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몇 년 전부터 뜨개질을 배우셨어요. 처음엔 수세미를 만드시더니 나중에는 작은 가방도 떠서 모임에 들고 다니시더라고요. 만날 때마다 새로 만든 걸 보여주시는데,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어도 엄마가 뭔가에 그렇게 신나 하는 모습은 좋았어요.
지난 생신에는 제가 돈을 좀 보태서 가방을 하나 사드렸어요. 엄마가 직접 뜬 가방만 들고 다니시는 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선물하면서 “이제 모임 갈 때는 이런 것 좀 들고 다녀. 맨날 만든 것만 들지 말고”라고 했어요. 그때는 좋은 걸 사드렸다는 생각에 제가 한 말이 어떤지는 신경도 안 썼어요.
그 뒤로 엄마가 뜨개질한 걸 안 보여주세요. 얼마 전에 집에 갔더니 늘 소파 옆에 있던 실 바구니도 없더라고요. 요즘은 안 뜨시냐고 물으니 “만들어도 들고 갈 데가 없어서” 하시고는 다른 얘기를 하셨어요.
그 말을 듣는데 제가 선물하면서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사실 가방을 고를 때도 엄마한테 어울릴지보다, 모임에서 다른 분들이 어떤 브랜드를 드는지 먼저 떠올렸어요. 엄마는 자기 가방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는데 저 혼자 초라해 보일까 봐 신경 썼던 거죠.
그렇다고 엄마한테 “나 때문에 뜨개질 그만뒀어?” 하고 물어보기도 어려워요. 엄마 성격상 아니라고 하실 것 같고, 결국 제가 괜찮다는 말을 들으려고 묻는 것 같아서요. 이제 와서 뜨개 가방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도 일부러 그러는 티가 날 것 같고요.
제가 한 말은 사과하고 싶은데, 엄마가 좋아하던 것까지 제가 망쳤다고 단정하는 것도 제 생각일 뿐이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물한 가방은 만날 때마다 들고 나오셔서, 볼 때마다 마음이 더 복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