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조금은 무덤덤해질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젊었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달라질 때가 있어요.
별것 아닌 일이라도 누가 잘했다고 이야기해 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반대로 나름대로 신경 써서 한 일인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어요. 누가 꼭 칭찬해 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속으로는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던 거죠.
이 나이가 되어서도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이렇게 남아 있다는 게 가끔은 저 스스로도 의아해요.
가족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집안에서 해야 할 일들을 챙기고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잖아요. 저도 누가 시켜서 하는 것보다 그냥 해야 할 일이니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가끔은 가족들이 그런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서운해집니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은데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렇다고 그 말을 직접 해달라고 하기도 민망하고요. 가족들이 알아서 제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친구들과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관심을 보이며 들어주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요. 반대로 별다른 반응 없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면 제 이야기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나 싶어서 조금 위축됩니다.
머리로는 사람들이 언제나 제 말에 관심을 보일 수는 없다는 걸 알아요. 각자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니까요. 그런데 막상 그런 상황이 생기면 괜히 제 존재감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누군가 저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마음은 자꾸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칭찬받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더 복잡해질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이 잘한 건 잘한 거고 저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 문득 나는 요즘 누구에게 인정받아 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부럽거나 잘되는 게 싫은 건 아니에요. 그냥 저도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제가 하는 행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지, 아니면 누군가 좋게 봐주기를 기대하면서 하는 일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부탁받은 일을 조금 무리해서라도 해주고 나면 상대방이 고마워할 거라고 기대하는 마음도 있거든요. 그런데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혼자 섭섭해하고요.
그럴 때면 차라리 처음부터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나 싶습니다. 제가 좋아서 해준 일이라면 상대방 반응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아무 기대도 없이 살 수 있겠어요. 가까운 사람에게는 특히 더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잖아요. 남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만족하면 된다고요. 저도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생활하다 보면 제 만족보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먼저 살피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요.
옷을 하나 골라도 제가 마음에 드는 것보다 남들이 어떻게 볼지를 생각하고, 무슨 일을 결정할 때도 누가 잘했다고 해주면 그제야 안심이 됩니다. 제가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일도 누군가 별로라는 반응을 보이면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고요.
제 생각보다 남의 평가를 더 믿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그게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나서거나 칭찬을 요구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마음을 드러내는 게 쑥스러워서 아무렇지 않은 척할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별일 아닌 것처럼 웃고 넘어가면서 속으로는 작은 반응 하나까지 신경 쓰는 거죠.
어쩌면 인정받고 싶은 마음 자체가 나쁜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알아주고 자신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겨주기를 바라지 않을까요? 다만 그 마음이 너무 커지면 남의 반응에 따라 제 기분까지 달라지니까 그게 걱정됩니다.
요즘은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건 아니네요. 누가 칭찬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서운해지는 제 모습은 여전하거든요.
가끔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인정받을 기회가 줄어든다고 느껴서 더 그런 건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들을 기회가 줄어든 것 같아요. 그래서 작은 칭찬에도 더 마음이 움직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나이가 들어서까지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으신가요?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하면서 지내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궁금해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