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별것 아닌 일에도 순간적으로 화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분명 기분이 상하고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내가 왜 그랬나 싶습니다.
며칠 전에도 사소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제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같은 걸 몇 번 물어보길래 처음에는 그냥 다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또 물어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 정도로 화낼 일도 아니었는데 왜 자꾸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느냐는 식으로 짜증을 냈습니다.
그때는 속이 답답해서 그렇게 말했는데 조금 지나니까 오히려 제가 더 불편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일부러 저를 화나게 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잘못 들었거나 잠깐 다른 생각을 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더군요.
이런 일이 있고 나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습니다. 차라리 화를 내고 속이라도 시원하면 모르겠는데 저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때 조금만 참을 걸, 말을 좀 부드럽게 할 걸 하는 생각이 계속 납니다. 상대방 표정까지 떠오르면 미안하기도 하고 제가 너무 까다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참을성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작은 일에도 짜증이 먼저 나올 때가 있습니다. 기다리는 일이 생겨도 그렇고, 제가 생각한 대로 일이 안 풀려도 그렇습니다. 누가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약속한 시간보다 늦는 것처럼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만한 일에도 순간적으로 기분이 확 상합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화가 나 있는 건 아닙니다. 평소에는 별문제 없이 지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욱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후회합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화를 낼 때의 저와 그 뒤에 후회하는 제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날 피곤하거나 신경 쓸 일이 많았을 때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일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는데 엉뚱하게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짜증을 낸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피곤해서 그랬다고 넘기는 것도 핑계 같아서 마음에 걸립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더 쉽게 짜증을 내는 것도 신경 쓰입니다. 밖에서는 웬만한 일도 참고 넘어가면서 편한 사람 앞에서는 말투부터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생각하면 가장 편하게 대해줘야 할 사람에게 오히려 함부로 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화가 올라올 때 바로 말하지 말고 잠깐이라도 참아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순간이 되면 그 생각 자체가 잘 안 납니다. 이미 목소리가 커지고 말을 뱉은 다음에야 정신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를 내기 직전의 순간을 제가 알아차릴 수 있다면 조금 달라질 것 같은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화를 무조건 참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일까지 참고 넘어가다 보면 결국 다른 데서 터질 것 같기도 합니다. 화를 내지 않는 것과 불편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텐데 저는 그 구분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화를 내고 미안해하고 또 비슷한 일이 생기는 걸 반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감정을 무조건 눌러놓기보다는 필요한 말은 하면서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코치님,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 그 자리에서 멈출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또 화를 낸 뒤에 계속 자책만 하기보다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제대로 돌아보려면 어떤 식으로 생각해 보는 게 좋을까요? 감정을 참기만 하지 않으면서도 조금 차분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