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8.15 광복절을 앞두고 한 여배우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다시 화제가 됐었죠. 처음에는 그냥 연예계 이슈인가 했는데, 보다 보니 결국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자기 삶을 걸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분들이 꿈꿨던 나라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하고요. 최근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알려지면서, 조상의 일과 후손의 책임을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졌고요.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중 한 명이 김구 선생이에요. 김구 선생 하면 독립운동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일지』 정도가 제일 먼저 생각나잖아요. 그런데 이분이 남긴 글을 보면 단순히 “독립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머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라를 되찾은 뒤에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지까지 오래 고민한 사람이었죠.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독립운동을 이끌었고, 광복 이후에도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계속 고민했어요. 특히 『백범일지』에 담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보면, 세계에서 제일 강한 나라나 제일 돈 많은 나라보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남을 누르는 힘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나라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봤고요.
물론 김구 선생이 실제로 MBTI 검사를 한 건 아니니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 추정이에요. 그래도 저는 이분에게 INFJ와 ENFJ 사이의 느낌이 꽤 강하게 듭니다. 자기 성공이나 눈앞의 이득보다 공동체가 어떤 가치 위에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 크게 봤다는 점에서는 INFJ 같고, 그 생각을 혼자 품고만 있지 않고 사람들을 모으고 행동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는 ENFJ 같아요.
INFJ 성향인 분들은 김구 선생의 이런 면이 특히 와닿을 수 있어요. INFJ는 “이게 나한테 이득인가?”보다 “이게 옳은가?”를 더 오래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남들은 그냥 넘어가는 말이나 행동도, 내 기준에서 아닌 것 같으면 마음속에 오래 남고요. 김구 선생도 나라를 되찾는 것만이 아니라, 그 나라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까지 생각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INFJ는 기준이 강한 만큼 세상에 쉽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너무 가볍게 다뤄지거나, 불공정한 일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괜히 혼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죠. 그럴 때는 세상 전체를 혼자 고치려 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하나로 생각을 옮겨보면 좋아요. 누군가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해 주거나, 불편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거나, 내가 맡은 자리에서 공정하게 행동하는 것처럼요. INFJ의 이상은 머릿속에만 있을 때보다 작게라도 현실로 나올 때 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ENFJ 성향인 분들은 김구 선생의 또 다른 면을 가져가면 좋겠어요. 좋은 뜻을 혼자 품고 있는 것만으로는 세상이 잘 바뀌지 않잖아요.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공감하는 사람을 찾고, 같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힘도 필요합니다. ENFJ는 이런 부분에서 강점이 있어요. “이거 우리 같이 해보면 좋겠다”는 말로 사람을 모으고, 각자 잘하는 것을 연결해서 하나의 방향을 만들 수 있거든요.
대신 ENFJ는 모두의 마음을 다 책임지려다가 지치기 쉬워요. 누군가가 실망하거나 반대하면 내가 잘못 이끈 것처럼 느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좋은 리더십은 모든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라기보다, 뜻이 맞는 사람과 꾸준히 길을 만들어 가는 힘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김구 선생처럼 큰 방향은 놓지 않되, 혼자 모든 짐을 지려고 하지는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 이야기를 볼 때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과 친일재산 문제도 한 번쯤 떠올리게 되죠. 이건 오늘 글의 핵심은 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과 그 후손이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관련 재산을 환수하는 법도 올해 12월부터 다시 시행된다고 하니, 이번에는 말로만 끝나지 않고 역사적 숙제가 조금 더 제대로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김구 선생을 보면 결국 “큰 뜻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INFJ라면 자기 기준을 행동으로 옮기는 연습을, ENFJ라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너무 혼자 감당하지 않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어요. 누구든 완벽한 나라를 하루아침에 만들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공정하고 사람다운 방향을 생각하는 것부터는 지금도 할 수 있으니까요.
MBTI 인기글
- 01댓글민들레님,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ENFJ의 따뜻하고도 책임감 넘치는 면모를 다정하게 풀어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고 성장을 응원하는 리더십의 강점부터, 상대의 사소한 변화까지 눈치채는 섬세한 성향까지 그대로 녹아있어 깊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특히 마지막 문단의 "타인을 향한 배려만큼 자신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기울일 때 ENFJ의 장점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조언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네요. 남들을 보살피느라 정작 스스로를 소홀히 하곤 하는 엔프제 분들에게 참 든든한 위로와 이정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민들레님도 본인을 위한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120026.10.29
- 02댓글글을 읽는 내내 제 성향이 그대로 녹아있어서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선 부딪히고 보는 추진력이 엣팁의 가장 큰 무리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네요. 마지막 문단의 "추진력에 계획성과 지속성이 더해진다면 더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조언이 뼈를 때리면서도 참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남들의 시선에 갇히지 않고 늘 당당하게 저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큰 힘을 주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Keria님!90026.10.28
- 03댓글ISTP와 ENTJ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각자의 강점이 뚜렷하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서로의 방식을 존중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른 개성과 상황도 함께 이해하는 게 중요하겠어요.120026.10.25
- 01코치 답변저도 ENFJ라서 그런지 글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네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만, 때로는 정작 제 마음은 뒤로 미뤄 두고 살아온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때로는 스스로를 지치게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을 챙기는 만큼 제 마음도 잘 돌보며 살아가고 싶네요.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과 나 자신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 그 두 가지를 함께 배워가는 것이 진정한 성장 아닐까요? 글을 읽으며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385226.10.09
- 02코치 답변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마음속에 따뜻함뿐 아니라 두려움도 함께 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아요.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때로는 지나친 책임감과 걱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공감됩니다. 다른 사람을 지키는 것만큼 나 자신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다는 마지막 문장이 참 따뜻하네요.354126.10.09
- 03코치 답변도전 정신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은 분명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다만 늘 이겨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때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진정한 강함은 앞서가는 능력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부족함도 인정할 수 있는 여유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2431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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