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보다 더 필요한 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아는 마음 🍀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에는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고,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관계가 깊어지죠. 그런데 그렇게 오랜 시간 쌓아온 관계가 뜻밖에도 한마디 때문에 흔들릴 때가 있어요. 말한 사람에게는 순간적인 감정이었을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오래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 사이에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만큼이나 어떤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정한 말을 많이 건네는 것도 좋지만, 상대의 마음에 오래 남을 아픈 말을 한 번 덜 하는 것 역시 깊은 배려일 테니까요.

 

마음을 가까워지게 하는 것도 말이지만,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것 역시 말입니다.
좋은 말을 찾기 전에 먼저 기억했으면 해요.
하지 않아도 될 말은 삼켜도 괜찮다는 것을요.

 

좋은 말보다 더 필요한 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아는 마음 🍀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안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예요. 

 

우리는 보통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표현력이 좋고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정말 편안한 사람을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 앞에서는 실수할까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나의 약한 부분을 이야기해도 나중에 그것이 상처가 되어 돌아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편안함은 화려한 말솜씨보다 상대가 지켜주는 선에서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건드리면 아픈 곳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부분도 있고, 애써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처도 있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런 부분을 더 잘 알게 됩니다.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어떤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픈지 알게 되죠. 그래서 가까운 관계에서는 상대를 위로할 방법도 많이 알지만 반대로 가장 아프게 할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다툼 벡터 - 무료 고품질 벡터 다운로드 | Magnific (구 Freepik)

 

다투는 순간이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화가 나면 이기고 싶어지고, 내가 받은 상처만큼 상대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순간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을 꺼내기도 하죠. 이미 알고 있던 상대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거나 과거의 실수를 다시 꺼내기도 합니다.

 

그 순간에는 속이 시원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감정이 가라앉고 나면 결국 그 말만 남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곳을 찌를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리 화가 나도 그곳만큼은 건드리지 않는 것,
그것이 오래된 관계가 지켜야 할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과하면 풀리는 일도 분명 있지만 모든 말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관계는 다시 이어졌어도 어느 순간 그때 들었던 문장이 문득 떠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 들은 말일수록 오래 남아요.

 

그래서 말을 참는다는 것을 무조건 감정을 숨기는 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서운한 것은 서운하다고 말해야 하고, 불편한 일이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해요. 다만 내 감정을 전달하는 것과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왜 그렇게밖에 못하느냐고 말하는 대신 그 행동 때문에 내가 많이 서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 자체를 평가하기보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같은 마음을 전달하더라도 표현에 따라 관계에 남는 흔적은 크게 달라집니다.

 

솔직함과 무례함의 차이

 

특히 순간적인 감정이 올라왔을 때는 모든 말을 바로 꺼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 해야 하는 말인지, 아니면 화가 나서 하고 싶은 말인지 잠깐 구분해보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소중한 관계를 순간의 감정보다 앞에 두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말을 할 필요는 없어요.
진심이라고 해서 모두 그대로 꺼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에게 꼭 필요한 진심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여유가,
때로는 백 마디 위로보다 깊은 배려가 됩니다.

 

우리는 말하지 않은 것의 가치를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면 기억하지만, 나를 위해 어떤 말을 삼켰는지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어쩌면 지금까지 편안하게 이어져온 관계들에는 서로가 하지 않은 말이 생각보다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실수했을 때 굳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하지 않았고, 힘들어 보이는 날에는 맞는 말이라도 잠시 미뤄두었을 수 있어요. 예민해져 있는 순간에는 평소라면 할 수 있는 농담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는 그것을 직접 듣지 못했으니 모르지만, 그런 작은 절제 덕분에 관계가 무사히 지나온 순간도 분명 있었겠죠.

 

좋은 관계란 서로에게 늘 좋은 말만 하는 관계는 아닐 겁니다. 때로는 듣기 불편한 이야기도 해야 하고 잘못한 일이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안에도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남아 있어야 해요.

 

마음산책] '상처의 말'로부터의 회복 | 중앙일보

 

충고하면서 무시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모욕하지 않는 것. 다투더라도 관계를 끝낼 것처럼 함부로 말하지 않고, 상대가 털어놓았던 상처를 싸움의 무기로 사용하지 않는 것. 이런 작은 선들이 지켜질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람 앞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아픈 말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살피는 일이기도 합니다.
상대를 잘 알기에 더 조심하고, 가까운 사이이기에 더 아껴주는 것,
그런 마음이 관계를 오래 머물게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후회할 말을 할 때가 있고, 감정을 이기지 못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해요. 이미 그런 말을 했다면 자신을 끝없이 탓하는 것보다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먼저일 겁니다. 무엇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다음에는 같은 방식으로 상처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반대로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았을 때도 무조건 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 말이 아팠다고 알려주는 것도 관계를 위한 일입니다. 상대가 몰랐던 선을 알려주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대화 일러스트 공감 이미지 - Magnific에서 무료 다운로드 (구 Freepik)

 

결국 말을 잘한다는 것은 멋진 표현을 많이 알고 있다는 뜻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말을 해야 하는지, 조금 기다려야 하는지, 혹은 끝내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지를 판단할 줄 아는 마음까지 포함되는 것이겠죠.

 

오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상대에게 정말 필요한 말은 같은 것인지 말이에요. 꼭 해야 하는 말이라면 진심을 담아 전하고, 순간의 화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라면 잠시 마음속에 두어도 괜찮습니다.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킬 수 있는 마음도 있으니까요.

 

좋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기 전에,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다치게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할 수 있는 말 중에서 하지 않을 말을 고를 줄 아는 다정함,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오래 간직해야 할 말의 온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10
  • 프로필 이미지
    민들레
    BEST
    수키님, 주말 오후에 마음을 맑게 비워주는 정말 아름다운 글을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가까운 사람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게 그곳을 찌를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에서 한참을 멈춰 서서 제 언행을 돌아보았습니다. 
    
    솔직함이라는 핑계로 타인에게 무례했던 적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되네요. 화려한 말솜씨보다 상대를 위해 조용히 말을 삼켜주는 절제가 가장 깊은 사랑이라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따뜻한 울림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 프로필 이미지
    Keria
    BEST
    살다 보면 우리는 흔히 솔직함이라는 핑계로, 혹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상대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실수를 하곤 하니까요. 한 번 뱉은 말은 사과로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경계선으로 남을 수 있다는 걸 다시금 절절히 깨닫게 됩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상대를 아프게 할 백 마디 말보다 소중한 관계를 위해 그 말을 꾹 삼켜내는 '침묵의 다정함'이 얼마나 위대한 배려인지 배우고 갑니다. 오늘부터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에게 정말 필요한 말인지를 먼저 헤아리는 여유를 가져보아야겠습니다. 마음을 맑게 깨워주는 따뜻한 글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워니
    BEST
    가까운 사이라서 편해지고 서로를 잘 안다는 이유로 오히려 말이 더 쉽게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별 뜻 없이 들었던 한마디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던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화가 났을 때 바로 말하지 않으려고 해요.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 번 참는 게 관계를 지키는 데 더 큰 배려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은 관계일수록 순간의 말 한마디에 깊은 금이 가곤 합니다. 가까운 사이이기에 서로의 약점을 잘 알고, 그래서 다툴 때 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 깊이 공감합니다. 진정한 다정함은 화려한 위로나 솔직함을 핑계로 내뱉는 무례함이 아니라, 상대가 다치지 않도록 하고 싶은 말을 삼켜내는 절제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소중한 관계를 지키기 위해 마음의 선을 지키고자 애쓰는 당신의 깊은 생각이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앞으로도 그 따스한 말의 온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시길 응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수키
    작성자
    찌니님,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은 관계일수록 한마디에 쉽게 금이 간다는 말씀이 참 아프면서도 현실적이라 와닿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삼켜내는 절제'가 진정한 다정함의 시작이라는 제 생각을 정확히 짚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든든해요. 찌니님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앞으로도 이 말의 온도를 잃지 않고 글을 써 나갈 용기가 생깁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글이 참 많이 공감했습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곳을 찌를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는 뜻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네요.
    
    살다 보면 가까운 사이일수록 너무 편해져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쉽게 꺼내게 되는 것 같아요. 순간의 화로 던진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요. 반대로 서운한 마음을 무조건 참는 것도 좋은 관계는 아니기에, 상대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내 마음은 솔직하게 전하는 지혜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지요.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만큼, 상대의 아픈 곳을 알면서도 그곳을 건드리지 않는 절제와 배려가 참 깊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저도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상대에게 꼭 필요한 말을 한 번 구분해봐야겠어요.
    말하지 않아서 지킬 수 있는 마음도 있다는 것, 참 따뜻한 글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수키
    작성자
    로니엄마님, 정성 어린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너무 편해져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쉽게 꺼내게 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서운함을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은 독이 되지만, 상대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내 마음을 전달하는 선을 지키는 게 참 어려운 숙제 같아요. 오늘 하려던 말들을 잠시 구분해 보시겠다는 다짐이 제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함께 이 예쁜 온도를 지켜나갈 수 있어 기쁩니다.