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이번 추석에는 평소 같으면 절대 안 했을 일을 하나 해봤습니다.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어요 ㅎㅎ


사실 저는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송편을 기다리는 편도 아니었고 집에 있으면 몇 개 집어먹는 정도(?)였습니다.

 

누가 만들어주거나 사다 놓으면 그럴때나 하나씩 주워 먹었지 제가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도 없었고요 ㅋㅋ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한번 직접 해보고 싶더라구요? 기왕 하는 거 그냥 흰 송편만 만들기보다는 색도 몇 가지 넣고 모양도 조금 다르게 해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봤습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별거 있겠어?" 싶었는데 막상 찾아보니 쌀가루 양부터 물 양, 속에 들어가는 재료까지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더라고요;;


휴대폰 보면서 계속 만들 자신은 없어서 필요한 것만 노트에 따로 적었습니다. 송편 20개 정도를 목표로 멥쌀가루 양이랑 반죽하는 방법, 깨소에 들어갈 재료까지 적어놓고 시작했습니다.

 

[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지금 다시 보면 무슨 대단한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적어놨네요 ㅋㅋ 

 

그래도 처음 하는 거라 물을 한꺼번에 많이 넣었다가 반죽을 망칠까 봐 이것만큼은 제대로 지키려고 했습니다!


막상 시작해보니 제일 어려운 건 송편 모양을 만드는 것보다 반죽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그냥 반죽해서 속 넣고 빚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손에 붙기도 하고 생각했던 질감이 안 나오기도 해서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계속 만졌습니다.


쑥을 넣은 반죽도 만들어봤는데 그냥 동그랗게 빚기에는 조금 심심해 보여서 집에 있던 꽃 모양 틀로 찍어봤습니다.

 

[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이때까지만 해도 꽤 그럴듯하게 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개를 나란히 찍어놓으니까 나름 예뻐 보이기도 했고요 😋 

 

문제는 제가 여기서 욕심이 생겼다는 겁니다... ㅠㅠ


쑥색만 만들고 끝내려고 했는데 다른 색도 있으면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분홍색 반죽도 만들었습니다..! 

 

색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길게 굴린 다음 비슷한 크기로 나눠봤어요 ㅎㅎ

 

[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요리를 자주 하는 것도 아닌데 이날만큼은 혼자 꽤 나름(?) 진지하게 했던 거 같아요! 

 

크기가 다르면 찌고 나서 모양이 이상해질 것 같아서 비슷하게 나누려고 이쪽저쪽 비교해보고 꽃 모양을 어디에 붙일지도 고민하고요 ㅋㅋ


그런데 막상 송편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하니까 처음 생각했던 모양대로 되는 건 별로 없더라구요.


어떤 건 너무 통통하고 어떤 건 납작하고 색도 제가 예상했던 것과 조금씩 달랐어요. 예쁘게 만들어보겠다고 이것저것 손대다 보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달 모양 송편하고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ㅋㅋ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색깔도 다르게 하고 모양도 하나씩 바꿔봤습니다. 

 

꽃을 올린 것도 만들고 잎처럼 줄을 그어본 것도 만들고 그냥 동그랗게 만든 것도 있었어요.


그렇게 하나씩 찜기에 올려놓으니까 모양은 제각각이어도 제 눈에는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정말 통일성이 없긴 하네요 ㅎㅎ 

 

처음부터 계획해서 만든 것보다는 만들면서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만들어본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직접 만들어보니 이상하게 하나하나 정이 가더군요 😋 

 

마트에서 송편 한 팩 사왔으면 어떤 게 더 예쁜지 생각할 일도 없었을텐데 제가 반죽부터 만져서 그런지 못생긴 것도 버리기가 아까웠습니다 ㅎㅎ


그리고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송편 몇 개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는 걸요 ㅠㅠ

 


평소에는 명절상에 올라온 송편을 아무 생각 없이 집어먹었는데 직접 해보니까 반죽하고, 색 내고, 속 넣고, 모양 만들고, 찌는 과정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어렸을 때는 명절 음식이 그냥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줄 알았는데 당연히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준비했던 거겠죠? (사 먹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건 우리끼리 비밀..!)


송편 만들고 나서도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건 맛이 괜찮을까였습니다 ㅋㅋ


다행히 처음 만든 것치고는 먹을 만했고, 직접 만든 거라 그런지 남모를 애정이 생겨서 평소보다 몇 개 더 먹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그렇게 낮에는 송편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밖에 나갔는데 하늘에 보름달이 꽤 선명하게 떠 있더라고요!


평소 같으면 "달이 떴구나!" 하고 그냥 지나갔을텐데 낮에 송편을 만들어서 그런지 이날은 괜히 한번 제대로 보고 싶더라고요. 

 

주변에서도 휴대폰으로 달을 찍고 있길래 저도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남겼습니다.

 

[추석] 난생 처음 송편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휴대폰 화면에는 달이 크게 잡히는데 실제 하늘의 달은 조그맣게 떠 있는 게 재미있어서 이것도 한 장 남겼습니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저한테 추석은 그냥 쉬는 날에 가까웠습니다. 맛있는 거 먹고 쉬다가 연휴가 끝나면 아쉽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손으로 직접 반죽도 만져보고, 송편도 만들어보고, 밤에는 보름달까지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거창한 일을 한 건 아닌데 그래서인지 올해 추석은 이상하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명절이 점점 재미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네요. 누가 차려준 명절을 보내는 것과 내가 뭔가 하나 직접 해보면서 보내는 명절은 생각보다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완성된 송편을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다음에는 조금 더 예쁘게 만들 수 있겠는데? 였습니다.

 

내년에도 정말 만들지는 모르겠습니다. 반죽할 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중간에 괜히 시작했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거든요 ㅋㅋ

 

그래도 다음 추석에 송편을 보게 되면 올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집어먹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양은 제각각이고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완벽하게 나오지도 않았지만, 올해 추석 하면 저는 아마 제가 처음 만든 이 송편들이랑 그날 밤 봤던 보름달부터 생각날 것 같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5
  • 프로필 이미지
    감정
    BEST
     송편들이 정말 예쁘고 아기자기해요! 🌸
    
    분홍색이랑 쑥색 조화도 좋고 꽃 모양 틀로 찍어 올리신 정성이 사진 너머로 다 느껴지네요 😊
    
    명한 보름달까지 마음에 담으셨으니 올해 추석은 정말 오래도록 특별한 기억으로 남으실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대성공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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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B
    송편이 골고루 정말 예쁘네요
    많은 송편 봤지만 이렇게 예쁜 색과 모양이 다채로운게 정성이 느껴지네요
    예전엔 송편도 빚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편하게 보낸 추석어었어요.
    보름달과 이쁜 송편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특별한 추석 잘 보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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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셨다가 예쁘게 만들고 싶어서 쑥색에 분홍색 반죽까지 준비하시고, 꽃 모양 틀로 정성스레 장식까지 올리시는 모습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여우셔요. 
    
    손에 달라붙는 반죽과 씨름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완성해 내신 게 참 대단하십니다.
    
    모양이 제각각이라 더 정이 가고 버릴 게 없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해요. 마트에서 파는 매끄러운 송편보다, 작성자님이 손때 묻혀가며 열심히 빚어낸 송편들이 훨씬 더 특별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직접 만든 송편을 든든하게 드시고 바라본 밤하늘의 보름달은 평소보다 훨씬 더 밝고 예쁘게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시도하며 명절을 특별한 기억으로 채워 넣으신 모습이 정말 멋져요. 덕분에 저까지 행복한 명절 기운을 듬뿍 받아갑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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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노트에 레시피까지 꼼꼼하게 적으신 것부터 요리에 진심이셨군요
    
    단순히 쉬는 날을 넘어 직접 손으로 추석의 순간을 빚어내셨으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밖에요. 
    
    모양이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정이 가고 애틋하다는 말씀도 참 좋습니다. 따뜻하고 정성 가득한 글 덕분에 제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에요. 남은 한 해도 보름달처럼 가득 차오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