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일이 있었어요

지난 추석에 친정에 갔다가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어요.

차가 너무 막혀서
예정보다 두 시간 가까이 늦어진 거예요.

도착하니 가족들은 이미 저녁을 먹고 있었고
저는 미안한 마음에 밥도 대충 먹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밥솥을 다시 열더니
제일 좋아하는 반찬부터 하나씩 꺼내주시더라고요.

"너 오면 먹으려고 안 치웠지."

그 말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사실 저는 명절마다
엄마가 음식 준비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제가 늦게 오는 것만 미안해했지
엄마가 하루 종일 음식을 준비하고
제 몫까지 따로 챙겨놓았다는 생각은 못 했거든요.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려고 일어났더니
이번에는 동생이 먼저 앞치마를 두르더라고요.

"누나는 오랜만에 왔으니까 앉아 있어."

엄마도 웃으면서
"그래, 오늘은 너희가 해."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명절 음식이나 선물 같은 것만 기억에 남았을 텐데

지난 추석에는
늦게 온 딸 먹이려고 밥을 남겨둔 엄마와
자연스럽게 설거지를 맡아준 동생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거창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가족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어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챙겨주는 것.

저는 그날 집에 돌아오기 전에
엄마한테 밥 잘 먹었다는 말을 한 번 더 하고 왔어요.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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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정-부산
    말하지 않아도 서로 챙겨주는 것이 가족이라는 말 참 공감됩니다. 아무것도 아닌데도 말하지않아도 사소한거라도 챙겨주면 그것만큼 감동적인게 없더라구요. 가족의 따스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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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오전)✨️
    읽으면서 정말 가족의 따뜻함은 거창한 이벤트보다 이런 작은 순간에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가족들은 저녁을 먹었는데도 딸이 올 때까지 밥을 남겨두고 좋아하는 반찬까지 챙겨주셨다는 게 참 엄마답네요. “너 오면 먹으려고 안 치웠지”라는 말도 평범한 한마디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 딸을 기다린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부모님이 명절마다 음식을 준비하고 가족들을 챙기는 걸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식탁에 음식이 차려져 있으면 그냥 맛있게 먹고, 다 먹고 나면 누군가 치우겠거니 했던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직접 집안일을 조금씩 해보니까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일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동생이 자연스럽게 앞치마를 두르고 “누나는 오랜만에 왔으니까 앉아 있어”라고 한 부분도 참 좋네요. 가족끼리는 꼭 말로 고맙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 하나에서 마음이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날은 맛있는 음식보다 그런 장면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으셨을 것 같아요.
    
    마지막에 엄마에게 밥 잘 먹었다는 말을 한 번 더 하고 왔다는 것도 참 따뜻하네요. 평소에는 쑥스러워서 지나칠 수 있는 말인데, 사실 가족에게는 그런 짧은 말 한마디가 오래 남기도 하니까요. 이번 추석에도 특별한 일 없이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는 평범한 시간이 오히려 나중에는 가장 그리운 기억이 될 것 같아요. 글쓴님 가족 모두 이번 명절에도 서로 많이 챙기고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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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죠부
    너무 좋은 집안이에요ㅠㅠ글만으로도 그 화목함이 영상으로 재생되는듯해요.너무 행복하실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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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니
    어머니가 글쓴이님이 좋아하는 반찬까지 남겨두셨다는 말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정말 뭉클하네요. 
    평소에는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의 마음이 어느 순간 크게 와닿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동생도 자연스럽게 설거지를 맡아준 모습이 참 보기 좋고요. 가족의 소소한 마음이 참 소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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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ria
    글 보는데 제 마음이 다 몽글몽글해지네요ㅠㅠ
    
    너 오면 먹으려고 안 치웠다는 엄마의 그 한마디에 담긴 사랑이 뭔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괜히 코끝이 찡해져요 ㅜㅜ
    
    차가 막혀서 늦어지는 내내 미안하고 초조하셨을 텐데, 따뜻한 밥상으로 반겨주는 엄마랑 슥 앞치마 두르는 동생분까지 가족분들이 정말 다정하시네요 ㅎㅎ
    
    명절 지나고 나면 비싼 선물보다 이런 소소하고 다정한 순간들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엄마한테 고맙다고 한 번 더 표현하고 오신 글쓴이님도 참 따뜻한 분 같아요 ㅎㅎ 
    
    이번 명절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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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작성자님의 글을 읽으니 명절의 진짜 따뜻함이 무엇인지 느껴져요. 거창한 음식이나 선물보다 “너 오면 먹으려고 안 치웠지”라는 엄마의 한마디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을 것 같아요. 가족이란 결국 말없이 내 자리를 남겨두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우리도 익숙함에 가려 놓치고 있던 가족의 사랑을 한 번씩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엄마에게 건넨 “밥 잘 먹었다”는 그 한마디도 참 따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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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선이
    저는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엄마가 “너 오면 먹으려고 안 치웠지”라고 했다는 게
    괜히 마음을 건드리네요.
    
    늦게 온 딸 밥 한 끼 먹이는 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하셨겠지만
    그 밥을 남겨두고, 좋아하는 반찬을 따로 챙겨놓고 기다렸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동생이 자연스럽게 앞치마 두르고 설거지했다는 것도 참 좋네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이제는 가족들이 엄마가 계속 음식하고 치우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서요.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음식이나 선물보다
    이런 사소한 장면 하나가 더 또렷하게 남을 때가 있죠.
    
    마지막에 “밥 잘 먹었다”고 한마디 더 하고 왔다는 것도 잘하신 것 같아요.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은 괜히 쑥스러워서 미루게 되는데, 생각났을 때 바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