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좀 예민해진 건지 사람 말 한마디를 그냥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대놓고 기분 나쁜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상대방 말투가 조금 퉁명스럽거나 제 말을 대충 듣는 것 같으면 그게 하루 종일 마음에 남습니다.
얼마 전에도 별것 아닌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뭘 물어봤는데 상대가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짧게 대답하더군요. 그 자리에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게 나빴습니다.
내가 만만해 보여서 저런 식으로 대답한 건가, 다른 사람이 물어봤어도 저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 번 생기면 머릿속에서 계속 되풀이된다는 겁니다. 그 사람 표정이며 말투까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별뜻 없이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나를 무시한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올라옵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던 일이 나중에는 제법 큰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느냐고 따지는 성격도 아닙니다. 괜히 일을 크게 만드는 것 같아서 대부분 그냥 넘어갑니다. 차라리 그때 한마디 했으면 속이라도 편했을까 싶다가도, 그 정도 일로 따지는 사람이 되는 것도 싫습니다.
젊을 때는 이런 걸 지금처럼 오래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상하게 사람들의 말투나 태도에 더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제 말을 끊거나 대충 넘기는 일이 있으면 괜히 체면이 깎인 것 같은 기분까지 듭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장면을 생각하다 보면 제가 너무 소심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사실 상대방이 정말 저를 무시했는지 아닌지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답답한 것 같습니다. 제가 혼자 의미를 크게 붙이고 있는 건지, 아니면 불쾌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쌓아두는 게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오래 끌고 가지 않고 적당히 넘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또 상대의 태도가 정말 불쾌할 때는 어느 정도까지 바로 표현하는 게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괜한 오해로 사람을 멀리하지 않으면서도 제 감정을 계속 참지만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