려놓아집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쉼 없이 뇌를 쓰며 아등바등 살아오셨으니, 이제 뇌도 조금 쉬고 싶어서 천천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내 몸과 머리가 늙어가는 것은 한심하거나 못미더운 일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온 세월이 남긴 훈장과도 같습니다.
    
    오늘 밤에는 "그동안 참 애쓰며 사느라 고생했다, 조금 깜빡해도 괜찮다" 하고 내 이마와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님의 뇌는 고장 난 것이 아니라, 그저 잠시 쉬어가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 익명1
    깜빡하는 것 자체보다 혹시 큰 병이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생길 수 있는 건망증도 있지만, 반복되는 증상으로 일상생활이나 안전에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면 너무 혼자 걱정하기보다 한 번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검사 결과가 걱정되더라도 원인을 확인해야 마음도 조금 놓일 수 있으니까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가족에게도 지금 느끼는 불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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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944채택률 3%
    갑자기 깜빡하는 일이 늘어 마음 고생이 정말 심하셨겠어요. 가족과 일상을 지켜온 소중한 삶이 흔들리는 듯해 무섭고 서글픈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말씀하신 증상들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건망증'에서 매우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찌개에 파 넣을 생각이나 가스불 확인처럼 일상에 치이다 보면 뇌에 잠깐 과부하가 걸려 깜빡할 수 있습니다.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세요. 불안과 스트레스 자체가 기억력을 더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장보러 갈 때나 할 일은 핸드폰이나 메모지에 적어두어 뇌의 부담을 줄여주세요.
    ​보건소의 치매 조기검진은 '큰 병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내 뇌 건강을 정기점검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막상 받아보고 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실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잘 해내고 계시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10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서 계시거나 휴대폰을 손에 쥐고 찾으셨을 때 얼마나 당황스럽고 가슴이 철렁하셨을지 그 불안한 마음이 깊이 느껴집니다.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오셨는데 예전 같지 않은 기억력 때문에 혹시나 큰 병은 아닐까, 나중에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까 홀로 눈물짓고 계셨을 모습에 마음이 참 아픕니다.
    
    질문해 주신 내용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치매라기보다는 극심한 스트레스, 불안, 그리고 뇌의 과부하로 인한 전형적인 '건망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 그리고 불안한 마음을 낮추고 현실적으로 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준들을 안내해 드립니다.
    
    치매와 건망증의 명확한 차이 이해하기
    
    건망증 (현재 상태):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뭘 꺼내려 했는지 잊었지만, 소파에 앉아 찌개를 생각하니 "파 썰려고 했지!" 하고 힌트나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떠올립니다. 사건의 일부나 세부 사항을 깜빡하는 것입니다.
    
    치매: 찌개를 끓이려고 했다는 사실 자체나, 냉장고라는 물건의 용도 자체를 까맣게 잊어버리며 힌트를 주어도 기억해 내지 못합니다.
    
    사연자님은 '내가 자꾸 깜빡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불안해하고 계신데, 이는 뇌의 인지 기능이 살아있다는 아주 강력한 증거입니다.
    
    불안과 과도한 경계가 기억력을 더 떨어뜨립니다
    "또 잊어버리면 어쩌지?", "집에 불나면 어쩌지?" 하는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뇌의 기억 담당 기관인 '해마'를 위축시키고 주의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즉, 기억력이 나빠져서 불안한 것도 있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눈치를 보느라 뇌가 과부하되어 오히려 더 깜빡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두려움을 낮추고 보건소 선별검사 받아보기
    무서워서 피하기보다, 가까운 보건소에 방문하셔서 치매 조기검사(CIST 등)를 가볍게 받아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보건소 검사는 매우 간단하고 친절하게 진행되며, 십중팔구 "정상적인 연령대 건망증입니다"라는 결과를 확인받는 순간 수개월간 사연자님을 괴롭혀온 막연한 공포와 밤잠 못 이루던 불안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됩니다.
    
    나를 향한 자책을 멈추고 뇌에 휴식 주기
    평생 가계부 쓰며 식구들 챙기느라 지친 뇌에게 필요한 것은 맞고 게임이나 억친 문제 풀이보다 '편안한 휴식과 내려놓음'입니다.
    깜빡할 때는 "내가 그동안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잠시 쉬어가는구나", "나이 들면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스러운 변화구나" 하고 자책 대신 유머러스하게 넘어가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허용해 주세요.
    
    메모 습관과 외출 전 체크리스트 단권화
    가스 불이나 현관문 확인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는 수고를 줄이기 위해, 현관문 앞에 작은 화이트보드나 메모지를 붙여두세요.
    "가스 밸브 끄기 [V], 창문 닫기 [V]"처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체크표시를 하고 나오는 작은 습관을 들이면 문고리를 여러 번 흔들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평생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오신 사연자님의 뇌가 이제 조금 천천히 가자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 뿐, 사연자님의 가치나 삶이 무너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혼자 속으로 끙끙 앓으며 눈물 흘리지 마시고, 오늘만큼은 "그동안 애썼다"며 스스로의 머리와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연자님이 불안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결 가볍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308채택률 4%
    작성자님, 글을 읽는데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싶어 마음이 참 먹먹해집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한참 서 있다가 나중에야 생각이 나는 일,
    사러 간 물건은 잊고 엉뚱한 것만 사 오는 일,
    가스불을 끄고 나왔는지 몇 번씩 확인하게 되는 일까지…
    처음에는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하고 웃어넘겼던 일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웃을 수가 없지요.
    
    특히 치매라는 말을 떠올리기 시작하면
    단순한 깜빡임 하나에도
    “혹시 나도 그런 병이 시작된 건 아닐까?”
    “나중에는 가족 얼굴도 못 알아보면 어떡하지?”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그런데 작성자님, 지금 적어주신 증상만으로 치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억력 저하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우울감, 복용하는 약, 여러 신체적인 원인 등에서도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치매 증상을 찾아보며 혼자 겁먹는 일이 아니라 한 번 제대로 확인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 결과가 무서워서 병원에 가지 못하겠다는 마음, 충분히 이해돼요.
    하지만 검사를 받는다는 것은 ‘치매인지 확인하러 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현재 인지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스불을 태운 일이 있었고, 외출 후 반복해서 확인할 정도로 불안하다면
    이 부분은 단순히 “내가 왜 이렇게 깜빡하지?” 하고 혼자 견디기에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가족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함께 진료를 받아보세요.
    혼자 병원 문 앞에서 무서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결과가 어떻든 검사를 받는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불안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고,
    무언가 원인이 발견된다면 그때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성자님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치매라는 병’ 자체보다 어쩌면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가 짐이 될까 봐, 나를 잃어버릴까 봐 두려운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서글픈지 글 속에서 느껴져서 저도 한참 마음이 머물렀어요.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나를 오늘 미리 잃어버리지는 마세요.
    
    오늘의 작성자님은 여전히 가족을 걱정하고,
    내 상태를 살피고,
    혹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도움을 구할 줄 아는 분입니다.
    그러니 너무 혼자 겁먹지 마세요.
    “혹시 치매면 어떡하지?”에서 멈추지 말고
    “내가 왜 이런지 한번 확인해보자.”로 한 걸음만 옮겨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작성자님의 인생이
    몇 번의 깜빡임 때문에 작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무서워도 확인하는 것.
    그게 지금의 나를 지키는 가장 용감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작성자님,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나를 너무 무서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