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끝나고서야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았습니다

몇 년 전 추석에 친정에 갔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아침부터 엄마는 부엌에서 계속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전 부치랴

나물 무치랴

갈비 냄비 확인하랴

 

잠깐 앉아 있는 모습도 거의 못 봤어요.

 

저는 옆에서 이것저것 먹으면서

“엄마는 역시 명절 음식 잘한다” 하고 웃기만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점심 먹고 나서는 친척들이 하나둘씩 돌아갔고

저도 설거지를 조금 도와준 뒤 집에 가려고 현관에 섰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발목을 주무르고 계시더라고요.

 

“엄마 어디 아파?”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하시면서

“명절 지나면 며칠 쉬면 돼”라고 하셨어요.

 

그 말 듣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엄마에게 명절은

우리가 쉬는 날이 아니라

누군가를 먹이고 챙기느라 더 바쁜 날이었던 거죠.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동생에게 전화해서

다음 명절에는 음식 몇 가지를 각자 맡자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가 괜찮다며 사양하셨는데

결국 다음 명절부터는 조금씩 나눠서 준비하게 됐어요.

 

엄마가 차려준 명절 음식이 맛있다는 말만 했지

그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는

그동안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라도 알아차린 게 다행입니다.

 

명절에 제일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은

늘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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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오전)✨️
    마지막 문장이 참 오래 남네요. 명절에는 차려진 음식과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만 눈에 들어오지, 그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누군가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는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특히 엄마가 식탁에 앉아 발목을 주무르고 계셨다는 장면이 참 마음에 남습니다. 평소에는 늘 움직이고 계시니까 그 모습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명절 지나면 며칠 쉬면 돼”라는 말도 괜히 짠하네요. 다른 가족들에게는 쉬는 날인 명절이 엄마에게는 오히려 가장 바쁜 날이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하신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명절 음식이 그냥 엄마가 알아서 준비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알아서’라는 말 뒤에 정말 많은 시간과 수고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날 마음에 걸렸던 걸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동생에게 먼저 이야기해서 다음 명절부터 실제로 역할을 나누게 된 게 정말 좋은 변화인 것 같아요. 엄마가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셨던 것도 아마 평생 가족을 챙기는 게 익숙해서였겠지만, 막상 함께 나눠 하다 보면 엄마도 훨씬 마음 편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명절 음식이 조금 덜 많아도 가족들이 함께 준비하고, 엄마도 중간중간 앉아서 같이 이야기하며 먹을 수 있다면 그게 훨씬 좋은 명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추석에는 음식 맛있다는 말뿐 아니라 “엄마는 뭐 먹고 싶어?”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것도 먼저 챙겨드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늘 가족을 챙기느라 바빴던 분들이 이번에는 가족에게 가장 많이 챙김받는 명절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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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글을 읽으니 마음이 참 먹먹해지네요. 명절에 엄마가 싸주시는 음식은 늘 익숙해서 그저 ‘가져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돌아와 혼자 하나씩 꺼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엄마의 마음이 뒤늦게 보이는 것 같아요.
    
    특히 내가 좋아하는 전을 조금 더 챙겨주셨다는 대목에서, 엄마는 음식 하나를 담으면서도 딸이 좋아하는 것까지 기억하고 계셨구나 싶어 마음이 찡했어요.
    
    부모님의 사랑은 참 이상하지요. 함께 있을 때는 
    너무 익숙해서 모르다가, 돌아서고 나서야 그 크기가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사진 한 장과 “고마워”라는 말을 전하셨으니 엄마도 참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사랑과 고마움은 마음속에만 두지 않고, 조금 서툴더라도 그때그때 표현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따뜻한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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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혜향
    명절이 지나고 나서야 엄마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는지 보이더라고요.
    
    명절 음식 준비하는 것도 잠깐 도와드리면 허리도 아프고 손도 거칠어지는데, 엄마는 이런 일을 해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해오셨던 거잖아요.
    
    어릴 때는 그냥 명절이면 당연히 차려지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음식 하나하나에 엄마의 시간과 고생이 다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명절에는 엄마가 고생한 만큼
    다음에는 음식 준비도 조금씩 나누고 엄마가 앉아서 쉬는 시간도 꼭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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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춘이
    명절이 지나고 나서야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새삼 느껴질 때가 있죠.
    
    명절 전에는 장보기부터 음식 준비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만 생각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면 치우고 정리하는 것까지 전부 엄마 몫으로 남아 있었던 게 보이더라고요.
    
    예전에는 그냥 명절이면 원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직접 이것저것 해보니 음식 하나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손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어요.
    
    괜히 명절 지나고 엄마한테 전화 한 번 더 드리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네요.
    이번에는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이라도 제대로 해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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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인
    마음이 아리네요... 저도 늘 받기만 했는지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