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예전엔 다 같이 전을 부쳤는데, 올해는 제가 먼저 시작했네요😤

추석이 지나고 며칠 됐는데 아들이 찍어준 사진을 보다가 괜히 예전 명절 생각이 많이나서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네요 ^^

 

예전에는 명절이라고 하면 친정 식구들이 모여서 같이 음식을 준비하곤 했잖아요?

 

한 사람은 재료를 썰고 한 사람은 전을 부치고, 옆에서는 이것 좀 가져다 달라 저것 좀 뒤집어 달라 하면서 참 북적북적 하고 음식 만드는 것보다 떠들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간에 그때는 사람이 많으니 정신없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런 것도 다 한때였네요...


지금은 예전처럼 다 같이 모여 음식을 준비하지는 않고 올해는 자식들이랑 며느리도 온다고 해서 같이 조금씩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많이 하지 말고 먹을 만큼만 하자고 생각해서 재료를 준비했는데 막상 꺼내놓으니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있어야 할 것 같고 정신이 없더라고요.

 

[추석] 예전엔 다 같이 전을 부쳤는데, 올해는 제가 먼저 시작했네요😤

 

꼬치에 넣을 재료도 자르고, 고기도 준비하고, 생선도 꺼내놓고 하나씩 하다 보니 어느새 일이 제법 커지더군요?

 

자식들이랑 며느리가 오면 같이 하려고 했는데 하필 이날 길이 많이 막혔는지 생각했던 것보다 늦어진다고 해서 처음에는 조금 기다릴까 하다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천천히 미리 준비할겸 저 혼자 먼저 시작했어요.

 

몇 가지만 해놓으려고 했는데 전이라는 게 시작하면 또 그렇게 안 되잖아요? 하나 부치고 나면 이것도 마저 해야 하고, 꺼내놓은 재료를 보면 또 그냥 둘 수도 없고요.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솔직히 그때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던 거 같아요. 

 

같이 하면 금방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자꾸 가고, 펼쳐놓은 재료는 많고, 결국 제가 하나씩 하다보니까 혼자 다 한것 같기도 하고... 길이 막히는 걸 며느리 탓할 수도 없는 일인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또 그렇더라고요. 

 

괜히 시계를 한 번 보고 전을 뒤집다가 또 시계를 보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도 애들 오면 배고플 텐데 싶어서 손은 또 멈추질 않더군요 ^^;

 

[추석] 예전엔 다 같이 전을 부쳤는데, 올해는 제가 먼저 시작했네요😤

 

그렇게 정신없이 하다 보니 전도 어느새 한가득 담겨있었고 다 해놓고 보니까 "내가 이걸 언제 다 했나 싶더라?"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자식들이랑 며느리가 도착하니 집안이 시끌시끌해져서 기분은 좋았어요.

 

늦었다고 미안해하면서 남은 것도 거들고 상 차리는 것도 같이 해주니 내심 조금 서운했던 마음은 금방 없어지더라고요 😁


이것저것 상에 올리고 다 같이 둘러앉으니 그제야 추석 같았습니다. 

 

갈비도 놓고, 잡채도 놓고, 제가 부친 전도 올렸는데 아들이 상을 보더니 사진을 근사하게 찍어줬어요. 저는 음식 차리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찍어두길 잘한 것 같습니다 😙

[추석] 예전엔 다 같이 전을 부쳤는데, 올해는 제가 먼저 시작했네요😤

 

다들 잘 먹는 걸 보고 있으니 힘들게 준비한 것도 그때는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

 

이거 맛있다고 하나 더 가져가고, 저것도 먹어보라고 서로 권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준비하기를 잘했나 싶기도 하더군요. 명절 음식이라는 게 만드는 사람은 몇 시간을 보내는데 먹는 건 참 금방이네요 ㅎㅎ..

 

며칠 지나서 이 사진을 다시 보니까 음식보다 다른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가족들과 둘러앉아 같이 전을 부치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먼저 음식을 준비해놓고 자식들과 며느리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네요.

 

생각해보면 저도 젊었을 때는 명절에 가면 음식이 차려져 있는 게 너무 당연했던 것 같았어요.

 

어르신분들께서 언제부터 준비했는지, 몇 시간을 서 있었는지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같이 전을 부치기는 했지만 그때는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상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까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올해 혼자 먼저 전을 부치면서 이상하게 그때 어르신분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우리가 언제 오나 기다리면서도 음식 식을까 걱정하고, 늦는다고 하면 서운하면서도 오기만 하면 반갑고, 배부르다고 해도 이것 하나만 더 먹어보라고 했던 마음이 이제야 조금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 명절 풍경이 없어지는 것이 조금 서운하면서도, 그 자리에 또 다른 명절 풍경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모두 모여 음식을 만들지는 않지만 자식들과 며느리가 와서 같이 먹고 이야기하는 지금의 모습도 나중에는 그리운 추억이 되겠지요?

 

내년에는 정말 조금만 해야겠습니다... 사실 이 말은 지켜질지 자신은 없네요 ^^; 애들이 온다고 하면 또 이것저것 꺼내놓을 것 같아서요 ㅎㅎ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 덜 만들고 조금 일찍 앉아서 같이 먹어보려고 합니다. 

 

음식 하나 더 해주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저도 같이 앉아 떠들던 그 옛날 명절처럼 가족들 옆에 오래 앉아 있고 싶네요.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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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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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너무 맛있겠어요!! 제가 전 킬러인데 군침도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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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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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북적북적 다 같이 만들던 명절이 당연했는데, 어느새 내가 어르신들처럼 음식을 해놓고 자식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늦어지는 자식들 기다리며 시계 보실 때 서운하셨던 마음도 너무 이해 가고, 그러면서도 애들 배고플까 봐 손을 못 멈추셨다는 대목에서는 자식들을 향한 사랑이 그대로 느껴져서 괜히 마음이 찡했네요 ㅠㅠ
    
    늦어서 미안해하며 상 차리기를 돕는 자식분들과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에 서운함이 사르르 녹아내리셨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내년에는 정말로 일 좀 줄이시고, 수키님 말씀대로 맛있는 음식보다 더 소중한 가족들과의 대화 시간을 원 없이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정성 가득한 따뜻한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하고, 명절 보내느라 고생 많으셨으니 남은 시간은 푹 쉬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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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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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만 여겼던 명절 상차림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음식을 준비하는 어르신의 위치가 되어 비로소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고백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서운함은 온데간데없이 자식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도 가슴 아픕니다.
    
    내년에는 정말 자식분들 말씀대로 일은 조금만 줄이시고, 수키님이 바라시는 대로 맛있는 음식보다 더 소중한 '가족들 옆에 오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득 채우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식분들도 어머니의 이 귀한 마음과 정성을 오래도록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기억할 거예요. 명절 치르시느라 몸도 마음도 고단하셨을 텐데, 이제는 긴장 풀으시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정성스러운 글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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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B
    와~정말 많이 만드셨네요.
    얼마전까지 저희도 그랬는데 어머니 떠나시고 각자 보내는 명절이 되다보니 암것도 안하고 편하게는 보냈어요.
    근데, 뭔지 모르게 허전하고 뭔가를 놓친것처럼 휑하고 쓸쓸한 느낌이 들었어요.
    북적북적 하하호호 시끌벅적 힘들었어도 그시간이 그리워지더군요.
    시댁에 가기싫을때도 있어서 꾀도 부리고 했었는데 사람 마음이 참 그렇네요ㅠ
    아들,며느리 누군가를 기다리며 만드신 정성 가득한 상차림 너무 감동이네요.
    서운함도 단숨에 사라지게 하는게 가족 인거죠.
    가족을 위해 맛난음식 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따뜻한 글로 온기를 가득 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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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키
    작성자
    남겨주신 소중한 글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고 가만히 보듬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명절이 얼마나 휑하고 쓸쓸하셨을지, 그 허전함이 글 너머로도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것 같아요.
    
    정말 말씀대로 할 때는 시끌벅적 정신없고 꾀가 나기도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고단했던 시간마저 다 사랑이었고 그리움이 되나 봅니다. 제 서툰 글과 상차림이 이웃님께 작게나마 따뜻한 온기가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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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많이 만드셨네요 입이 쩍~ 벌어져요
    만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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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키
    작성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많아 보였나요? 하하, 맛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