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즐거워야 할 중학교 마지막 시기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상해버린 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특히 1, 2학년을 나름의 방식으로 잘 이겨내 왔기에, 지금 느끼는 무력감과 '나만 유독 예민한 걸까'라는 자책이 더 아프게 다가오실 것 같아요. 월요일 아침이 다가올수록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나는 것은 질문자님이 약해서가 아니라, 현재 질문자님의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정서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원망하기보다, 지금의 힘든 상태를 있는 그대로 다독여주기 위한 마음의 지지대를 전해드립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아이들의 비웃음과 험담은 질문자님의 잘못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친구들의 말처럼 그들은 그저 누군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들의 유대감을 확인하려는 미성숙한 태도를 보일 뿐입니다. 그 화살이 우연히 질문자님을 향했을 뿐, 질문자님이 고쳐야 할 점이 있거나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타인의 무례함을 나의 결점으로 연결하지 마세요. 그 비웃음은 질문자님의 가치를 조금도 훼손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고 쉬어갈 권리를 허용해 주세요. 몸살이 나고 식욕이 떨어지며 숨이 쉬어지지 않는 증상은 우리 몸이 "지금 너무 위험해, 나 좀 살려줘"라고 보내는 간절한 신호입니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신경 쓰지 마"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질문자님의 고통을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 그만큼 질문자님이 느끼는 통증이 깊다는 것을 미처 다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괜찮은 척하며 친구들을 따라가려 하기보다, 지금은 내 마음의 면역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셋째로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나만의 안전 기지'를 확실히 하세요. 다행히 질문자님 곁에는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꿋꿋하게 잘 지내는 모습이 때로는 비교가 되어 괴롭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친구들이 질문자님을 지켜줄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그 아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나를 아껴주는 친구들과의 대화와 관계에만 에너지를 집중해 보세요. 그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속으로 '저건 소음일 뿐이야, 내 친구들의 목소리가 진짜야'라고 주문을 걸어보는 연습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꺼번에 견디려 하지 마세요. 1년 뒤를 생각하면 누구나 숨이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내일 하루만 무사히 보내자', 혹은 '오전 수업만 버텨보자'는 식으로 시간을 아주 작게 쪼개서 대처해 보세요. 도저히 견디기 힘들 때는 학교 상담실(Wee 클래스)의 도움을 받거나 부모님께 현재의 신체적 증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진지하게 말씀드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질문자님은 여전히 예전처럼 밝고 당당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단지 지금은 비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잠시 웅크리고 있을 뿐입니다. 혼자 멈춰 있는 것 같아 자책하지 마세요. 폭풍우 속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질문자님은 이미 대단한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불안과 싸우며 버텨낸 질문자님 자신을 꼭 안아주시길 바랍니다. 질문자님의 평온한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중 3 학생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반에서 잘 지내면서 고민 한 점 없이 잘 지내왔고, 2학년 때는 반에 잘 맞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새학기 증후군도 앓았고,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주로 복도에서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함께 다니는 마음맞는 친구가 반에 있었고, 반 아이들과 사이도 나쁘지 않았어요. 중학교 3학년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되어보니 현재가 가장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 같아요.
반배정 결과를 확인했을 때는 저와 같이 동아리를 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마냥 좋았습니다. 그런데 개학을 하니 저나 제 친구가 아닌 다른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험담하고 까내리기를 좋아하는 타입이더라고요. 물론 제가 함부로 그렇게 단정해낼 수는 없겠지만, 선생님들의 작은 말 하나에 비웃음을 보이는 것과, 다른 사람을 훑어내리는 시선에서 그걸 느꼈어요.
그리고 그 친구들의 비웃음은 저와 제 친구들을 향했습니다. 그 소리가 꽤나 커서 제게도 들리는데, 제가 그동안 계속해서 살아왔는데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던, 그런 사소한 사항들이며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에 대해 수군거리더라고요. 처음엔 그런 소리를 왜 신경써야 할까, 무시해 버리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개학 후 1달이 넘게 지난 지금은 그 소리를 다 무시해버리려고 하는데도 신경쓰게 되고 또 저에 대해 험담하진 않을까 불안해져요. 심지어는 반의 다른 아이들이 저를 험담하고 있지는 않은지, 복도에서도 누군가가 절 비웃고 있지는 않은지 속으로 의심하고요.
나중엔 너무 힘들어서 친한 친구들에게 조금 털어놓았는데, 그 친구들 말로는 그 애들이 원래 아무나 가리지 않고 마구 까내리는 걸 좋아하는데, 작년엔 그러지 않았다고, 그냥 조용한 애들이였다고 하는 거예요. 그 말에 친한 애들이 반에 많아서 그렇게 됬구나, 싶으면서도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하필 이렇게 되어서 이러는지 억울해졌어요.
이번 주는 그게 갑자기 과부화되었는지 몸살이 났는데, 그 와중에도 월요일에 학교에 갈 생각을 하면 답답해져서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 같고, 이유도 모르게 울게 돼요.
분명 저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누군가가 제게 뭐라 하는 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되려 그 사람들에게 맞춰주려 하고, 그 애들이 오늘도 날 험담하면, 나쁘게 여기면 어떡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제 친구들은 그 애들이 그렇게 말해도 상관하지 않고 꿋꿋하게 태도를 유지해 오고 있고, 심지어는 모둠활동 같은 걸 걔네랑 해도 잘만 하고 있어요. 부모님도 그런 말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고요. 그런데 저만 그게 안 되는 것 같아요.
속으로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 보니까 신체적으로 몸도 아프고 면역력도 떨어지고.. 식욕도 없는 데다가 심할 때는 어머니의 말을 빌리자면 입덧마냥 음식 먹기가 싫어지고, 원래 좋아하던 것도 먹기가 거북할 때가 있어요. 먹기를 잘 안 먹으니 힘고 없고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과 얘기를 하거나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볼 때에도 당장 학교 갈 생각을 하니까 막막하고, 또 1년을 견딜 생각을 하니까 제가 견딜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시간이 흘러간다는 게 너무 버거워요. 다른 사람들은 잘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혼자서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고, 또 싫어요. 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