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분에게 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정성껏 만들어서 나눠준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직접 만든 것처럼 선물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서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집에서 반찬을 넉넉하게 만든 적이 있었거든요.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 생각나서 따로 깨끗한 통에 담아 가져다드렸어요. 재료 손질하고 양념하고 만드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그분도 고맙다면서 잘 먹겠다고 하셨고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지인에게 그 반찬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그분이 직접 만들었다면서 음식을 가져다줬는데 솜씨가 참 좋더라는 거예요. 처음에는 비슷한 음식을 만들었겠거니 했는데 담아준 통이며 반찬 종류까지 제가 드린 것과 똑같더라고요? 혹시나 싶어서 조금 더 물어보니 제가 만들어 드린 날과 시기도 똑같은거예요?
아니,,, 남이 만들어 준 음식을 나눠줄 수는 있어도 굳이 자기가 만들었다고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요? 사실 제가 드린 음식을 누구와 나눠 먹든 그건 상관없는데 입맛에 안 맞아서 다른 사람에게 줬을 수도 있고, 양이 많아서 나눴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본인이 직접 만든 것처럼 이야기했다는 게 너무 서운해요. 제가 들인 시간과 정성이 별것 아닌 취급을 받은 것 같기도 했고요.
그날 이후로 그분을 마주치면 예전처럼 반갑게 대하기가 어렵고, 정작 본인은 제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도 모르시는 것 같아요. 평소처럼 웃으면서 말을 거시는데 저는 괜히 말수가 줄어들더라고요.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어차피 선물한 음식인데 누구에게 주든 신경 쓰지 말라고 하네요. 그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제가 속상한 건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줬다는 사실보다 남의 정성을 자기 솜씨인 것처럼 이야기한 행동 때문이거든요. 그렇다고 이런 걸 하나하나 따지는 것도 속 좁아 보일까 싶어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거라 혹시 중간에 말이 잘못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겠죠. 그렇다고 당사자에게 대놓고 물어보자니 괜히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나올까 걱정되고요.
그동안 음식도 나눠 먹고 서로 안부도 물으며 괜찮게 지냈던 사이라 더 실망스러운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마주칠 사람인데 이번 일 때문에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음식을 나눠주고 싶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