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왁자지껄한 추석이 점점 조용해지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마다 명절 문화가 다 다르겠지만 저는 어릴 시절 명절 당일에는 우리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그 다음에 큰집에 갔고 명절 다음날에 외갓집을 갔습니다. 저는 명절이 참 좋았어요. 용돈을 받기도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는 그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집에 사람이 가득차고 왁자지껄해지는게 좋았나봅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의 명절이 계속 될 줄 알았어요. 언니가 결혼하면서 형부가 생기고 조카가 생겼고 그러니 시끄러운 명절은 항상 제 곁에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작은 이모가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 명절에서 큰일이 아닌듯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혹이 있어서 며칠 뒤에 수술을 할건데, 너도 산부인과를 자주 가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혈전이 튀면서 뇌경색과 더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으로 인해 한달정도 투병 후 편안한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올해 아버지가 간암으로 같이 가셨어요. 명절을 앞두고 있는 지금, 뭔가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명절에도 한사람이 없을 뿐인데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고 이상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항상 설거지를 도와줬던 우리 예쁜 이모는 더이상 명절을 같이 보낼 수 없구나. 그런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올해 아버지 마저 돌아가셔서 더욱 추석이 조용해질 것 같아서 벌써부터 마음이 슬픕니다.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제 곁에 사람이 하나 둘 떠나가면서 명절 분위기도 점점 잔잔해져 가는 것이 참으로 서운하고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이제 추석도 곧 다가옵니다. 올 추석은 어떻게 남은 가족들과 그리웠던 기억을 나누며 즐겁게 보낼지 고민이 됩니다. 비록 예전처럼 왁자지껄한 추석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잔잔한 추석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기다려봅니다. 
 
다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가족과 다투기보다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으시고 잘 보내셨으면 합니다.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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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오전)✨️
    글을 읽고 나니 명절이라는 게 단순히 음식을 먹고 가족을 만나는 날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릴 때는 사람이 많아서 시끌벅적한 그 분위기가 그냥 당연한 일상처럼 느껴졌을 텐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사람씩 자리를 비우고 나니 그때의 소중함이 더 크게 다가오셨을 것 같아요. 특히 작은 이모와 아버님을 연이어 떠나보내셨으니 이번 추석은 예전과는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마지막 명절에 이모님께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면서 말씀하셨던 모습도 오래 기억에 남으실 것 같아요. 평소에는 설거지를 도와주시던 모습처럼 아주 평범했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가장 그리운 기억이 되기도 하잖아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한 사람 없을 뿐인데 이렇게 허전할 수 있구나’ 느끼셨다는 말이 참 마음에 남네요. 사람이 차지하는 자리가 단순히 한 자리의 크기로만 남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 추석에는 예전처럼 꼭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남은 가족들이 함께 앉아서 이모님이나 아버님 이야기도 하고, 예전에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을 하나씩 꺼내다 보면 조용한 가운데서도 따뜻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명절의 모습이 달라진 것뿐이지, 가족을 생각하고 서로를 챙기는 마음까지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는 지금 함께 있는 가족들과 보내는 평범한 명절도 조금 더 눈여겨보게 될 것 같아요. 맛있는 것 하나 같이 먹고 웃고 이야기하는 그런 시간이 나중에는 또 그리운 기억이 될 테니까요. 이번 추석에는 너무 슬픔만 생각하지 마시고, 그리운 분들을 마음속에 잘 담아두면서 남은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쓴님께도 올해 추석이 조금은 잔잔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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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박주현님, 말씀하신 상황을 들으니 마음 깊이 아픔이 느껴집니다. 작년 작은 이모님의 병환과 올해 아버님의 간암 투병으로 가족이 하나둘씩 떠나가면서 명절의 소란스러움과 따뜻함이 점점 잔잔해지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우실 거라 생각해요.
    
    명절은 가족과의 만남과 추억을 쌓는 소중한 시간인데, 그 자리에서 소중한 분들이 떠나가신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죠. 특히, 평소 가족을 위해 작은 일도 돕고 함께 웃음과 이야기를 나누던 분들이 부재하는 명절은 허전하고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박주현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처럼 왁자지껄하지는 않더라도 남은 가족과 좋은 기억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잔잔한 추석도 충분히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명절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지, 가족간의 사랑과 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어려운 시간을 보내시는 박주현님께서는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시고, 가족들과 솔직한 감정을 나누며 서로의 상실을 함께 이해하고 보듬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그리운 분들을 기억하며 서로를 더욱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될 거예요.
    
    어려운 순간에도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잘 보내시길 바라고, 마음 속 깊은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필요하다면 주변에 신뢰할 수 있는 분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