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e(오전)✨️
몇 년 전 추석에 친정에 갔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아침부터 엄마는 부엌에서 계속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전 부치랴
나물 무치랴
갈비 냄비 확인하랴
잠깐 앉아 있는 모습도 거의 못 봤어요.
저는 옆에서 이것저것 먹으면서
“엄마는 역시 명절 음식 잘한다” 하고 웃기만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점심 먹고 나서는 친척들이 하나둘씩 돌아갔고
저도 설거지를 조금 도와준 뒤 집에 가려고 현관에 섰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발목을 주무르고 계시더라고요.
“엄마 어디 아파?”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하시면서
“명절 지나면 며칠 쉬면 돼”라고 하셨어요.
그 말 듣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엄마에게 명절은
우리가 쉬는 날이 아니라
누군가를 먹이고 챙기느라 더 바쁜 날이었던 거죠.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동생에게 전화해서
다음 명절에는 음식 몇 가지를 각자 맡자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가 괜찮다며 사양하셨는데
결국 다음 명절부터는 조금씩 나눠서 준비하게 됐어요.
엄마가 차려준 명절 음식이 맛있다는 말만 했지
그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는
그동안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라도 알아차린 게 다행입니다.
명절에 제일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은
늘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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