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일을 너무 과하게 붙들고 사는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회사에서는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편이고, 주변에서도 책임감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예전에는 그 말이 좋았고 제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퇴근 후에도 업무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제 모습이 너무 지칩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오늘 회의에서 내가 한 말이 이상하지 않았는지, 메일 하나를 놓친 건 없는지 계속 되짚어 봅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업무용 메신저 알림이 오면 심장이 먼저 철렁하고, 결국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휴대폰을 계속 손에 쥐고 있게 됩니다. 정말 급한 일은 아닌데도 혹시 내가 바로 답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까 봐, 혹은 나만 일을 대충 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늦은 시간에도 답장을 보내게 됩니다.
문제는 주말에도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쉬려고 영화를 틀어놔도 다음 주 일정이 떠오르고, 월요일 아침에 할 일을 미리 정리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친구가 만나자고 해도 마음 편히 만나지 못하고, 약속 중간에도 회사 단체방을 확인합니다. 정작 회사에서 큰 사고가 난 적은 거의 없는데도 제가 잠시 손을 놓으면 모든 것이 엉킬 것처럼 느껴집니다.
나름대로 바꿔보려고도 했습니다. 퇴근 뒤에는 알림을 꺼두고, 할 일은 퇴근 전에 메모해 두고, 주말에는 업무용 앱을 열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하루 이틀은 버티다가도 “혹시 중요한 연락이 왔는데 내가 놓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알림을 끈 상태에서도 머릿속으로 계속 업무를 하고 있으니, 휴대폰을 안 보는 것만으로는 쉬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가끔은 제가 정말 일을 좋아해서 이러는 건지, 아니면 잘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겁이 나서 이러는 건지도 헷갈립니다. 주변 사람들은 퇴근하면 회사 생각을 잊고 자기 시간을 잘 보내는 것 같은데, 저는 쉬는 순간에도 죄책감부터 듭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몸도 마음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은데, 막상 내려놓으려 하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더 힘듭니다.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것과 내 시간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기준을 잡아야 할까요? 퇴근 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불안과 책임감을 조금 덜어내고, 쉬는 시간에 정말 쉬는 연습을 하려면 무엇부터 해보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맞아요. 저도 ‘불안이 없어져야 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계속 휴식을 미루게 됐던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당장 완벽하게 끊어내기보다 퇴근 전 정리하는 습관과 메신저 확인을 조금씩 미루는 연습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성실함을 지키면서도 제 삶의 시간까지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따뜻하고 구체적인 조언 정말 감사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