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밝고 잘 지내 보이는 사람도 우울을 겪을 수 있다는 건, 우울이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과 신경계의 변화와 관련된 질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여에스더 님처럼 밝은 분도, 또 질문자님처럼 사회생활에서는 괜찮다가도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고 사람들과의 연락이 버겁게 느껴지며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상태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소진되면서 호르몬의 변화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힘내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지금 질문자님의 상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만큼 충분히 힘든 상태로 보입니다. 치료는 갑자기 모든 걸 바꿔주기보다, 일상에서 아주 작은 변화들이 먼저 생기며 서서히 회복의 감각을 되돌려 줍니다. 이미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를 받아볼까’라고 생각하신 것 자체가 중요한 시작입니다. 우울은 혼자 버티기보다 함께 다루어야 덜 아픈 영역이니까요. 지금처럼 고민이 생길 때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에 마음을 털어내 보면서, 답글들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나 상담의 방향을 천천히 정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 우연히 라스 예능 클립을 보는데 여에스더님이 나오시더라고요. 평소에 워낙 텐션 높으시고 항상 웃으면서 말씀하시니까 당연히 엄청 밝은 분인 줄만 알았거든요. 근데 작년에 방송 쉬셨던 이유가 우울증 치료 때문이었다고 덤덤하게 말씀하시는데 진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이미 오래 전에 공개하셨었더라고요..? 전 몰랐는데
심지어 10년 넘게 약을 먹어도 안 들어서 마지막엔 전기 경련 치료까지 받으셨대요. 그게 부작용으로 기억이 날아갈 수도 있는 건데, 남은 가족들한테 상처 주기 싫어서 그 힘든 결정을 하셨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더라고요... ㅠㅠ
사실 저도 요즘 상태가 좀 이상하거든요. 겉으로는 멀쩡하게 출근하고 사람들 만나면 웃긴 하는데, 집에만 오면 전등 켤 힘도 없어서 깜깜한 데 그냥 누워만 있어요.
거울 보면 내가 너무 못생겨 보이고, 친한 친구들 연락 오는 것도 숙제처럼 느껴져서 자꾸 미루게 되더라고요. 근데 주변에선 제가 일도 곧잘 하고 성격도 좋아 보이니까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래? 마음을 강하게 먹어봐" 라거나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 나아져" 같은 소리를 하는데, 저 위로하려고 하는 말인 거 아는데,, 위로를 못 받겠어요.. 근데 이게 우울증일까요?
여에스더님이 유튭에서 '힘내', '파이팅'이라는 말이 우울증 환자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말이라는 거라고 하시는데, 저만 공감하는 거 아니죠?
명랑한 건 성격이고 우울증은 그냥 병일 뿐이라는데... 와, 저도 이제는 '의지의 문제'라고 자책 그만하고 치료를 제대로 시작해 볼까 싶기도 해요.
병원이나 상담 치료 시작하고 나서 정말 삶의 의욕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는지 궁금해요. 저도 이제 그만 깜깜한 방에서 나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