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에는 나이나 직업, 경제적인 형편과 상관없이 서로 편하게 지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 사이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누가 더 잘나가고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아서 요즘 좀 씁쓸하더라고요.
저에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이 몇 명 있습니다. 예전에는 만나면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한참 웃고 서로 장난도 치면서 편하게 지냈는데, 30대 후반이 되니까 각자 사는 모습도 많이 달라지고 대화 주제도 변했습니다. 누구는 사업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누구는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처음에는 다들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힘의 차이가 생기는 느낌입니다.
특히 모임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친구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다들 맞장구를 쳐주는데 다른 친구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 별다른 반응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사 장소를 정할 때도 그 친구가 가자고 하면 별다른 의견 없이 따라가면서 다른 사람이 제안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반대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까 저도 모르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도 친구들끼리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한 친구가 괜찮은 식당을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몇 명이 별로 내켜 하지 않아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평소 모임에서 목소리가 큰 친구가 같은 식당을 가자고 하니까 그제야 다들 괜찮다면서 바로 결정하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같은 의견인데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물론 그 친구가 일부러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잘난 척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계산도 자주 하고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편이라 고마운 부분도 많거든요. 다만 그런 행동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그 친구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 그 친구가 의견을 내면 굳이 반대하지 않고 넘어간 적이 많아서 누구를 탓할 입장도 아닌 것 같고요.
그런데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까지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게 참 이상하더라고요. 회사에서는 직급도 있고 업무적인 관계가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친구 사이에서는 적어도 그런 부담 없이 지내고 싶거든요. 예전에는 서로 놀리기도 하고 의견이 다르면 편하게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누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친구들의 반응부터 살피게 됩니다.
저도 솔직히 이런 분위기에 맞춰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괜히 혼자 다른 의견을 냈다가 분위기를 깨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별말 없이 따를 때가 있거든요. 그러고 나면 친구들 사이에서까지 이렇게 행동해야 하나 싶어서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친구들에게 직접 이야기하기도 애매합니다. 누가 봐도 명확하게 잘못한 사람이 있는 건 아니고, 제가 혼자 서열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다른 친구들은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괜히 제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가 잘 지내던 친구들 사이만 어색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인 차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차이가 친구 관계에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당연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 생기는 건지, 아니면 서로 동등하게 지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건지 요즘 자꾸 생각하게 되네요.
오래된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미묘한 서열이나 눈치 보는 분위기가 생길 때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니면 불편한 부분은 조금씩이라도 표현하는 게 맞을까요?
친구들과의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매번 분위기에 맞춰 제 의견을 접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제 생각을 편하게 표현하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