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은지 모르겠더라고요.
회사에서 크게 힘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집에만 오면 축 처졌어요. 주말에도 늦잠 자고 침대에 누워서 시간 보내는 날이 많아졌고요. 예전 같으면 재미있었을 일도 귀찮게 느껴지니까 저도 조금 이상하다 싶었어요.
특히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잠은 충분히 잔 것 같은데 개운하지가 않고 출근 준비하는 것부터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체력이 떨어졌나 싶었어요.
일찍 자려고도 해보고 주말에 푹 쉬기도 했는데 크게 달라지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러다 혹시 우울증 때문인가 싶어서 관련 자가검진을 찾아서 해봤습니다.
결과는 우울 안정 상태였어요.
솔직히 결과 보고 안심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의욕이 없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자가검진 결과만 보고 괜찮다고 넘기기보다는 최근 생활을 한번 돌아봤습니다.
생각해보니까 계속 야근하면서 수면시간이 들쭉날쭉했고 쉬는 날에도 집안일이나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했더라고요. 평소에 운동도 거의 안 하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날도 많았고요.
일단 생활부터 바꿔봤어요.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고 저녁에 집 주변을 20분 정도 걷기 시작했고 잠자는 시간도 최대한 일정하게 맞췄습니다.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만 보는 습관도 조금씩 줄였고요.
신기하게도 며칠 만에 확 좋아진 건 아니지만 한두 달 정도 지나니까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전보다 편해졌어요.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날도 줄었고 다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날은 있어요. 그렇다고 예전처럼 '나 왜 이러지?' 하면서 계속 고민하지는 않아요. 피곤한 건 아닌지 잠을 제대로 잤는지 먼저 살펴보고 조금 쉬어가려고 합니다.
이번에 자가검진을 해보면서 느낀 건 결과 하나로 내 상태를 전부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저는 안정 상태가 나왔지만 실제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혹시 자가검진을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너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결과가 어떻든 지금 내가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든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울감이나 무기력이 계속되고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면 자가검진 결과와 관계없이 전문가에게 상담받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