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는 웬만한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돈 이야기는 아무래도 다른 것 같습니다.
남하고 돈 이야기를 할 때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선을 두게 되는데 가족은 가까운 사이다 보니 오히려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해야 하는지 더 어렵네요.
꼭 큰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문제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가족끼리 같이 밥을 먹거나 무슨 일이 있어서 돈을 써야 할 때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누군가 조금 더 낼 수도 있고 형편이 되는 사람이 부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몇 번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한 일이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렇다고 가족끼리 얼마를 냈고 누가 더 냈는지 하나하나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게까지 계산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은데 막상 계속 한쪽에서 부담하는 상황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가기도 어렵더군요.
반대로 제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가족에게 말하는 게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이니까 거절하기 힘들 거라는 걸 아니까요.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게 가족 마음이지만 돈이라는 게 한번 얽히기 시작하면 예전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듭니다. 거절하면 가족인데 그것도 못 해주느냐는 말을 들을까 신경 쓰이고, 들어주자니 나중에 약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제가 돈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상황도 싫습니다.
돈을 잃는 것보다 가족 사이가 어색해지는 게 더 걱정되는 것 같습니다. 가족 행사 비용 같은 것도 은근히 어렵습니다. 누구는 이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그래도 가족끼리 하는 건데 조금 더 써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각자 형편도 다르고 돈을 쓰는 기준도 다른데 가족이라는 이유로 기준까지 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이런 차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그러느냐는 식으로 받아들일까 걱정될 수도 있고, 반대로 돈 있다고 유세하는 것처럼 보일까 조심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가족끼리 돈 문제로 다투는 이야기를 들으면 왜 돈 때문에 가족끼리 그러느냐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가족이기 때문에 돈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겠더군요. 감정이 들어가고 그동안 서로 해준 것까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단순히 금액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앞으로 가족끼리 돈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살 수도 없는 일입니다. 살다 보면 같이 부담해야 하는 일도 생길 테고 서로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테니까요.
결국 처음부터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을 분명하게 정하는 게 나은 건지, 가족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계산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맞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가족끼리 돈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어느 정도까지 솔직하게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가족이라도 돈 문제만큼은 처음부터 정확하게 하는 편인지, 너무 따지면 관계가 더 불편해질 수 있으니 어느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편인지 다른 분들 경험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