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만나고 오면 자꾸 제 삶과 비교하게 돼요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건 좋은데 요즘은 이상하게 집에 돌아오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만날 때는 같이 웃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잘 있다가 오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서 혼자 있으면 친구들이 했던 이야기가 하나씩 다시 생각나요.

 

누구는 요즘 여행을 자주 다닌다고 하고, 누구는 사고 싶었던 걸 큰맘 먹고 샀다고 하고, 또 누구는 자식들이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해요. 그냥 서로 사는 이야기 하는 거라는 걸 저도 알아요. 일부러 자랑하려고 하는 말이 아닐 수도 있고요. 저도 그 자리에서는 잘됐다고 이야기하고 좋은 일이라고 같이 웃어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날은 집에 돌아와서 제 생활을 한번 쭉 돌아보게 되네요. 나는 요즘 뭘 하면서 지내고 있나, 내가 남들에게 이야기할 만한 즐거운 일이 있기는 한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잘 지내다가도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나면 갑자기 제 생활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어요.

 

친구가 잘사는 게 싫은 것도 아니고 배가 아픈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저 자신과 비교하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친구들이라 그런지 더 그런 것 같아요. 젊었을 때는 각자 정신없이 살았고 누가 어떻게 사는지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만나면 자연스럽게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돈은 어디에 쓰는지, 가족들은 어떤지 같은 이야기가 많아져요.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 친구는 저런 것도 하는구나, 나는 왜 아직 이러고 있지 하는 식으로요.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보면 제가 왜 이러나 싶어서 또 마음이 안 좋아집니다. 친구가 좋은 이야기를 했는데 진심으로 축하만 해주면 될 것을 굳이 제 처지와 비교하고 있는 제 모습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렇다고 친구들을 안 만나고 살 수도 없잖아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고 만나기 전에는 저도 반갑습니다. 집에만 있으면 또 사람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요. 막상 약속이 잡히면 뭘 입고 갈까 생각하면서 기분도 좋아져요.

 

문제는 만나고 난 다음이에요.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오히려 제 마음에는 숙제 같은 게 하나 생긴 느낌이 들어요.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지금까지 뭘 했나,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별생각이 다 듭니다.

예전에는 남하고 비교하지 말고 내 형편에 맞게 살면 된다는 말을 쉽게 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이런 나이가 되고 보니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바로 옆에 있는 사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제가 요즘 자신감이 없어서 더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평소 제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면 남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이렇게까지 신경 쓰이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당장 뭔가 크게 바꾸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지금 생활에도 분명 괜찮은 부분이 있고 감사한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앞에서는 이상하게 좋은 것보다 없는 것부터 생각하게 돼요. 내가 뒤처져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아주 조금은 있는 것 같고요. 누가 저를 평가한 것도 아닌데 혼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피곤합니다.

 

요즘에는 모임이 있는 날이면 만나기 전부터 조금 신경이 쓰일 때도 있어요.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와서 혼자 생각이 많아질까 싶어서요. 그렇다고 좋은 친구들과 거리를 두는 게 답인가 싶으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남의 좋은 소식을 들으면서 제 삶까지 같이 평가하는 이 습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들면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도 조금은 덜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요즘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댓글7
  • 프로필 이미지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답변수 376채택률 10%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먼저 제가 코치칼럼 게시판에 작성한 <“나만 빼고 다 부자?” — FOMO가 우리 마음을 흔드는 방식>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https://trost.co.kr/community/mentalhealth_column/132987862)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FOMO 역시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그런데 나는?’이라는 질문으로 돌아오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럼 질문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볼게요. 😊
    
    친구들과 즐겁게 만나고 돌아왔는데, 집에 도착하면 갑자기 혼자 인생 성적표를 펼쳐보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는 여행을 갔고, 좋은 물건을 샀고, 자녀가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질문이 이렇게 바뀝니다.
    
    “그런데 나는?”
    
    그래서 저는 비교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래 알고 지낸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 비교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교가 떠오른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라고 생각해요.
    
    다음에 친구를 만나고 돌아와 마음이 흔들린다면 이렇게 한번 물어보세요.
    
    “오늘 들었던 이야기 중 정확히 무엇이 가장 부러웠을까?”
    
    ‘친구의 인생 전체’라고 답하지 말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찾아보는 겁니다.
    
    여행 자체가 부러웠던 걸까요?
    
    마음껏 돈을 쓸 수 있는 여유였을까요?
    
    자녀 이야기를 편안하게 하는 모습이었을까요?
    
    아니면 친구에게는 요즘 즐겁게 이야기할 것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던 걸까요?
    
    여기까지 찾으면 비교가 조금 달라집니다.
    
    “나는 왜 저 친구처럼 못 살지?”가 아니라
    “아, 나는 요즘 내 삶에 이런 것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구나.”
    
    가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는 친구의 것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여행이 부러웠다면 꼭 해외여행을 갈 필요 없이 이번 달 가보고 싶었던 곳에 하루 다녀올 수도 있고, 친구에게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면 내 일상에 기다려지는 일을 하나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남의 삶을 내 삶의 부족함을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참고자료로만 써보는 겁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나는 뭐 했지?”라는 생각이 시작될 때는 사실과 해석도 한번 나눠보세요.
    
    “친구가 최근 여행을 자주 다닌다.”
    
    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친구는 나보다 잘살고 있다.”
    “나는 뒤처졌다.”
    “내 인생에는 내세울 것이 없다.”
    
    여기부터는 친구가 말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집에 돌아와 덧붙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도 도움이 됩니다.
    
    “친구가 오늘 실제로 말한 것은 무엇이고, 집에 돌아와 내가 거기에 덧붙인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한 가지는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서로 이야깃거리가 되는 장면들을 주로 꺼냅니다.
    
    여행 이야기, 자녀의 좋은 소식, 새로 산 물건은 이야기하지만 지루했던 화요일 오후나,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던 밤이나, 별일 없이 지나간 수많은 하루까지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종종 친구가 꺼내놓은 몇 개의 장면과 내 삶 전체를 비교합니다.
    
    그 비교라면 내 삶이 초라해 보이기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피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이 여전히 반갑고, 약속을 기다리고, 함께 있을 때 웃을 수 있다면 그 관계까지 비교 때문에 포기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대신 모임에서 돌아온 날에는 자신의 인생을 채점하지 말고 질문 하나만 남겨보세요.
    
    “오늘의 부러움은 내 삶에 무엇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있을까?”
    
    그 답이 나오면 아주 작은 행동 하나만 정해보세요.
    
    비교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전혀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러움을 느끼더라도 그 사람의 삶으로 달려가지 않고,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올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의 좋은 소식은 친구의 삶에 좋은 일이 생겼다는 뜻이지, 그만큼 내 삶의 가치가 줄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쪽지 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025채택률 3%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도 이상하게 쓸쓸하고 피곤한 마음이 드시는군요. 친구가 미운 게 아닌데도 돌아서면 마음이 휘청거리는 건, 결코 내가 졸렬해서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사이이기에 자연스럽게 쓰이는 마음의 경계 때문입니다.
    ​비슷한 시절을 지나온 이들의 삶은 나의 지난 세월을 비추는 거울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친구의 이야기가 부러움보다는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라는 스스로 향한 질문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삶을 잘 가꾸고 싶어 마음을 쓰고 있구나" 하고 나의 다정한 의지로 받아들여 보세요.
    ​모임 후 잔잔한 흔들림이 찾아올 때는 마음의 중심을 나에게 돌려주는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친구들의 삶은 화려한 겉표지일 뿐, 나에게는 나만의 깊고 소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를 자책하기보다, 오늘도 애쓰며 살아온 나 자신을 따뜻하게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마인드가든choi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3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즐겁고 반가운데,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그날 들었던 이야기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마음이 불편해지시는군요. 
     사람의 마음은 한가지 감정으로만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님의 글처럼, 우리 마음에는 한편으로 축하를 전하면서도 또 한편의 마음에서는 나를 돌이켜보게 되고, 나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나 자신 조차 나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이 있지요? 
    
    이런 모습의 내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그것이 친구를 축하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니 스스로 좋지 않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친구를 부러워하는 것인지, 내 안에 또 다른 걱정이 있는지는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내면의 갈등의 기회가 저는 오히려 님의 내면을 더 탐색해볼 수 있고 성장의 기회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서로 다른 감정이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뿐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생각과 기대, 바람을 살펴보는 과정을 빙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물 위로 드러난 빙산보다 물속에 잠겨 있는 부분이 훨씬 크듯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 아래에도 자신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음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면, 그 마음 아래에는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소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나도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누리고 싶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우리는 부러운 마음이 들면 그 마음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보다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하며 자신을 평가하기 쉽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을 평가하기보다 마음의 방향을 조금 바꾸어 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라는 질문 대신 '나도 이제는 어떤 삶을 살아보고 싶은 걸까?' 하고 자신에게 질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내 속의 마음을 알고 있지만, 지금 형편으로는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조건에서 살아온 삶에서 나에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치를 주변 어디에서 경험할 수 있는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셨으면 합니다. 
    친구가 누리는 즐거움과 내가 원하는 즐거움이 꼭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는 것입니다.
    
    지금의 형편이 친구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동안의 삶까지 부족했던 것은 아니잖아요. 살아오면서 각자 감당해야 했던 일들이 있었고, 때로는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내 마음보다 가족과 생활을 먼저 챙겨야 했던 시간도 있었을 테니까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하지 못한 것들만 생각나기 쉽지만, 그동안 내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도 함께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모습만 놓고 자신을 평가하기에는 살아온 시간 속에 담긴 사정이 참 많으니까요.
    지금까지 잘해온 일도, 아쉬운 일도 있겠지만 그 모든 시간을 살아온 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셔도 좋겠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끝난 뒤에도 그들의 삶을 떠올리며 자신을 아쉬워하기보다, 그날 내 마음에 남았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러웠던 마음이 앞으로 나를 위해 무엇을 해볼까 생각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284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웃고 수다를 떨고 돌아온 밤, 집안의 정적 속에서 문득 밀려오는 씁쓸함과 허탈감이 얼마나 작성자님의 마음을 피로하게 만들었을지 참 깊이 와닿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흘러온 친구들의 소소한 자랑이나 여유로운 일상을 들으며 진심으로 축하해 주면서도, 정작 돌아서서 나의 평범한 일상을 잣대질하고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던 제 모습에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셨을 그 마음은 매우 지극히 자연스럽고도 인간적인 감정입니다. 결코 내가 속이 좁거나 인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젊은 날에는 각자 자신 앞에 놓인 삶의 짐을 지고 앞만 보고 달리느라 서로를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60대에 접어들고 삶의 궤적이 어느 정도 정돈된 지금은, 나 비슷하게 시작했던 또래들의 현재 모습이 나의 지나온 삶을映해주는 거울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출발한 친구의 여유는 내게 단순한 타인의 소식이 아니라 "나는 그동안 내 삶을 제대로 가꾸어 왔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환원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더 크게 흔들리고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꼭 알아주셔야 할 것은, 모임에서 친구들이 늘어놓는 이야기는 그들의 삶 전체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삶의 하이라이트 장면'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자주 다니는 여행, 자식들의 잘 된 일, 큰맘 먹고 산 물건 이야기 뒤편에는 그들도 굳이 겉으로 내비치지 않는 고질적인 건강 문제, 가족 간의 말 못 할 갈등, 미래에 대한 나름의 불안과 외로움이 반드시 함께 존재합니다. 작성자님음 타인의 잘 가꿔진 진열장과 나의 숨겨진 창고 전체를 비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는 불공정한 비교에 스스로를 매어둘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친구가 좋은 소식을 전할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면서도 내 마음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시선의 전환이 도움이 됩니다.
    
    첫째, 모임이 끝난 뒤 찾아오는 허탈함을 '자책'이 아닌 '내 일상을 다독이는 신호'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 드는 생각들을 "내가 왜 또 남하고 나를 비교하고 있을까" 하며 자신을 다그치는 재료로 쓰지 마세요. 대신 "오늘 친구들의 화려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마음이 잠시 쓸쓸해졌구나", "내가 요즘 내 일상에서 작더라도 나만을 위한 소소한 기쁨이나 이벤트를 조금 더 챙겨받고 싶었나 보다" 하고 내 안의 진짜 욕구를 부드럽게 읽어주는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비교하는 마음이 찾아올 때마다 나를 탓하기보다 나의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주세요.
    
    둘째,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의 없는 것'을 찾기보다 '내가 이미 누리고 있는 단정한 것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남이 가진 화려함에 눈길을 빼앗기면 내가 이미 손에 쥐고 있는 수많은 귀한 것들이 까맣게 잊힙니다.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쉴 수 있는 나만의 단정한 공간, 내가 편안하게 누리는 작고 소소한 취향들, 큰 탈 없이 지나가는 평범한 오늘 하루처럼 내 삶을 지탱해 주고 있는 은은한 감사들을 스스로 자주 되짚어보셔야 합니다. 묵묵히 내 삶의 자리를 지켜온 나 자신에게 "너도 참 성실하게 잘 살아왔다"고 인정해 줄 때, 타인의 이야기는 그저 타인의 이야기일 뿐 내 삶의 가치를 깎아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셋째, 모임에 나갈 때 '완벽하거나 잘나 보여야 한다'는 은연중의 부담감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만 뒤처져 보일까 봐 불안해하거나 겉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기보다, "다들 각자의 속도와 모양대로 살아가는 거지" 하는 편안한 인정이 필요합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속으로 계산을 시작하려 하면, 그저 "저 친구는 저런 일을 즐기며 사는구나" 하고 타인과 나의 경계를 담백하게 그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 삶의 만족은 남들에게 이야기할 만한 거창한 거리가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내 일상을 얼마나 편안하게 느끼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좋은 친구들을 피할 필요도, 남들의 삶에 내 삶을 비추어 보며 피곤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비교하는 마음이 단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이 찾아왔을 때 나를 자책하지 않고 부드럽게 내 자리로 돌아오는 지혜는 언제든 가꿔갈 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친구들의 소식에 흔들렸던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히시고, 그동안 성실하게 작성자님만의 삶을 일구어온 스스로의 노고를 따뜻하게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님의 일상은 그 자체로 충분히 단단하고 가치 있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387채택률 4%
    작성자님,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온 뒤 마음이 참 많이 허전하셨겠어요.
    
    그 자리에서는 웃으며 “좋겠다, 잘됐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왔는데, 이상하게 집에 혼자 있으면 친구들의 말이 하나씩 떠오르지요.
    
    누구는 여행을 가고, 누구는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누구는 자녀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문득
    “나는 요즘 뭐 하고 있지?”
    “내 삶에는 자랑할 만한 게 뭐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 평소에는 괜찮았던 내 삶까지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작성자님, 그 마음을 너무 나무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친구가 잘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것뿐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남의 삶을 더 자세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젊을 때는 먹고살기 바빠 내 삶 하나 챙기기도 벅찼는데,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의 삶과 내 삶을 나란히 놓고 바라보게 되지요.
    하지만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친구의 좋은 일이 내 삶의 부족함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에요.
    
    누군가 여행을 많이 간다고 해서 내가 덜 행복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 자녀가 잘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내 삶의 가치가 작아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우리가 친구에게 보여주는 삶도 결국 삶의 한 장면일 뿐이잖아요.
    
    친구가 들려준 좋은 이야기 뒤에 어떤 걱정이 있는지 우리는 다 알 수 없고, 친구 역시 작성자님이 말하지 않은 삶의 무게까지는 알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날에는 내 인생을 평가하지 마세요.
    
    그날은 그냥
    “오늘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해서 좋았다.”
    그 정도만 생각해도 충분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마음이 흔들릴 때는 이렇게 한번 말해주세요.
    
    “저 친구의 인생은 저 친구의 것이고,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늦은 게 아니라 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작성자님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삶의 한 부분을 가지고 계실 거예요.
    
    다만 우리는 이상하게 내게 있는 것은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하고, 남에게 있는 것만 반짝이는 것처럼 바라볼 때가 있지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많은 것을 견디고, 지키고, 사랑하며 여기까지 오셨잖아요.
    그러니 이제는 친구의 삶을 바라보며 내 인생의 점수를 매기기보다, 내 삶에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시간을 조금씩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내 삶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는 충분히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188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들과 오랫동안 쌓아온 반가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뒤,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지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게 되는 모습은 결코 본인이 마음이 넓지 못하거나 이상해서가 아닙니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친구 각자의 삶의 궤적이 달라지고 그 차이가 눈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애써도 자연스럽게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마음의 작용입니다.
    
    모임 후 찾아오는 비교하는 습관과 불편한 마음을 부드럽게 다스리기 위한 몇 가지 현실적인 마음 정리 방법을 전해드립니다.
    
    내 삶과 타인의 삶은 '비교 대상'이 아닌 '각자의 영역'임을 인정하기
    친구들이 나누는 여행, 소비, 자식 이야기 등은 그들이 살아온 환경과 선택의 결과물일 뿐, 나의 가치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척도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삶에 화려한 단면이 있듯, 내 삶에도 타인이 갖지 못한 소소하고 평온한 기쁨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남의 화려한 장면과 내 일상의 이면을 비교하는 일을 멈추는 것부터가 마음의 평정을 찾는 첫걸음입니다.
    
    비교하는 마음을 자책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기
    "내가 왜 친구의 좋은 소식 앞에서 또 내 처지를 생각하고 있을까" 하며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사람의 뇌는 본능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대조하며 위치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속에서 비교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내가 또 내 삶을 돌아보고 있구나" 하고 담담히 알아차린 뒤, 생각을 길게 이어가지 않고 끊어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모임 후 나만의 '마음 리셋' 루틴 만들기
    집에 돌아왔을 때 친구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메우지 않도록 나만을 위한 전환 장치를 만들어 보세요. 가벼운 산책을 다녀오거나, 평소 좋아하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등 시선을 외부(친구들의 이야기)에서 내부(내가 누리는 현재의 편안함)로 돌려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소소한 만족감에 집중하기
    남들에게 거창하게 이야기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가 없더라도, 매일 탈 없이 건강하게 일상을 유지하고 좋아하는 것을 소소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산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내 마음에 드는 하루를 차근차근 살아가는 것에 가치를 두는 자세가 마음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좋은 친구들과의 인연을 멀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친구들의 삶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나는 내가 가꿔온 소중한 일상으로 담담히 돌아오시면 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70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친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도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허전하고 복잡해지셨군요.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사람들이라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을 겹쳐보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와 삶의 궤적이 비슷할수록
    ​상대의 이야기가 내 현실과 더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이랍니다.
    ​친구가 미워서가 아니라
    ​내 삶의 기준을 잠시 그쪽으로 맞추게 되어서 그런 거예요.
    ​누구나 가까운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내 자리를 돌아보고 흔들릴 수 있어요.
    ​그 마음이 옹졸한 게 아니라
    ​그만큼 작성자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그저 마음이 잠시 헛헛해졌구나 하고
    ​가볍게 안아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