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끼리 편하게 만나 밥 한 끼 먹고 웃고 떠드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습니다. 요즘 오래된 친목 모임에 나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누구와 크게 다툰 것도 아닌데 모임에 가기 전부터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게 되네요.
저희 모임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끼리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자리입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부담 없이 서로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 사람이 모임 분위기를 자기 마음대로 끌고 가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 사람은 평소에도 자기주장이 강한 편입니다. 어디서 만날지, 무엇을 먹을지 정할 때도 본인 의견을 강하게 내세웁니다. 다른 사람이 괜찮은 식당을 추천하면 거기는 음식이 별로라느니 주차하기 불편하다느니 하면서 못마땅해합니다. 정작 본인이 추천한 곳에 누군가 반대하면 표정부터 굳어집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지인이 오랜만에 새로운 식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거기는 왜 가느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른 곳도 많은데 굳이 그런 데를 가야겠느냐고 하더군요. 식당 하나 정하는 문제로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싶었지만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안했던 지인이 자기가 괜한 소리를 했다며 물러섰고, 모임 장소는 그 사람이 원하는 곳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식사하는 내내 그 사람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말도 퉁명스럽게 하고, 누가 농담을 해도 시큰둥하게 반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답답했습니다. 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 사람 기분을 맞추느라 모두가 눈치를 봐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건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위기까지 망치는 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더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겁니다. 누군가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말을 끊고 반박하기 일쑤고, 가끔은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다들 그 사람이 싫어할 만한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않습니다. 모임 날짜를 정할 때조차 먼저 그 사람 일정을 확인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저도 몇 번은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서는 괜히 분위기만 더 나빠질까 싶어 입을 다물게 되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으니 저 혼자 문제를 제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 번은 제가 농담 섞어서 우리도 가끔은 다른 사람 의견대로 해보자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언제 남의 의견을 무시했느냐며 정색을 하더군요.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고, 결국 제가 웃으면서 말을 돌렸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는 괜히 제가 잘못한 사람처럼 행동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제는 그 사람보다 그런 상황을 계속 참고 넘어가는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납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친구들 모임에서조차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다는 게 참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모임을 그만두자니 다른 지인들과의 인연까지 끊어질까 아쉽습니다. 다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이고 그 사람 한 명만 빼면 특별히 불편한 관계도 아닙니다. 예전처럼 편하게 만나고 싶은 마음이 아직은 큽니다.
가끔은 그 사람도 외로움이나 불만이 있어서 저렇게 행동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계속 맞춰줘야 하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참는 것과 한 사람의 기분에 끌려다니는 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임에서는 누군가 먼저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그 사람과 따로 만나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 나을까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