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개해 준 두 사람이 싸웠는데 왜 저까지 불편해야 할까요...
좋은 마음으로 사람을 소개해 줬다가 요즘 아주 난처한 상황이 됐어요. 서로 잘 맞을 것 같아서 연결해 준 것뿐인데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면서 저까지 가운데 끼어버렸거든요. 이제는 두 사람 중 누구를 만나도 눈치가 보이고 괜히 소개해 줬다는 후회까지 드네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두 분 계셨는데 서로 모르는 사이였어요. 두 분 다 성격도 괜찮고 관심사도 비슷해서 한번 같이 만나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몇 달 전 차 마시는 자리에 두 분을 함께 불렀는데 처음부터 이야기가 잘 통하더라고요. 저보다 두 분이 더 신나게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뒤로는 저 없이도 따로 만나고 연락하면서 꽤 가까워지셨나 봐요. 가끔 같이 식사도 하고 여기저기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두 분 사이가 이상해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 분이 먼저 저에게 연락해서 다른 분 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같이 약속을 잡아놓고 자기 사정만 생각해서 일정을 바꾸고, 서운한 이야기를 했더니 오히려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면서 화를 냈다는 거예요. 저는 정확한 사정을 모르니까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죠.
그런데 며칠 뒤에는 다른 분에게 연락이 왔어요. 이번에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자기는 미리 양해를 구했는데 상대방이 자기 말은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화를 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가 소개해 준 사람이 원래 그렇게 까다로운 성격이었느냐고 묻는데 참 난감했어요.
아니,,, 두 분이 친하게 지낸 것도 본인들끼리 마음이 맞아서 그런 거고 다툰 것도 두 분 사이에서 생긴 일인데 왜 자꾸 저한테 상대방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저는 두 분 모두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이라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도 없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를 들어드리면 되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편해지더라고요. 한 분은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했느냐고 물어보고, 다른 분은 제가 누구 말을 더 믿는지 궁금해하셨어요. 대답을 피하면 괜히 뭔가 숨기는 사람처럼 보이고 그렇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제가 말을 옮기는 사람이 될 것 같았어요.
얼마 전에는 한 분이 저에게 앞으로 그 사람과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는 저도 순간 화가 났어요! 본인들끼리 다툰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지만 저에게 누구를 만나고 말고까지 정하라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그렇다고 대놓고 따지지는 못했어요. 속상한 마음에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고, 저에게 그만큼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제가 왜 이런 것까지 이해해 줘야 하나 싶더라고요.
더 곤란한 건 두 분 모두 저와는 아무 문제 없이 지내고 싶어 하신다는 거예요. 한 분과 차를 마셨다는 이야기가 다른 분 귀에 들어가면 괜히 서운해하시고, 그렇다고 두 분을 모두 피할 수도 없잖아요. 예전에는 편하게 만나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누구를 만났는지까지 신경 쓰게 되니 참 피곤하네요.
남편은 애초에 사람을 소개해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이제부터는 두 사람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이미 두 분이 저를 가운데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니 모른 척하기도 쉽지 않아요.
제가 처음부터 양쪽 이야기를 너무 잘 들어준 것도 문제였나 싶습니다. 그때 그냥 두 분이 직접 이야기해서 풀어보시라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까요? 괜히 중간에서 오해를 풀어보겠다고 몇 마디 보탠 게 오히려 일을 복잡하게 만든 건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두 분 중 한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또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싶어서 선뜻 받기가 꺼려져요. 사람 사이가 틀어지는 일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소개해 준 사람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두 분 일에는 끼고 싶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면 제가 너무 매정한 사람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서로 좋게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개해 드렸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신경 쓸 일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네요. 두 분과의 인연은 모두 소중한데 요즘은 차라리 처음부터 서로 모르고 지내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까지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