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뜻밖의 힐링 선물을 받은 날이었어요.
갑자기 예전에 함께 일했던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원장님, 안녕하셔요? 우리 오랜만에 만나서 밥 한 끼 해요!”
그 한마디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그런데 제게는 요즘 한 가지 현실적인 제약이 있답니다.
바로 우리 집 아픈 반려견 로니 때문에 멀리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것.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어요.
“나도 만나고 싶은데 로니 때문에 멀리는 못 가. 만나고 싶으면 우리 동네까지 와줄래?”
그랬더니 고민도 없이
“그럼 제가 갈게요!”
그렇게 정말 오랜만에 옛 직원과 동네 가까운 식당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던지요.
밥 한 끼 먹으러 만났는데 말 그대로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웃고 떠들고,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가더라고요.
식사를 마치고는 우리 집으로 와서 커피 한 잔.
그리고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밤산책까지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요즘 저에게 밤산책은 꽤 괜찮은 힐링 방법이에요.
특별한 곳에 갈 필요도 없고,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편한 사람과 천천히 걸으면 되니까요.
공원에는 어느새 낙엽이 하나둘 나뒹굴고 있고
선선해진 밤공기는
“아, 정말 가을이 왔구나.”
싶게 만들더라고요.
가로등 아래 떨어진 낙엽을 바라보는데
그 모습마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어요.
걷는 동안 선생님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 이야기는 어떤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들려주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제게 묻더라고요.
“원장님, 다시 어린이집 운영하시면 안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잠시 옛날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
선생님들과 정신없이 뛰어다녔던 시간,
힘들었지만 참 열심히 살았던 그 시절까지요.
하지만 저는 웃으며 이야기했어요.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사회복지 일도 재미있고 보람 있어.”
예전의 내가 그립다고 해서
꼭 그때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지나온 시간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지금의 삶에서는 또 다른 재미와 보람을 찾아가는 것.
그게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삶의 기술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제가 발견한 나만의 힐링 꿀팁은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 보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마음을 열기
☕ 가까운 동네에서 맛있는 밥 한 끼 먹기
🏡 집에서 편안하게 커피 한 잔 나누기
🍂 가을밤 낙엽을 밟으며 천천히 걷기
💬 지나온 이야기를 실컷 나누며 웃기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의 나도 참 열심히 살았고,
지금의 나도 꽤 잘 살고 있구나.”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
오늘은 특별한 여행도, 비싼 것도 없었지만
마음만큼은 아주 멀리 다녀온 것처럼 충전된 하루였어요.
역시 힐링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것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